2006년 7월 1일(토요일)의 MiG-23/27 진척상황

오랜만에 토요일 하루를 MiG-23/27에 투자해봤습니다.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운동하기도 그렇고 라디오 들으며 MiG-23MF 패널라인이나 실컷 팠죠. 2대 이상을 한꺼번에 잡다보면 어느 시점에선가 1개의 진도가 서서히 앞서기 시작하는 때가 있는데 이제 그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MiG-27K 보다는 MiG-23MF가 더 빨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패널라인을 다 파준 놈이 빨리 진행되는 것 같아요…)

먼저 MiG-23MF를 보시겠습니다.

위 사진에서처럼 가변익인 주날개와 수평꼬리날개를 Miku제 MiG-23BN 개조키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이게 모양이나 패널라인이 좀더 정확하거든요. 물론, 레진으로 된 날개들의 패널라인이 정확하긴 하지만 날카로운 맛은 없어서 하세가와 스크라이버로 한번씩 더 파줬고 동체도 Aerofax 자료집의 도면을 보면서 패널라인을 다 파줬습니다.

(예전에 찍어둔 사진이긴 합니다만…) 날개를 고정식이 아닌 가동식으로 꽂아넣으려다보니 키트 날개의 톱니부분을 저렇게 가공을 해줘야 합니다. 이 경우, 동체 상판의 톱니지지부가 닿는 부분이 잘리기 때문에 사진과 같이 남아있는 톱니만으로도 지지될 수 있도록 플라스틱판 같은 걸 대줘야 하죠. 저렇게 톱니지지부를 새로 만들어주지 않으면 날개를 쫙- 폈을 때 날개가 아래로 축- 쳐지게 됩니다.

계기판 사진 역시 예전에 찍어둔 것. Kazan 세트에 든 필름과 포토에치를 썼습니다. Kazan 세트의 계기판 에치부품은 MiG-23의 초기형, 중기형, 후기형별로 모두 제공됩니다. 계기판 색칠은 일전에 말씀드린대로 모델마스터즈 에나멜(러시안 인테리어 그린)을 썼습니다. 물론 색칠 후에 수퍼클리어 코팅도 빼먹으면 안되죠.

Kazan 키트에는 MiG-23의 기본무장이라 할 수 있는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R-23 (AA-7 Apex)이 들어있습니다. 기수의 끝단을 달리 하는 것으로 적외선 유도형, TV 유도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디테일은 무난한 수준이지만 일단 아이디어(하비크래프트) 키트의 든 것과는 비교불가죠.

여기서부터가 이번 토요일에 작업한 결과물인데요… RedFrog 정동근님의 MiG-23에 충격을 받아 심기일전하여 패널라인을 팠습니다. 하지만 키트 자체의 실루엣이 꽤 엉성해서 각종 도면의 패널라인을 그대로 파기가 좀 난감합니다. 보기 좋을 정도로 적절히 타협하는 선에서 끝냈습니다. Kazan 키트에 든 작은 포토에치나 레진부품들로 표면의 디테일을 조금씩 살려준 것도 눈여겨보세요.

기수의 각종 안테나도 에치부품을 붙이게 되어 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요 베인(Yaw Vane), 피아식별안테나(IFF Antennae), 기수 옆에는 AOA 베인. 저 같은 경우, 이런 포토에치 안테나는 색칠을 다 한 뒤에 붙이다 보면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아예 조립단계에서 붙여놓고 색칠할 때 조심하는 편입니다.

수직꼬리날개 부분. Kazan제 수직꼬리날개와 Miku제 수평꼬리날개(MiG-23BN용) 등 ‘돈지x’의 흔적이 역력하군요. -_-;;; 에어브레이크의 힌지 부분도 Kazan 키트에 든 레진부품으로 바꿔줬습니다.

키트의 수직꼬리날개와 Kazan제 수직꼬리날개의 비교. Kazan제 수직꼬리날개가 훨씬 날카롭고 정밀합니다. (크기도 다소 커서 실루엣이 맞죠)

MiG-23 초기형에는 R29-300이라는 엔진이 쓰인답니다. 실제 엔진 스펙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키트에 든 노즐은 정말 개그 수준이더군요. 노즐 위에 물고기 비늘 같은 것이 붙어있는 형상인데, 그냥 쓸까 하다가 오기가 발동해서 돌사포로 박박 갈아내고 위와 같이 플라스틱판과 런너 늘인 것으로 외부만이라도 디테일업을 해줬습니다. 깊이와 애프터버너의 모양도 영 불만족스럽지만 거기까지는 손을 안 댔습니다. 너무 일이 커질 것 같아서요…

MiG-27K 역시 예전에 찍어둔 사진부터 보시겠습니다. (사실 이번에는 MiG-27K 작업한 게 거의 없어요~~~ ;;;;)

몇번 말씀드린대로 키트의 기수는 버선코처럼 곡선을 이루고 있어서 Miku 키트의 기수를 이용했습니다. 이것도 카메라가 1대 달린 MiG-23BN용이라서 카메라가 2대 달린 MiG-27K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 가공이 필요하죠. 플라스틱 판으로 아래쪽 카메라 수납부를 만들어주고 도면을 보면서 덧붙이고 갈아내고를 반복했습니다.

MiG-27 계열은 MiG-23 초기형에 쓰인 R29-300 엔진을 같이 쓰는 것으로 아는데 (맞나요?) 희한하게도 노즐은 MiG-23의 그것보다 훨씬 짧습니다. 문제는 이 짧아진 노즐에 따라 키트의 노즐 깊이도 굉장히 얕아졌다는 거죠. 노즐 외부의 디테일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제가 아무리 노즐의 내부에는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이렇게 ‘코 앞에 애프터버너가 달린’ 정도의 얕은 깊이는 도저히 못 참겠더라구요. 다행히 Miku 키트에는 애프터버너 부분이 뚫리고 외부 디테일이 없는 깨끗한 상태의 노즐이 들어있어 이걸 이용해 새롭게 노즐을 만들어봤습니다.

플라스틱판을 둥글게 말아서 원통을 만들어준 뒤, 내부 각(角)을 살리기 위해 12개의 플라스틱판을 이용해 원통에 내접하는 정12면체를 만들어줍니다. 그 다음에는 키트 노즐의 애프터버너 부분을 노즐 반대편에 붙여주면 끝~! (중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운 삼각함수를 이용하면 지름의 길이를 갖고 정12면체 한 변의 길이를 구하실 수 있습니다. ^^)

자기만족이겠지만, 키트의 얕은 노즐보다 훨씬 낫군요. ^^;;;

그리고 일전에 자작해뒀던 프로그레스 포드에 패널라인을 파준 뒤, 동체에 아예 접착해버렸습니다. 이제는 MiG-27K 동체에 패널라인 파는 일이 남은 셈이죠.

10 comments

  1. 아 이번에 재발매되는 이탈레리 것도 기본적으론 지금 잡고계신놈이랑 큰 차이점이 없겠지요???
    이걸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ㅇ-;;

    1. 어느 사이트에서 이탈레리 재판품 런너를 본 적이 있는데요, 아이디어(하비크래프트)제와 별반 다를 게 없더라구요. 데칼 때문에라도 사겠다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안 사려구요. -_-

  2. 아이디어꺼보다는 쬐곰 낫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개수가 된것같기도 하고 아니면 아이디어제가 카피품인거 같기도 하고요….

    1. 아이디어(=하비크래프트)제가 이탈레리(=예전 ESCI)제 카피품인 것으로 압니다. 카피를 해도 ‘잘’ 카피를 했다고 하더군요. ^^ 개수부분은 어디인가요?

  3. 음.. 볼수록 땡기는군요. 주중에 점심 때 시간 나는 날 있습니까? 맞춰보도록 노력을…

    1. 월요일은 중식대기, 수요일은 팀 회식…월/수요일만 빼면 아무 때고 괜찮습니다. MiG-23MLD형 수직미익 드려야 할 텐데….^^;;;

  4. 우선… 아이디어 킷의 가장 큰 문제점인 수직 미익이 ESCI제는 날렵하더군요.샤프하다고나 할까… 전 수직 미익을 통째로 다시 제작 했습니다. 그리고 랜딩 기어덮개(?) 바퀴 옆에 붙는 것도 다르고, 무장파트도 약간 다릅니다. ESCI꺼가 확실히 샤프하고요.
    미사일의 조립 방법은 흠… 레벨 1/48 미그 25에 들어 있는 미사일과 같습니다. 주익의 상면 몰드도 아이디어보다는 낫습니다(50보 60보…ㅡㅡ;)
    언제 시간 나면 리뷰라도 함 해봐야겠네요.

  5. 흠… 근데 엔진 노즐은 어찌 하실건가요? 다른건 어찌 해보겠는데 노즐은 어쩔수가 없던데요… ^^

    1. 엔진노즐은 보시다시피… 내용물을 이용해서 적당한 수준에서 가공해주었습니다. 비늘 덮인 것 같은 노즐, 도저히 못 봐주겠더라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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