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23MLD #21 – 캐노피 실(seal) 재현

먹선을 넣고 데칼을 붙이려 했는데… 돌발상황이 생겨 진행이 좀 늦어졌다. “재현이냐, 생략이냐”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다가 “한번 해보자” 싶어 도전해봤는데, 나쁘지 않게 나온 것 같다.


1. 먹선넣기

유화물감으로 필터링을 하다보면, 패널라인도 자연스레 먹선넣기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패널라인이 불그스름(짙은 갈색)한 느낌이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먹선으로는 검정이나 회색계열을 선호한다.

이번에도 2가지 색으로 먹선넣기를 했다. 상면(4색 위장무늬)에는 검정색을, 하면에는 저먼그레이를 썼다. 회색계통 위에 새카맣게 검정색 먹선을 넣게 되면, 조금 작위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2. 캐노피 후사경 재현

사진은 찍어두지 못했지만, 캐노피에 후사경(rear-view mirror)도 2개 달았다. 여러가지 아이디어 제품을 많이 출시하고 있는 러시아 MicroDesign에서 나온 #072251 Aviation Mirrors 에치파트를 이용했다.


3. 캐노피 실(seal)의 재현

사실 이번 포스팅의 핵심은 이거다. 앞의 두 작업을 하면서도 이걸 재현해야 하나, 생략해야 하나… 마음 속에서 수십번이나 번민했다. (…)

실기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캐노피에 실(seal)이 보인다. 그것도 아주 크게.

특히, 앞쪽(윈드실드)는 실의 두께가 가늘어서 1/72에서 생략해도 크게 무리가 없지만, 캐노피쪽의 실은 그 폭이 아주 넓다. (심지어, 위장무늬가 칠해진 캐노피 프레임보다도 더 넓게 보인다)

캐노피에 붙여둔 페인트 마스크(KP사의 #KPEX 009 제품)는 프레임 모양대로 재단돼있을 뿐이지, 실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실을 재현하려면 이걸 뜯어내고 직접 실 폭만큼 마스킹을 새로 해야한다는 말인데… 완성이 눈 앞인데 이런 번거로운, 게다가 자칫하면 이제까지의 수고를 모두 망쳐버릴 수 있는 모험을 해야 하나? 그냥, 집착을 버리고 지금 있는대로 그냥 둬도 되지 않을까? 어차피 스케일도 작은데?

생각이 바뀐 것은 인터넷의 다른 1/72 완성작들을 본 뒤였다. 대부분의 완성작들이 이 캐노피 실을 모두 재현해놓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내 것보다 완성도가 떨어져보이는 것도 캐노피 실만큼은 재현해둔 걸 보니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다. 나보다 손이 크고 둔한(?) 유럽인들도 했으니 나도 하는 거지, 뭐… ㅠㅠ

실 재현을 위한 마스킹은 사실 별 게 없다. 지금 캐노피에 붙어있는 기성품 마스크(#KPEX 009)을 뜯어내고, 실 폭만큼 안쪽으로 새로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나가는 작업이다. (위장색이 그대로 남아야 하는 부분도 마스킹해야함은 물론이다)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한데, 글로 설명하기는 조금 어렵다.

사용한 색깔과 페인트는 다음과 같다.

  • 윈드실드
    • 흰색(중앙) – GSI라카 C062 (Flat White)
    • 짙은 갈색(좌우 측면) – 모델카스텐 이란공군 F-14 특색 2번 (Persia Brown)
  • 캐노피 : 짙은 노란색 – GSI라카 C039 (Dark Yellow)

사실, 내가 모델로 삼은 동독주둔 소련군 Red 06 기체는 캐노피 실 색깔이 (짙은 노란색이 아니라) 탁한 분홍색에 가깝다. 하지만 갖고 있는 페인트 중에 분홍색이 없어, 4+ Publications의 MiG-23 Fighter Variants 자료집에 나온 체코공군 MiG-23ML 기체의 사진을 참고로 했다. 아직도 조금 아쉽다.

참고로, Red 06 기체의 탁한 분홍색 실은 GSI건담칼라 UG10 MS Char’s Pink 정도가 괜찮은 것 같다. GSI라카 기본색 중에서는 C051 Flesh나 C112 Character Flesh 2 정도가 적당한 것 같고…

완성된 모습. 큰 실수가 없어 다행이었다. 흰색을 칠해주는 김에, 윈드실드 앞쪽의 블레이드형 안테나도 같이 칠해줬다. 이 안테나는 나중에 빨간색으로 칠해지기 때문에, 밑색으로 흰색을 올려주면 좋다.


4. 데칼링 개시

중간에 캐노피 실을 칠한다고 좀 늦어지긴 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데칼링 단계에 돌입했다. 이런저런 데칼들을 총 동원했다.

소련군 국적마크인 붉은별은 보통 6군데의 크기가 모두 같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Red 06 기체의 실기사진을 보면 수직미익에 달린 별은 크기가 좀 크다. 주익에는 키트 데칼을 그대로 쓰되, 수직미익에는 예전에 시리아군 MiG-23MF를 만들 때 사용했던 Kazan 1/48 Enhancement Kit의 데칼을 쓰기로 한다.

빨간 기체번호(06)와 국적마크(붉은별)를 다 붙인 모습. 사실, 이것으로서 이 기체의 데칼링은 사실상 끝난 셈이다. (데이터 마크가 눈에 확 띄는 것은 아니니…) 구 동구권 기체는 화려함은 없지만, 이런 실전적인 마킹이 은근한 매력이다.

중요 마킹은 다 붙인 셈이지만, 그렇다고 데이터 마크를 생략할 수는 없는 법. R-23T 미사일을 시작으로, 성질 죽여가며 깨알만한 마킹을 일일히 붙여나가기로 한다.

R. V. Aircraft의 MiG-23 키트는 데이터 마크 데칼이 들어있지만, 전투기 본체에 국한돼있다. 파일런, 미사일 런처 같은 것은 Print Scale #72-349 데칼을 사용해야 한다. 인쇄상태가 썩 좋지 않지만, 대안이 없다.

2 comments

  1. 사서고생하시는 듯 하지만 여전히 멋짐 폭발하는 작업기네요. ^^
    빨강개구리 ~

    1. 사서 고생한다는 말씀, 딱 맞습니다… 매 단계마다 ‘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도록’ 허들을 설치하고, 그걸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오고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지칠 때도 많네요. 편하자고 1/72로 도망쳐왔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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