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목가구 만들기 – 문갑 (오복엄마 작품)

1:?? / 미니파크 / 제작기간 : 2009. 5. 2 ~ 2009. 5. 3 (오복엄마 작품)

지난 3월, 용산에 잠깐 나갈 일이 있었다. 집사람과 전자랜드 돌아다니다가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친다고 그곳의 모형점에 들렀는데, 어리버리 구경만 하던 나와 달리 집사람이 뜻밖에도 ‘나 이거 하나 살란다~’ 하면서 집어든 게 있었으니… 바로 ‘조선시대 목가구 만들기’ 시리즈. 모양대로 자른 나무판, 작은 금속장식, 접착제, 물감 등을 한 세트로 해서 파는 건데, 가격이 조금 세다 싶었지만 집사람이 모형을 만들어보겠다는 게 기특(?)하여 흔쾌히 하나 사왔다.

문갑 말고도 장롱, 상, 화장대 등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있었고, 목가구 2종(빨간색/녹색)과 자개장까지 스타일도 3종이나 되어 선택의 폭이 넓었다.

작은 문갑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재료(심지어 접착제 마를 때까지 부품 묶어두라고 고무줄까지 들어있다)가 들어있긴 하지만, 사포라든가 핀셋, 붓 같은 기본재료는 알아서 조달해야 한다. 뭐, 우리집이야 남편이 오덕서방인지라(;;;) 별 문제 없긴 했지만… 이리저리 뚝딱뚝딱 하더니 하룻만에 근사한 문갑 하나를 완성시켜버렸다.

내가 직접 만든 게 아닌지라 정확하진 않지만 접착제는 목공본드(이건 확실하다)이고 물감은 아크릴페인트 같더라. 물감을 서너번 겹쳐 올리면 올릴수록 색이 깊어지고 우아해지는 것 같다.

여러모로 이중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제품 같다. 가격이 조금 높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섬세한 금속부품들 가공하고 나무, 접착제, 물감들 이곳저곳에서 모아서 조달한 가격이라 치면 이해 못할 것 없지 싶기도 하고… 어린이들 방학숙제로 딱이겠구나 하고 조금 삐딱하게 보다가도 이런 걸 통해 축소모형을 만드는 즐거움이라든가 모형취미의 저변이 넓어지면 어떠랴 싶기도 하다.

그런 제품 자체의 평가를 떠나 이 문갑은 오복엄마가 만든 ‘제대로 된 첫 작품’이다. (최초의 작품은 색칠 안하고 조립만 해서 완성시킨 아카데미 1/72 P-47D 썬더볼트였음) 장식장의 가장 좋은 자리에 놓일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부부는 서로 닮아간다던데 요새 우리는 서로의 취미에 부쩍 흥미를 보이던 차다. 집사람은 모형에, 나는 요리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배트민턴이나 자전거처럼 둘이 함께 하는 취미도 하나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 문갑처럼 우아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재미있게 살아봅시다.

2 comments

  1. 사진으로 보아도 이쁘네요. 물감은 아크릴 물감은 아니었고 붉은 색, 검붉은색 두 가지 잉크 그대로 칠하는 것이었죠. 본드와 칠이 마르는 데 시간이 좀 걸려서 기다려가며 만들어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만들어보니 나무라서 부드럽고 색깔이나 장식도 우아하고 아귀가 꼭 맞는 섬세함이 나름 멋이 있더군요. 전통목가구 시리즈를 몇 개 더 만들고 싶어지네요. 나중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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