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가 있던 2월 첫주도 다 지나가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또 한달이 시작되는데, 주말에 작업을 하나도 못한 게 못내 아쉽더라. 그래서 출근을 앞둔 일요일 밤인데도 베란다 작업실로 나갔다.

오늘의 작업은 엔진 배기구 웨더링, 데칼링, 그리고 세부색칠.

엔진 배기구 그을음은 예전에 Bf 109E 만들 때 해본대로 에어브러시로 레드브라운을 먼저 올리고 그 위에 검은색을 겹쳐올려준 것이다. 엔진의 불완전 연소에 따른 갈색그을음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저렇게 날개 뒷쪽까지 길게 그을음이 남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보기 좋은 쪽’으로 표현해봤다.
이와 달리, 엔진카울 윗면의 기관총과 날개의 기관포는 ‘불완전 연소’라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오로지 검은색으로 ‘포연'(砲煙)만 표현해주었다. (사실, 엔진 배기구 그을음과 같이 갈색+검은색으로 올렸다가 영 어색해서 지우고 다시 그려줬다)
모든 그을음은 에나멜 페인트로 에어브러싱했다. 밑색을 래커 페인트로 칠했기 때문에, 에나멜 페인트로 웨더링을 하면 나중에 잘못되더라도 라이터기름으로 쓱쓱 지워버리면 그만이다.

데칼은 포르투갈 Colorado Decals의 #DCA72103 Macchi C.205 “Veltro” (Collection)을 사용했다. (이 회사, 지금은 자동차와 기차 모형 데칼만 발매하는 것 같다) 1/72로 이집트 공군의 사막위장 MC.205의 마킹을 재현한 데칼은 (내가 알기로는) 이 제품이 유일하다. 색감이 그럭저럭 나쁘지 않긴 하지만, 설명서도 부실하고 데칼도 아주 뻣뻣해서 좀 힘들었다. 그밖의 데이터 마크는 베이스가 된 하세가와 MC.202 키트의 데칼을 유용했다.

엔진배기구, 꼬리바퀴 타이어, 콕피트 뒤쪽 헤드레스트, 항법등 등 에어브러시로 칠하지 못한 자잘한 부분들을 붓질로 마무리지었다. 프로펠러를 제외한 모든 부품들도 죄다 접착시켰다. 다음주에 데칼이 마르면, 클리어 코팅을 올리고 파스텔로 추가 웨더링을 해봐야겠다. (회사에서 워크샵을 가느라 주중에 작업이 좀 힘들 것 같기는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