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chi C.205 Veltro ‘Royal Egyptian Air Force’

1:72 / Hasegawa + Mister Kit 컨버전 키트 / 제작기간 : 2016. 9. 12 ~ 2017. 2. 12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1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2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3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4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5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6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7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8
Macchi C.205V “Veltro” 제작기 9

컨버전 키트를 소개할 때 얘기했듯, 1/72로 전향한 뒤 1/48 만들 때와는 다른 좀 특별한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것이 2차대전 이탈리아 공군의 Macchi C.205. 별칭은 ‘사냥개'(Greyhound)라는 뜻의 ‘Veltro’.

작은 1/72 프로펠러기이니만큼, 사용된 별매품도 비교적 적다. (1/72는 쉽게쉽게 가기로 했던 처음의 결심은 어디로…ㅠㅠ)

2차대전 때, 독일의 우수한 수냉식 엔진인 DB601, DB605 시리즈를 사용함으로써 겉모습이 비슷해진 추축국의 전투기들이 있었다. 독일의 Bf 109, 일본의 Ki-64 Hien(飛燕), 이탈리아의 Macchi C.202/205가 그것인데, 공냉식 엔진을 달아 투박한 다른 전투기들과는 달리 날렵한 모습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세 기종 모두 만들어볼 계획이 있긴 하지만, 우선은 이탈리아의 MC.205부터 시작해봤다.

하세가와에서 MC.202/205 시리즈를 발매한 것도 20년쯤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리 잘 팔리지 않았는지, 1/72로는 MC.202만 나오고, MC.205는 나온 적이 없다. 1/72로 MC.205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소 투박한 이탈레리제 키트를 쓰거나 (골동품 수준인) Supermodel 키트를 써야한다. 깔끔한 1/72 하세가와 키트를 써서 MC.202를 MC.205로 개조하겠다고 레진제 컨버전 키트를 뜯은 나의 선택도 그리 편한 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컨버전 키트를 이식하는 작업이 매우 힘들었다. 막상 해놓고 보면 별로 티도 안나는구먼…

실제 MC.202와 MC.205는 오른쪽 날개의 길이가 왼쪽보다 200mm 더 짧다고 한다. 엔진의 토크를 상쇄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러시아의 Mi-24 헬리콥터의 동체가 오른쪽으로 조금 뒤틀린 것과 같은 이유라고 한다. 어쨌거나 200mm를 1/72로 환산하면 2.78mm 정도 되는데, 하세가와 키트는 1~2mm 정도만 짧은 것 같다.

1948년도 제1차 중동전(이스라엘 독립전쟁)에 등장한 이집트 공군의 마킹으로 칠해봤다. 배색은 2차대전 영국공군 사막위장과 정확히 같다.

지형을 만들어 칠하다가 0.15mm 에어브러시로 경계면을 한번 더 프리핸드 해주었는데, 깔끔하던 경계면이 조금 두루뭉술해진 것 같아 아쉽다.

사막필터가 달린 엔진과급기는 구멍을 좀더 확실히 뚫어주고 나비날개처럼 개폐되는 커버를 만들어 붙여줬다. (정확히 하자면 원형판으로 만들어 붙였어야 하지만…) 엔진배기구는 Quickboost의 별매품을 썼고, 그을음을 표현하는데도 신경을 썼다.

MC.202와 MC.205를 구분짓는 가장 큰 외형적 특징인 2개의 원통형 오일쿨러. 모양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고, 좀더 디테일업할 여지도 많았지만, 이걸 붙일 때 쯤에는 워낙 지쳐있어서 그냥 눈 질끈 감고 붙여버렸다.

20mm 기관포의 포신은 컨버전 키트의 레진부품이지만, 총구 자체는 스테인리스 파이프로 교체해주었다.

엔진 냉각용 슬릿이 몰려있는 기수 부분. 저먼그레이색으로 처리한 패널라인과 달리, 슬릿은 검은색 에나멜 페인트로 워싱해서 깊이감을 주었다. 엔진 카울 윗부분의 기관총, 날개의 기관포도 검은색으로 그을음을 표현해주었다.

콕피트는 컨버전 키트에 든 레진제 콕피트를 그대로 썼다. 레진 사출회사가 체코의 CMK라 품질은 무난하다. 계기판 콘솔은 Yahu Models의 칼라 에치를 썼는데, 기대보다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콕피트 헤드레스트의 벨트결속구는 자작해준 것인데, 들인 노력이나 크기에 비해 만족도가 크다.

안테나선은 플라스틱 늘인 것으로 만들었다. ‘한물 간 재료다’라는 평이 많은데 당장 쓸 수 있는 재료가 이것밖에 없던지라… 다음번에는 함선 리깅용 재료들을 써보고 싶다. 안테나선 중간의 애자(碍子)는 순간접착제를 찍고, 굳히고, 찍고, 굳히고… 반복해서 키운 뒤 밝은색으로 칠해서 재현했다.

이집트공군의 MC.205는 대부분 MC.202의 프레임을 개수한 것이라고 한다. MC.202 개수형의 특징은 꼬리바퀴가 MC.205의 인입식(引入式)이 아니라 MC.202와 같은 고정식이라는 점이다. 이 이집트공군 1214번 기체에 대해서는 MC.202 개수형이다, 새로 만들어진 MC.205다 자료마다 해설이 다른데, 이집트공군이 수입한 MC.205의 60% 이상이 MC.202 개수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정식 꼬리바퀴’일 확률이 높다.

이 말인즉, 원래 MC.202 키트의 ‘길고 뾰족한’ 꼬리바퀴 앞 커버를 그대로 뒀어야 한다는 뜻이다. 굳이 키트의 해당 부분을 잘라내고 컨버전 키트의 ‘둥그스름한’ 꼬리바퀴 하우징을 붙일 필요가 없었던 거다. (다 뒤늦게 안 탓이다)

색칠은 GSI래커로 밑색을 올리고 그 위에 유화물감 필터링과 스펀지 터치업을 시도해보았다. 이집트공군기의 특징적인 흑백 스트라이프는 래커 색칠 단계에서 마스킹으로 처리한 것이다.

사막색의 윗면과 달리, 아랫면은 어주어 블루로 칠해져 또 다른 느낌이다. 이 역시 필터링과 스펀지 터치업으로 다양한 톤이 나타나도록 신경을 썼다.

제작 초기단계에서 가장 힘을 많이 빼게 만든 랜딩기어 하우징의 배선뭉치. 배선뭉치를 재현한 레진부품의 디테일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여러 개의 부품이 맞붙는 하우징 주위의 기본적인 한계 때문에 공들인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권한다.

라디에이터 역시 좀더 디테일업할 여지가 많지만, 키트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스스로와 타협했다.

힘든 것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본격적으로 1/72로 전향한 후 만든 최초의 프로펠러기라는 의의가 있다. 조립, 색칠 등에서 이것저것 시도해본 것도 많았고…

예전에 만들었던 Hobbycraft 1/48 Avia S-199와 함께. (확실히 1/48이 크긴 크다) 둘다 1차 중동전 때 쓰인 전투기니, 어쩌면 둘다 하늘에서 맞붙은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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