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방군의 CF-18은 걸프전 때 주로 방공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AIM-7 스패로나 AIM-9 사이드와인더를 장착하고 초계비행을 했다고 하는데, AIM-9를 6발 장착한 모습을 자료집에서 보고 제433전술전투항공대의 이름(포큐파인=고슴도치)에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AIM-9 6발은 Eduard 별매품을 쓰기로 했지만, 듀얼런처가 문제다. LAU-115에 LAU-7을 2개 결합하면 되는데, LAU-115야 하세가와 무장세트 No.8에서 구하면 되지만, LAU-7은 ‘너무 흔해서’인지 도통 구하기가 어렵다. 차라리 AIM-9, AIM-120 겸용인 신형 LAU-127이라면 하세가와 무장세트 No.8에서 따다쓰거나 폴란드 Attack Squadron의 #72048 제품을 쓰겠지만, 캐나다 국방군의 CF-18이 LAU-127에 AIM-9를 다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렵다.
결국, 예전 Chippy-Ho! 2대를 폴딩윙으로 만들면서 남은 아카데미 1/72 F/A-18C 호넷 키트의 윙팁을 잘라쓰기로 결정. 니퍼나 면도날 톱(Razor Saw)으로 대충 잘라낸 다음, 스틱사포로 불필요한 디테일을 갈아주면 된다.
잘라내고 갈아준다… 말은 쉽지만 같은 방식으로 4개를 만들어내야 하니 참 귀찮은 작업이다. 그래도 1/72 스케일이니까 쉽게 끝났지, 1/48 이상이었으면 제작 첫 단계부터 시작된 사포질에 제작열의가 확 식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카데미 F/A-18A 키트는, 시리즈의 기본이 되는 F/A-18C 키트에 초기형 수직미익과 보강판, 구형 중앙파일런 등이 든 작은 스프루를 1개 더 넣어준, ‘한정판’의 성격이 짙은 제품이다. 기본이 F/A-18C 키트이기 때문에, 기수의 ECM안테나 몇 개를 제거해줘야 한다. 끌이나 칼로 섬세하게 잘라내준다.
캐나다, 핀란드, 스위스 등 수출형 호넷의 특징은 기수 좌측에 대형 서치라이트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다른 비행기와 조우했을 때 옆에서 함께 날면서 국적 따위를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한다. 아카데미 키트도 기본판부터 이 서치라이트를 재현할 수 있도록 설계돼있는데, 이번에 만들어볼 기회를 얻었다. 안쪽에 새겨진 몰드대로 드릴로 구멍을 뚫고 둥근줄로 구멍을 정형해가며 투명부품이 잘 들어가도록 해준다.
콕피트는 키트 부품을 그대로 썼다. GSI크레오스 래커 C317로 밑색을 깔아준 뒤, 키트 데칼 등 여러가지를 사용해 계기판과 콘솔을 표현해주었다. 이후에는 덜코트(Dullcote)로 코팅.
기수 왼쪽 서치라이트는 우선 정중앙에 흰색 래를 살짝 칠해 전구(?)를 표현해준 뒤, 은색 에나멜 페인트로 테두리를 칠해서 반사광 느낌이 나게 해주었다. 전구(?)랍시고 칠한 부분이 좀 크게 보여 아쉽다.
여기까지 조립 완료. 첫 고비인 콕피트를 완성했으니 이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