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 기본 색칠을 끝냈지만, 에어브러시를 써서 색칠해야할 부분이 꽤 많이 남아있다.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집중작업을 통해 마무리를 지었다.
이번 작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익, 수평미익 끝단의 흰색-검정색-오렌지색의 3색 띠다. Leading Edege #72.48 데칼도 이 부분을 통째로 제공하고 있지만, 이 윙팁의 모양이 은근히 오묘해서 데칼이 잘 들어맞을지도 의문이고, 정성들여 재현해준 주익의 리벳자국을 살리고도 싶어서, 직접 칠하기로 했다.
데칼에 곡선 템플리트를 대고 곡률을 잡아준 다음, 그 곡률 그대로 마스킹테이프를 잘라내야 한다. 흰색 → 검정색 → 오렌지색의 순서로 3번 반복해야 하며, 주익 2개, 수직미익 2개이므로 총 12번을 작업해야 한다. 곡선으로 자른 마스킹테이프를 조금이라도 비뚤게 붙여 각 색깔의 면적이 달라지거나 하면 대번에 눈에 띄므로 매우 조심스러운 작업이었다.
오렌지색은 앞서 테스트했던 것과는 달리, IPP래커 007 크롬 오렌지를 썼다. 에어브러시를 이용해 테스트해보니 008번 수퍼 오렌지는 다소 연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007번 크롬 오렌지를 쓰더라도 이 경우에는 (보통의 상식과는 달리) 흰색 위에 올리는 것보다는 검정색 위에 뿌리는 것이 낫다. 실기체에 쓰인 오렌지색이 그렇게 채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3색 마스킹도 순서를 바꾸지 않고, 안쪽부터 흰색, 검정색, 오렌지색을 차례대로 마스킹하여 칠해나가면 된다.
마스킹테이프를 벗기는 순간, 머리 속에 수십번도 더 그렸던 그 문양(文樣)이 그대로 나타날 때의 쾌감은 ‘이 맛에 스텐실한다’는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 순간의 짜릿함을 ‘비루한 애벌레가 허물을 벗고 고치에서 나비가 되는’ 순간에 비견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
다만, 3가지 색을 차례대로 마스킹하여 에어브러싱 한 것이니, 단차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나중에 클리어코팅을 올릴 것이므로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하되, ‘페인트 벽’이 세워질 정도로 과도한 경우에는 끌이나 사포로 적당히 정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이번 작업의 70% 이상은 ‘마스킹’이었다. 에어브러시를 뿌리는 일은 매우 쉽고 간단한 일이지만, 레이돔, 윙팁, 워크웨이 등 각각의 구간을 꼼꼼히 마스킹하는 것이야말로 이번 작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마스킹이 완벽하지 못하면, 에어브러시를 이용한 스텐실 기법은 성립할 수 없다.
왼쪽부터 사용한 페인트와 사용된 부분.
- GSI크레오스 래커 H318 – 레이돔
- SMP칼라 래커 067 아이언 실버 – 기수 위 기관포구
- GSI크레오스 래커 H333 – LERX 위 워크웨이, 연료탱크 앞단
- IPP칼라 래커 007 크롬 오렌지 – 날개끝(윙팁) 오렌지색
- GSI크레오스 래커 H33 무광검정 – 기수 아래 적 기만용 캐노피 무늬
- GSI크레오스 래커 H2 유광검정 – 날개끝(윙팁) 검은색
- GSI크레오스 래 Super Metallic #SM01 Super Fine Silver – 엔진나셀 끝단
다음은 먹선넣기, 클리어코팅 후 데칼링 등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