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여서 주중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넉넉한 시간을 이용하여, 지난 주말밤 작업했던 것도 마무리하고, 그간 시간이 충분치 않아 미뤄뒀던 숙원사업(?)도 끝낼 수 있었다.
우선, 연료탱크류의 접합선 수정을 완료. AIM-120A/B와 600갤런 연료탱크는 Kinetic제, 중앙연료탱크는 아카데미제. 600갤런 연료탱크 표면에 돋을새김된 리벳자국은 투박해보여서 사포질을 하면서 죄다 없애주었다.
타미야 F-16 키트의 공기흡입구는 모양은 좋은데 여러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Seamless Intake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내 경우는 다음과 같이 처리했다.
- 우선, 흡입구 내측을 재현한 H9, H10 부품을 흰색으로 칠하고 조립한다.
- 흡입구 외측, 그 중에서도 옆면과 아랫입술(?) 부품인 H8, H11을 붙이고 퍼티를 써서 우선 공기흡입구 아랫면을 seamless로 만든다. (즉, H8, H9, H10, H11을 한덩어리로 만든다)
- 2번 덩어리에 흰색을 칠한다.
- 흡입구 외측 중 윗입술(?) 부품인 H1을 붙이고 퍼티를 써서 흡입구 내측 부품(H9)와 한 덩어리로 만든다.
- 4번 덩어리에 흰색을 칠한다.
- 3번 덩어리와 5번 덩어리가 맞닿는 양 옆 분할선을 퍼티로 메워 seamless로 만든다.
- 6번 덩어리에 흰색을 칠한다.
- 1200번 이상의 사포를 작게 잘라 흡입구 안쪽을 섬세히 갈아준다. (흡입구 안쪽에 입자형태로 흩뿌려진 페인트 가루를 정리해주기 위함)
- 마지막으로 흡입구 안쪽을 라이타기름을 묻힌 면봉으로 한번 더 닦아내준다.
F-16I Sufa의 경우, 일반적인 F-16 계열과 달리 동체와 공기흡입구가 만나는 부분에 램 덕트가 없다. 따라서, 타미야 키트 설명서에 있는 H2, H3 부품을 붙이지 말고, 불용부품으로 되어있는 H4, H5를 붙여야 한다.
기수와 공기흡입구 옆에 달린 대형 페어링(fairing)도 붙여주었다. 모두 Hasegawa 키트에 새로 들어간 Q2, Q3, Q4, Q5 부품이다.
Kinetic F-16I 키트는 공기흡입구 바로 위쪽에 작게 튀어나온 보조흡입구를 놓치지 않고 부품화했다. 설명서에는 A7 부품으로 넘버링되어 있으나, D7 부품이 맞다. 이 보조흡입구가 신설되었으므로, 그 뒤에 위치한 일반적인 F-16의 보조흡입구 몰드는 갈아내야 한다.
랜딩기어는 보통 제작 후반부에 조립하는 것이 상례(常例)인데, 타미야 F-16은 동체 하면의 일부가 이 랜딩기어 위에 붙기 때문에 미리 만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무게와 강도를 고려하여, 오랜만에 Scale Aircraft Conversions의 메탈 랜딩기어(#72097)를 써봤다. 주된 부품만 메탈부품을 쓰고, 그 위에 붙는 보조적인 부품들은 원래의 플라스틱 키트 부품을 그대로 썼다.
랜딩기어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Y자 모양 부품 앞에 있던 보조벤트를 갈아낸 것도 보인다. F-16I 특유의 대형화된 벤트 부품을 나중에 따로 붙이기 위함이다.
개인적으로, F-16 모델링의 도전과제 중 하나로 날개 끝단에 달린 스태틱 디스차저(Static Discharger; 정전기 방전침)를 들고 싶다. 1/72 스케일에서는 생략해버려도 그만이겠지만, 기왕 남들과 차별화된 F-16I를 만들겠다고 나선 마당에 내 스스로 포기하고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마침 폴란드 Master Model에서 황동으로 된 제품(#AM-72-092)이 나와있기 때문에, 이번에 한번 도전해보았다.
F-16에는 총 16개소에 스태틱 디스차저가 붙는다. #AM-72-092 제품도 16개를 기본으로 한다. (여분 2개를 포함해 총 18개가 들어있다) 내 경우에는 지식이 짧아 총 15개만 붙였는데, 실은 수직미익 끝단(항법등과 안테나 사이)에도 1개가 더 있다. (제작기 다 쓰고 붙여야지…)
#AM-72-092 제품은 단순히 선반가공한 황동침(?)이 들어있을 뿐이지, 접착에 대한 어떠한 편의도 제공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실제로 키트에 붙이기가 만만치 않고, 1/72 스케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이런 방법을 생각해봤다. 참고가 되셨으면 한다.
- 볼록하게 돋을새김된 스태틱 디스차저 자리를 줄(file)이나 사포로 살짝 갈아 평평하게 만들어준다. (황동침 접착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격이다)
- 평평해진 ‘자리’에 디자인 나이프로 칼집을 내준다.
- 스크라이버나 P커터로 칼집자리를 깊고 넓게 키워준다. (파낸 단면은 V자가 될 것이다)
- 3번 작업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디자인 나이프로 파낸 단면을 좀더 넓혀줄 수도 있다.
- 이 위에 순간접착제를 묻히고 스태틱 디스차저 부품(황동침)을 올린 뒤 힘을 주어 접착시킨다. V자 단면이 황동침을 꽉 깨무는 식이 될 것이다.
타미야 키트는 스태틱 디스차저 자리가 돋을새김 되어있고, 플라스틱이 부드러워 가공이 편하기 때문에 이런 작업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접근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작업 결과물을 확대한 모습. 구멍을 뚫어 붙이는 것만큼 단단하지는 않지만, 평평한 날개 부품 위에 순간접착제로 엉성히 붙어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좌우 수평미익의 스태틱 디스차저는 위 아래 위치가 다르다. 실기(實機)에서도 수평미익이 공용이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자료사진을 봐도 저 상태가 맞는 것이다. (잘못 붙인 줄 알고 가슴 철렁했네…)
덩어리들을 가조립해본 모습. 슬슬 모양이 나오기 시작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연료탱크의 접합선 수정 뿐만 아니라 F-16 모델링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공기흡입구와 스태틱 디스차저까지 다 끝냈으니 이제는 좀더 즐거운 마음으로 꼼지락(!)댈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