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초에 F-16I를 완성시키고 나서 두 달 넘게 추운 겨울을 핑계 삼아 작업을 못했다. 그간 3D 모델링에 발을 들였고, 거실 한켠에 조립공정 전용으로 작은 작업실도 마련하면서 모형 취미는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3D 모델링과 새 작업실은 나중에 별도의 포스팅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거실의 새 작업실을 마련한 기념으로 새 키트를 뜯었다. 패널라인 되파는 작업을 최대한 안할 수 있는 키트를 물색하다가 낙점된 것이 아카데미의 1/72 F-8P Crusader ‘French Navy Special’ (#12407) 키트다. 예전에 1/48 스케일로 한번 만들어본 적이 있는 마킹인지라 신선함은 덜하지만, 아카데미의 1/72 키트가 워낙 좋아 스케일을 달리 하여 다시 만들어보기로 했다. 13년전(!!!) 총각 시절, 창원에서 자취할 때 서울과 창원을 오가며 작업하느라 시간에 쫓겨 이래저래 놓친 부분들이 많았던 그때의 아쉬움들을 극복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고.
원래 콕피트를 먼저 손을 대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F-8 키트를 다시 만들기로 하면서 가장 먼저 손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캐노피였다. 1/48 하세가와 키트나 1/72 아카데미 키트, 둘 다 우수한 제품이긴 하지만, 캐노피를 열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투명부품의 두께와 부품들간의 간섭 때문인데,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것을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이 꽤 나와있다. 믿고 보는 호주 모델러 Gary Wickham씨의 제작기나, HyperScale의 수정 기사, 아니면 Eduard의 하세가와 키트 재포장판(#11110)의 설명서 등을 참조할 수 있는데, 사진이 많지 않은데다 모두 1/48 하세가와 키트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1/72 아카데미 키트용으로 내 나름의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기본적으로, 콕피트 뒤쪽, 캐노피 가동부의 홈을 파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캐노피 투명부품을 열린 상태로 대어보면서 마커로 파내야할 각도를 표시해주었다.
디자인 나이프와 끌 같은 것을 이용하여 가동부 홈을 파냈다. 그리고 가동축이 꽂힐 부분을 지름 1mm 드릴로 살짝 파내준다. (굳이 구멍을 낼 필요는 없다)
캐노피 투명부품은 가동부(서양 모델러들은 “Ear”라고 표현하더라)를 얇게 갈아준다. 그 위에 지름 1mm 플라스틱 봉으로 가동축을 만들어준다. 콕피트 바로 뒤 목덜미(?) 부분과 간섭이 생기는 캐노피 내측 후방도 전동공구를 이용하여 최대한 갈아낸다.
완성된 모습이다. 얇게 갈린 투명부품 가동부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가동축 구멍에 가동축이 빠듯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가동축 길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앞에서 본 모습. 캐노피 안쪽, 좌우의 하얀색이 1mm 플라스틱 봉으로 만든 가동축이다.
가장 난감한 부분을 일찌감치 해결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따뜻한 거실 한 켠에 조립공정 전용 작업실도 만들었으니, 예전보다는 좀더 자주 제작과정을 올리도록 노력해보려 한다.
역시 하나를 만들어도 특별하게 만드시네요. 기대하겠습니다. ^^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고, 자꾸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생겨서 거기 손을 대다보니…ㅠㅠ 가볍게 만들고 싶어 시작한 것인데도 이렇다보니 난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