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는 캐노피를 열 수 있도록 가공하는데 공을 들이는 바람에, 부품간의 결합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캐노피 뒤쪽에는 칸막이(?) A16 부품이 붙는데, 캐노피 부품 안쪽의 접착부가 작아 결합에 문제가 있다. 플라스틱 각재를 블럭으로 만들어 접착부를 키워주었다.
자, 이제부터가 이번 제작기의 본론이다. 날개를 접고, 슬랫과 플랩을 꺾기 위해 한국 Wolfpack Design의 #WP72002 F-8 Crusader Folding Wing set와 #WP72026 F-8J/P Crusader Flap Down set를 사용했다. 구입한지 꽤 오래된, Wolfpack Design의 초창기 제품으로서, “이제 이 제품을 써보는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는데, 막상 부품을 꺼내보니 수축이나 뒤틀림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실제로 키트와 비교해보니 5~10% 가량 크기가 작아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당황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제품의 오류에 데인(?) 사람이 나 말고도 또 있었다. (IPMS USA에 올라온 2011년 7월 기사 참고)
결국 #WP72026 제품 사용을 단념하고, 같은 컨셉의 제품인 Quickboost의 #QB 72 269 F-8 Crusader Flaps 제품을 급하게 해외구매로 조달했다. Wolfpack 제품과는 다르게 길이도 정확하고, 내측/외측 플랩이 분리돼있으며, 두께도 얇고 뒤틀림이 없어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WP72002 F-8 Crusader Folding Wing set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섬세한 디테일의 키트 부품을 그대로 떠낸 실력은 칭찬 받아 마땅하지만, 위에서 보듯 전체적으로 수축이 심하다. 날개 부위의 거의 모든 부품들이 통짜 레진으로 들어있기 때문에 괜찮겠다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그 부품들이 키트 부품들과 결합되기 때문에 5~10% 작은 레진부품들의 크기는 여전히 문제가 된다.
심지어 왼쪽 바깥쪽 날개 부품은 아랫쪽에 실리콘 몰드가 뜯어지며 생긴 것으로 추측되는 큰 흠집도 있다. (갈아내면 쉽게 해결될 문제이긴 하지만…)
결국, 윙폴딩 접철부만 잘라내어 키트 부품에 이식하는 것으로 결정. 고난의 행군을 자초한 셈이다. 앞서 말한대로 #WP72002 제품은 날개의 거의 모든 부분이 통짜 레진으로 들어있는, 나름 “디럭스 세트”이므로, 이 중에서 접철부만 잘라내 사용하는 것은 “제품의 가치” 측면에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키트의 날개 부품에 접착할 때의 강도를 생각하여, 잘라낸 접철부는 3호 곤충핀을 2개씩 박아주었다.
잘라낸 접철부는 위아래 높이(두께)도 줄어들어 있다. 키트의 날개 부품 상판/하판도 접철부가 붙는 쪽은 줄(file)이나 사포로 갈아 두께를 조금 줄여주어야 한다.
외측 날개도 #WP72002 제품에서 접철부만 따와 키트의 날개부품과 결합해 사용한다. 다만, F-8이나 A-7의 윙폴딩 구조물은 모형으로 구현했을 때 단단히 접착하기 어렵다. 고증상으로는 틀리겠지만, 00호 곤충핀(0.3mm) 2개를 ㄱ자로 꺾어 “박아넣는” 식으로 개조해주었다.
13년 전, 1/48 키트로 만들 때에는 이런 금속부품을 쓰지 않고 플라스틱 판재만을 이용해서 결합시켜주었다. 만들기도 쉽고 접착도 편해서 좋았지만, 시간이 가면서 플라스틱이 열화(劣化)된 것인지 나중에는 접힌 날개가 뚝- 부러지는 바람에 아주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1/72에서는 그런 실수는 다시 하지 않으려 한다.
시험 삼아 날개 기부와 외측 날개를 결합시켜본 모습. 실제 접철부의 모습과는 약간 다르지만 금속핀 2개로 강도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면, 이 방법을 마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같이 사용한 #WP72026 F-8J/P Crusader Flap Down set는 2중으로 꺾이는 슬랫을 재현한 유일한 제품으로서 가치가 있다. (Quickboost의 #QB 72 270 F-8 Crusader Slats은 2중 꺾임이 재현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모두 갉아먹는 중대한 문제가 있는데, 위 사진에서 보듯 부품의 뒤틀림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그나마 위 아래로만 휜 정도라면, 이렇게 곤충핀(철심)을 박아서 강제적으로 고정시켜 줄 수 있지만(저 사진도 곤충핀을 4개를 박은 것이다), 주익 기부의 대형 슬랫은 앞뒤로도 휘어져있어(…) 난감하다.
주익의 슬랫을 어떻게 접착해야할지 걱정이 앞서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날개와 슬랫, 플랩 부품들을 늘어놓고 보니 의욕도 생겨나고 뭐, 그렇다. 천천히 쉬엄쉬엄 하면서 해결책을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