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 109F-2 제작기 #03 – 색칠

조립은 간단히 마쳤는데, 유례없는 한달간의 폭염으로 베란다 작업실에 나가 색칠작업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거실의 에어콘 앞에서만 살았다. (…) 광복절이 지나고 날이 좀 선선해지자마자 베란다로 달려나가 색칠작업에 돌입했다.

스피너는 RLM70 Black Green(GSI라카 H18)과 흰색, 빨간색이 오묘하게 중첩되어 있다. 이 중, 흰색은 키트에서 데칼로도 제공하고 있지만, 데칼보다는 직접 스텐실하여 칠하고 싶었다. 부품이 작고 색칠하기 간단해보이지만, 마스킹테이프를 원형으로 잘라 수차례 마스킹해야 했기 때문에 꽤 시간이 오래 걸렸다.

  1. 먼저, 스피너 전체를 흰색으로 칠하고, 1/3만큼을 마스킹한다. 사실, 1/3인지 1/4인지 자료를 찾다가 귀찮아 관뒀는데, 그 중간 정도(7/24인 셈인가?)를 마스킹해서 1/3로도, 1/4로도 보이게 했다. (꼼수…)
  2. 그 다음에는 스피너의 최정점과 그 아래 동심원을 마스킹하고 빨간색을 뿌린다.
  3. 흰색과 빨간색 모두 시인성이 높기 때문에 스텐실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대번에 눈에 띈다. 같은색 에나멜 페인트로 살짝살짝 덧칠을 해서 바로잡아주는 것도 필요하다.
  4. 마지막으로 빨간색 윗부분을 모두 마스킹하고 RLM70을 뿌리면 완성.

스피너의 빨간색은 자료에 따라서는 녹색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파인몰드 키트의 설명서 역시 녹색으로 표시하고 있고, 전반적인 기체의 색감을 고려할 때 녹색도 나쁘지 않겠지만, 내 경우에는 기체에 다소 포인트를 주고 싶어 빨간색으로 처리해보았다.

Bf 109 초기형의 특징인 닭장형 캐노피는 마스킹테이프를 잘라 붙이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기성품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하에 Eduard Mask #CX035 제품을 사용했다. 색깔은 프로펠러 색깔과 같은 RLM70.

동체 옆면의 뱀 무늬는 데칼로 처리한다 하더라도, 어지간한 위장무늬는 직접 칠해보고 싶었다. 데칼이 아무리 키트에 맞게 도안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큰 데칼을 모형 위에 ‘덮어버리는’ 것은 아무래도 내 취향이 아니어서…

하지만, 키트에 든 위장무늬 데칼은 마스킹 지형(紙型)으로서 대단히 유용하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 데칼을 칼라복사하고 지형으로 쓸 부분을 잘라낸다.

지형을 모형 표면에 고정시킬 때는 블루택(BluTack)을 쓴다. 예전에는 영미권 모델러들이나 쓰던 신박한 물건이었는데, 이제는 한국에서도 구입하기 쉬워진 것 같다. 이 Bf 109의 날개 위장무늬는 경계선이 비교적 똑 떨어지기 때문에 지형도 모형 표면에 바싹 붙여야 한다. 따라서 블루택도 최대한 가늘게 가락을 뽑아(?)내야 한다. 손보다는 자(ruler)를 쓰면 블루택을 가늘게 늘여뽑을 때도 굵기를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위장무늬는 밝은색을 먼저 올리고 그 위에 어두운 색을 덮어나가는 것이 정공법이다. 밝은색인 RLM75 Gray Violet(GSI라카 H37)을 넉넉히 칠해주고, 그 위에 블루택을 붙인 지형을 얹는다.

지형을 모두 올린 모습. 주익 앞쪽의 노란색은 마스킹테이프다. 지형이 뻣뻣하게 뜨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마스킹테이프로 날개 전연(前緣)을 감싸준 것이다.

어두운 색인 RLM74 Gray Green(GSI라카 H36)을 칠해준 모습. 적당한한 경계면이 생겼다.

먹선넣기까지 완료한 모습. 유광코팅 후 데칼작업에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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