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어린이날 등 5월 연휴를 맞아 F-4E 팬톰의 조립을 끝냈다.

편의상 “조립이 끝났다”라고는 했지만, 사실 연휴기간 중 작업의 대부분은 리베팅이었다. 팬톰 같은 베스트셀러 기체는 인터넷에 질 좋은 도면이 많기 때문에 이를 참조하여 패널라인도 일부 추가해주었다.
이번 제작에 참고한 도면은 다음의 사이트에서 구했다.
- Wings of Pegasus : 일본 사이트. ‘공부하는 모델링’의 극한을 보여준다. 팬톰의 경우, 롱노즈와 숏노즈 버전이 단순히 기수 길이만 다른 것이 아니라 기수의 프로파일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이 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 BlueprintBox.com : 자동차, 항공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의 선화(線畵)와 도면이 올라와 있다. 모두 무료다.

이번 리베팅에는 0.3mm 핀바이스 드릴을 써봤다. 3색 위장무늬가 들어가 전반적인 색감이 어두워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리벳들이 좀더 강하고 진한 느낌을 주기를 원했다. 별매품 이식 등 조립과정에 지워진 리벳들을 되살리는 것 뿐만 아니라, 도면을 참고하여 많은 수의 새로운 리벳을 추가해주었다.

수평미익의 금속판 부분은 부품의 두께가 얇고 간격이 촘촘하기 때문에 리베팅 작업이 쉽지 않다. 연휴가 아니었으면 작업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기수 하면의 보조공기흡입구 부품은 앞이 꽉 막혀있다. 핀바이스 드릴과 디자인 나이프를 사용하여 열어줬다.

동체 상면에 비하여 동체 하면과 날개는 상대적으로 리벳을 덜 찍었다. 잘 보이지도 않는 곳이니까 뭐…
키트 설명서에서는 하면에 달린 여러 페어링(안테나인 것 같다)을 죄다 잘라내라고 돼있는데… 그건 키트에서 재현하는 기체들이 F-4E 최후기형들이어서 그렇다. 내가 만들려는 버전은 TISEO나 블레이드형 안테나가 없는 70년대 말~80년대 초반의 버전(초기 후기형…이라고 해야할까?)이므로, 실기 사진들을 참고하여 무엇을 남겨놔야할지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아이고… 드디어 힘들었던 조립단계가 다 끝났다. 별매 콕피트와 Seamless Intake가 키트와의 Fit이 좋지 않아 슬럼프에 빠져 한동안 작업을 중단했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어렵사리 작업을 재개한 뒤에도, 리스크라이빙과 리베팅을 거의 새로 작업해야 했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사실, 나는 리스크라이빙과 리베팅 작업이 싫어서, 발매된지 오래된 키트를 사모으곤 했다. 오래된, 즉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키트일수록 패널라인과 리벳자국이 선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작업이 투입한 키트도 역시 그런 목적으로 구입한 오래된 키트였다. 그런데, 그런 의도와는 상관 없이 이번에도 패널라인과 리벳 작업에 진을 빼고 나니, 굳이 일부러 오래된 키트를 구할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키트 구하겠다고 괜히 MMZ 장터나 일본 야후! 옥션을 기웃거리지 말고, 키트가 필요하면 그때그때 구하기 쉬운 거 구하는 게 속 편하고 돈 아끼는 길이겠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