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되었다고 해서 금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모형작업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 바빴던 한 주를 보내며 재충전을 하기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면서, 일요일 오후까지 미적대는 것이 보통이다. 더구나, 팬톰의 3색 위장이라는 까다로운 작업을 해야한다면 더더욱 작업대에 앉기가 싫어진다. 이번에도 겨우 일요일 오후 늦게가 되어서야 게으른 몸을 일으켜 작업대에 앉았다. 2019년 10월 13일 일요일 오후 4:30부터 다음날 새벽 12:30시까지의 결과물이다.
많이 알려진대로, SEA 3색 위장은 GSI래커 H310(갈색), H303(녹색), H309(진녹색)의 조합이다. 밝은색을 먼저 칠하고 어두운 색을 올리는 것이 정석이기 때문에, 에어브러싱할 때도 이 순서대로 올려야 위화감이 없다.
가장 먼저 칠하는 H310(갈색)을 제외하고, H303(녹색)과 H309(진녹색)을 칠할 때는 1/48 하세가와 키트(#09383) 설명서를 확대복사한 것으로 지형(紙型)을 만들어 사용했다. 말은 쉽지만 자잘한 ‘쪼가리’들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더구나, 설명서의 위장무늬는 3면도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막상 상면과 측면으로 이어지는 위장무늬를 이어붙였을 때 매끄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작업에 집중하느라 중간과정 사진이 많이 생략되었는데, 거의 작업이 끝날 때 쯤 간신히 작업사진을 하나 남겨보았다)
블루택을 써서 지형을 모형 표면에 잘 고정시켜준 뒤에는, (바탕에 검정서페이서가 칠해진 것을 이용하여) 점묘법으로 얼룩덜룩한 무늬를 그려주며 색을 채워나간다. 다만, 이번 작업은 어디까지나 기초적인 3색을 올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명암넣기는 하지 않았다.
기본 3색을 모두 올린 모습. 일부 위장무늬 패턴이 잘못된 부분도 보이고, 지형 너머로 색이 잘못 들어간 부분도 보이고(에어브러시의 침투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이래저래 수정할 곳들이 보인다. 이러한 trimming 작업과, 명암 등 추가적인 표현은 다음 단계에서 시도하기로 했다. (월요일 새벽 1시까지 작업하느라 출근해서 무척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