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을 앞두고 몇가지 미진했던 부분들을 손봤다.
사출좌석에는 페이스 커튼 핸들처럼 노랑-검정배색(일본에서는 ‘호랑이 무늬’라고 한다더라)의 취급주의 핸들/레버들이 있다. 1/72 스케일쯤 되면 이걸 칠하기 매우 귀찮아지므로, Eduard의 칼라에치 별매품인 #73611 MB Ejection Seat Handles를 사용했다.
사출좌석 1개에 3개의 부품이 붙는데 크기가 깨알만큼 작다. 자칫하면 휙~ 날아가 사라져버리므로, 가공(2개는 접어야 한다)이나 접착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완성된 모습. 에치부품의 한계로 양감(量感; 볼륨감)은 기대할 수 없지만, 1/72 스케일에서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제작시간을 절약해주니 더 낫다.
당초에는 동체에 붙는 무장 파일런에 접착핀을 박지 않았다. 이미 AIM-9, Mk.82 폭탄을 붙이면서 접착핀을 지겹도록 박아댔기 때문에, 파일런은 그냥 ‘칼로 페인트 피막 벗겨내고 수지접착제로 붙이지 뭐…’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던 것이다. 하지만 완성을 앞두고, ‘옹골차게 붙여서 완성도를 높이자’는 생각이 들어 파일런, 연료탱크, AIM-7까지 모조리 접착핀을 박아주었다. 지름 0.4mm의 곤충핀 1호를 사용.
노즈기어 커버 겸 택싱라이트 부품은 접착부위가 매우 허술하다. 몇번의 고민 끝에 동체와 맞닿는 부위에 곤충핀을 박아 접착강도를 확보해주기로 했다. 이 ‘동체와 맞닿는 부위’로 선정된 곳은 다름아닌 안테나. 실물보다 훨씬 두껍게 사출된 덕택에 안테나 단면에 0.3mm 곤충핀을 박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모든 ‘덩어리’들이 완성되었다. 다음과 같이 코팅해서 ‘덩어리 조립’을 준비한다.
- 거즈수건, 화장솜 등에 따뜻한 물을 묻혀 모형 표면을 닦아낸다. 데칼을 붙이며 남은 접착제 등을 닦아내기 위해서다.
- 래커시너를 표면에 뿌려 들뜬 데칼들을 다시한번 정착시킨다.
- 덜코트(Dullcote)로 무광코팅한다. 데칼 단차를 최대한 잡아주기 위한 목적이다.
- 파스텔, 피그먼트 등 ‘가루’ 계열 재료를 사용하여 웨더링. 무광표면의 특징을 이용하는 것이다.
- 반광택 수퍼클리어로 코팅한다.
- 유화물감, 또는 에나멜 계열 재료를 사용하여 웨더링한다.
- 다시한번 반광택 수퍼클리어로 코팅.
- 기체나 연료탱크 하면, 워크웨이 등 무광택이어야 하는 곳을 부분적으로 덜코트로 코팅한다.
위에 튜토리얼처럼 길게 써놓긴 했지만, 이번에는 웨더링을 간단하게 처리해버렸다. 타미야 패널라인 악센트 컬러(에나멜 계열이다)과 면봉을 사용, 누유(漏油), 기류(氣流) 자국을 표현한 뒤 지워주는 정도로 끝냈다.
캐노피 레일의 파일럿 이름은 앞서 소개한 Microscale의 #AC72-0047 데칼을 사용했다. 그런데, 수퍼클리어를 에어브러싱하다가 하나가 휙~ 날아가버리는 돌발사태가 발생! 덜코트까지 마쳤기에 잘 붙은 줄 알았더니… 부랴부랴 #AC72-0047 데칼의 구판이라 할 수 있는 Superscale #72-372 데칼에서 해당 파일럿 이름을 잘라붙여 해결했다.
어쨌거나, 캐노피 같은 투명부품의 마스킹을 떼어내는 것은 정말 완성 직전 단계에서나 가능하다. 이중마스킹이 성공인지 실패인지 드러나는 것도 결국 이때가 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번에는 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 간혹 군데군데 뜯어먹힌 캐노피 실링 자리는 면상필(面相筆)로 조심조심 그려주면 된다.
모든 덩어리들까지 조립한 모습. 완성이다! 온갖 우여곡절을 거쳐 10개월만에 끝을 봐서 시원섭섭하다. 빨리 완성작 포스팅을 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