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끝에 위장무늬 패턴을 완성했음에도, 정작 그 위장색들을 어떤 색으로 칠해야하는지 고민이 컸다. 결국 ‘갖고 있는 래커들을 모두 칼라칩으로 만들어 비교해보자!’는 무식한 생각으로, 133개의 칼라칩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칼라칩을 만든 후에도 칼라칩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연구를 열심히 하기도 했다.
하지만, 칼라칩을 만들게 된 시발점은 어디까지나 지금 제작 중인 MiG-23MLD의 색상 선택 때문. 원래대로 돌아가 MiG-23MLD의 위장색을 결정할 시점이 왔다.
이미 MiG-23MLD 프로젝트를 착수할 때부터, MS Excel을 써서 4색 위장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정리, 취합하고 있었다. 이 작업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는 느낌이어서, 몸으로 부딪혀보자는 심정으로 칼라칩을 만든 것인데… 칼라칩과 실기사진(동독주둔 소련군 제833비행대의 Red 06번 기체)을 참조하여 결국 오늘 결론을 냈다.
- 짙은녹색 : (기본) C15 IJN 暗綠色 (나카지마) / (명암) C302, C18
- 연한녹색 : (기본) C364 Aircraft Gray Green / (명암) C312, C56
- 짙은갈색 : (기본) C42 Mahogany / (명암) C520(또는 C526), C522
- 연한갈색 : (기본) C528 IDF Gray 1 / (명암) C321, C529
- 레이돔 : C365 Gloss Sea Blue FS15042
- 하면 : (기본) C118 RLM78 Light Blue / (명암) C117, C115
- 공대공미사일 파일런 : C73 Aircraft Gray
- R-73용 APU-73 런처 : C36 RLM74 Gray Green
- 수직미익 윙팁, 벤트럴핀 팁 : C513 Dunkelgrau
실기사진을 보고 칼라칩과 일일히 대조해가며 가장 가까운 색깔을 택한 것이므로 FS칼라 뿐만 아니라 AFV칼라, 2차대전기 칼라 등 이런저런 것들이 섞여있다. (IDF 시나이그레이까지…) FS번호에 맞춰 페인트를 선택하던 기존의 내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인데, 색상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상 마땅한 대안도 없지 싶다.
어쨌든 색깔 고민은 이쯤 할까 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조립에 착수할텐데, 조립이 끝난 뒤 이번에 선택한 색깔들을 올리고 나면 서로 잘 어울려서 ‘예쁘게’ 보였으면 좋겠다. ‘모형은 예뻐야 한다’는 이대영 선생의 지론, 나 역시도 100% 공감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