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23MLD #11 – 각종 센서류의 제작

요즘 제트기들은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냉전시대의 3-4세대 전투기들은 기체 전면에 이런저런 센서들이 많다. 1/72 스케일에서는 너무 작아서 생략하는 것이 보통인데, MiG-23에서는 은근히 기체의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인지라 포기할 수 없었다.


1. 스태틱 디스차저

MiG-23의 스태틱 디스차저(Static Discharger; 정전기 방전침)은 그 수가 많지 않다. 주익과 수평미익, 수직미익 끝단에 1개씩 달려있는 것이 전부다. 곤충핀 00호(지름 0.3mm)를 이용하여 재현해보았다. MiG-23의 스태틱 디스차저는 끝단이 뭉툭한 모양인데, 곤충핀을 머리쪽으로 하여 붙여주면 비슷해진다. (정작 주익 끝단의 항법등(Navigation Light)은 생략해버렸다…)


2. 동체 상면의 돌기

4+ Publications의 MiG-23 자료집을 보다가, 동체 상면에 정체불명의 돌기를 발견했다. 천하의 R. V. Aircraft 키트도 이건 빼놓았구나 싶어 플라스틱판으로 디테일을 추가.

왼쪽의 네모난 돌기는 무슨 배출구(?)처럼 보이는지라 ㄷ자형으로 가공하여 붙여준다고 고생을 좀 했는데, 붙여놓고나니 가공한 흔적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쉽다. 오른쪽의 타원형 돌기는 부드럽게 솟아오른 모양이어서 플라스틱판을 붙인 뒤 고운 사포로 살살 갈아줬다.


3. A-031 전파 고도계 안테나

전파 고도계(Radio Altimeter)는 비행기 하면(下面)에 장착되어 전파를 쏴 지상으로부터의 절대고도를 측정하는 레이더라고 한다. MiG-23 초기형에서는 T자형 안테나(RV-4)가 쓰였지만, MiG-23ML 이후로는 고구마형(?)의 A-031 안테나로 바뀌었다. 장착위치도 왼쪽 공기흡입구 아래에서 MiG-23ML 이후 동체 하면 뒷쪽으로 이동했다.

안타깝게도 R. V. Aircraft 키트는 MiG-23M/MF형 위주로 설계가 되어있어 이 A-031 전파 고도계 안테나가 재현돼있지 않다. 이에 반해, Zvezda(Italeri) MiG-23MLD 키트는 ML/MLD형이 기본이므로, 동체에 이 안테나가 아예 몰드돼있다. 무시하고 그냥 갈까 자작을 해볼까 고민하다가, Zvezda 키트에서 따다 쓸 부품도 있고 자작하기에도 모양이 애매하고 해서 모형점에 가서 Zvezda 키트를 하나 조달했다. 멀쩡한 키트에서 저 부분만 잘라내서 이식한 셈이다. 모양이 실물과 좀 다르긴 하지만, 없는 것보다 낫다 싶다. 사포로 모서리만 둥그스름하게 다듬어주고 Eduard #72238 에치를 붙여주는 정도로 끝냈다.


4. 센서 등 기수의 디테일업

Italeri(Zvezda) MiG-23ML 키트용으로 나온 Eduard #72238 에치를 이용하여 센서 등 기수를 디테일업 해주었다. 이 각도에서는 피치 베인(Pitch Vane), 피아식별(IFF) 안테나(MiG-23MLD에서는 블레이드형으로 교체), AOA베인(AOA Vane) 등이 보인다. 모두 에치 뿌리까지 길게 자른 뒤, 동체에 깊게 심어주는 식으로 단단히 고정시켰다.

이 각도에서도 별로 다를 것은 없다. 다만, 윈드실드 오른편으로 보조 피토관 기부(基部)를 플라스틱판으로 만들어 붙여준 것이 보인다.

노즈기어 하우징 앞에는 적외선 센서가 붙는다. MiG-23MF의 것과 ML/MLD의 것이 모양이 각기 다른데(MF는 앞면이 2분할, ML/MLD는 3분할), 다행히 R. V. Aircraft 키트는 두 가지 타입을 다 제공하고 있다.

그 아래에 붙은 작은 블레이드형 안테나는 ML/MLD형에서 쓰이는 SO-69 트랜스폰더(SO-69 Transponder)다. (MiG-23MF에서 쓰던 SOD-57M 트랜스폰더는 주익 기부에 내장돼있었다고 한다)

레이돔 아래, 양쪽에 붙은 작은 공기흡입구(?)의 정체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에치를 ㄷ자로 접어서 붙이는 것인데, 순간접착제로 그냥 붙였다가는 뚝- 떨어져나가기 쉬우므로 안쪽에 플라스틱판을 조금 가공해붙여줌으로써 레이돔 표면에 단단히 붙을 수 있게 했다.

코딱지보다도 작은 에치부품들을 가공하고 붙이느라 눈도 아프고 고생을 많이 했지만, 다 붙여놓고나니 MiG-23의 기계적인 맛이 좀더 살아나는 것 같아 뿌듯하다.


5. 보조 피토관, ILS 안테나

사실 이게 본론인 것 같은데… MiG-23의 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들인 기수의 보조 피토관과 ILS 안테나를 좀더 신경써서 만들어봤다.

R. V. Aircraft 키트에는 보조 피토관과 ILS 안테나 부품이 안 들어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조 피토관 부품은 아예 안 들어있고, ILS 안테나(Instrument Landing System; 지상의 유도전파를 받아 기상상황과 상관 없이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는 얇고 작은 에치를 90도 구부려 붙이라고 돼있다. 이렇게 부실할 데가 있나!

보조 피토관이야 스테인리스 튜브나 곤충핀을 이용하면 되고, ILS 안테나는 R. V. Aircraft 키트 에치나 다른 에치에도 많이 들어있어 문제가 없지만, 이것들의 기부(基部)가 문제다. 자작을 해도 되지만, 단단히 붙이려면 아무래도 한 덩어리 부품인 것이 낫다.

리서치를 해보니, Zvezda(Italeri) MiG-23MLD 키트Academy MiG-23S 키트에 이 부품들이 들어있더라. 결국 모형점에 가서 이 키트들을 조달해서(MiG-23을 2대 만들 계획이므로 Zvezda, Academy 키트를 각각 구매…) 해당 부품들을 떼어낸 뒤, 곤충핀, 에치와 결합했다.

보조 피토관은 곤충핀을 끝단을 조금 가공하여 붙였다. ILS 안테나는 R. V. Aircraft의 에치를 기본으로(Eduard #72238 등 다른 에치들은 크기가 크다) 하되, 0.3mm 플라스틱봉을 반으로 쪼갠 것을 에치에 붙여 환재(丸材)로 만들고, 끝단 등을 사포로 다듬어 모양을 잡아주었다. 그 다음에는 스테인리스 튜브로 이어 길게 만들어줬다.

수직미익에도 ILS 안테나가 붙는다. 다만, 여기는 길게 만들어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스테인리스 튜브 작업은 생략이다. 수직미익 파트의 접착부위에 칼로 (-)자로 자리를 내고 그 자리에 에치를 꽂아주면 된다.

디테일해보이지만, 수직미익의 센서류는 사실 이것보다 더 복잡하다. 스태틱 디스차저, ILS 안테나, ECM 안테나(에치를 붙였다) 외에는 모두 생략했다.


6. 온도/압력 프로브

MiG-23의 온도/압력 프로브는 R. V. Aircraft 키트의 에치부품을 이용하는데, 실물 프로브는 막대기 형태이므로 납작한 에치 부품을 그대로 쓰기에는 성이 차지 않는다. 0.3mm 플라스틱봉과 0.4mm 플라스틱봉을 세로로 쪼개거나(…) 날카로운 P커터로 깊은 홈을 낸 다음(…) 에치를 심어봤다.

MiG-23의 온도/압력 프로브는 공기흡입구 아래에 붙는데, 초기형(MF 등)과 후기형(ML/MLD)가 갯수, 위치에 다소 차이가 있다. 자료집을 참고하여 MLD(ML)형에 맞게 붙여주었다.


7. 캐노피의 디테일업

캐노피는 안쪽에 별다른 몰드가 없다. 잠금장치는 Eduard #72238 에치를 이용했고, 나머지 디테일업은 플라스틱판을 이용하여 살짝만 표현해주었다.

취향대로 캐노피는 열린 상태로 고정할 것이므로, 곤충핀 3호(지름 0.5mm)를 써서 액츄에이터를 만들어주었다. 열리는 각도 역시 4+ Publications의 MiG-23 자료집을 보고 맞춰주었다.

2 comments

    1. 1/72 맞습니다… 색칠하는 게 귀찮아서 조립단계에서 자꾸 꼼지락 대다보니 이렇게 돼버렸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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