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23MLD #12 – 랜딩기어(수정), 노즈기어

조립도 거의 마지막이다. 주중에 휴일(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이 있으니 제작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1. 랜딩기어 (수정)

이제까지 조립 안한 부품이 없는지 스프루(런너)를 한 번 점검해봤다. 이전에 랜딩기어를 만들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랜딩기어 부품이 한 벌 남더라. 설명서에 선택식 부품이라고만 돼있지 별다른 설명이 없고 모양에도 큰 차이가 없어 그때도 큰 고민 없이 그냥 둘 중 하나를 택해 조립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좀 찬찬히 뜯어봤다.

왼쪽이 이전에 조립했던 부품, 오른쪽에 남은 부품. 가만히 보니, 두 부품의 구부려진 각도가 다르다. 뭔가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어 4+ Publications의 MiG-23 자료집을 살펴봤더니… 주기(駐機) 상태에서 초기형(M/MS/MF)과 후기형(ML/MLD)의 앉은뱅이 각도가 다르다!! 초기형이 더 주저앉은 형태이고, 후기형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엉덩이를 든) 모양이다. 즉, 왼쪽 부품은 초기형용이고, 오른쪽 부품은 후기형용인 셈. (아니, 이런 건 설명서에 표시를 좀 해줘야지…)

결국, 잘 만들어둔 랜딩기어를 처음부터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 아, 귀찮다…

휠은 우크라이나 Armory에서 나온 #AR AW72016 MiG-23ML/MLA/MLD/P(late)/UM wheels set를 사용했다. 이 회사 제품들은 품질이 왔다갔다 하는데, 다행히 이 제품의 품질은 나쁘지 않게 쓸 수 있는 수준이다. (3D 렌더링 사진으로는 타이어의 몰드가 또렷하지만, 실물은 그렇게까지 잘 나오진 않았다)

MiG-23 계열의 랜딩기어는 복잡하게 꺾여서 모형으로 재현하기도, 조립하기도 매우 까다롭다. R. V. Aircraft 키트는 많은 에치부품을 사용하여 그 복잡한 유압기구들을 나름대로 열심히 재현하려 했는데, 노력은 가상하지만 제대로 붙이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Zvezda MiG-23MLD 키트 부품에 Eduard #72238 에치를 조금 가미해주는 편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랜딩기어에 관해서는 R. V. Aircraft 키트부품보다 Zvezda/Italeri/Bilek 키트부품의 형상이 더 낫다)

어쨌거나 R. V. Aircraft 키트를 쓰기로 했다. 깨알처럼 작은(그리고 양감(量感)도 느껴지지 않는) 에치부품은 모두 포기하고 플라스틱 부품으로만 끝을 보기로 했고, 그 결과물이 위의 사진이다. 랜딩기어 스트럿, 휠, 랜딩기어 하우징 커버 2개 등인데, 모두 곤충핀을 이용해 서로 단단히 붙을 수 있게 해줬다.

조립하면 이런 모습. 실물과 비교하면 말할 것도 없고, Zvezda/Italeri/Bilek 키트부품보다도 더 엉성해보이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하면(下面)에 잘 공들이지 않는 나로서는 이 정도로 타협을 보기로 했다.


2. 노즈기어

노즈기어는 3개의 부품이 겹쳐 붙는다. 조립의 편의성을 위해 아예 한 덩어리로 만들어버릴 생각이다.

그러나, 부품 3개가 서로 Fit이 잘 맞지 않는 것이 문제다. 특히 뒤로 길게 뻗는 유압파이프(노즈기어 스트럿을 하우징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인 것 같다)는 노즈기어 스트럿에 붙는 각도나 길이가 영 엉터리여서 그대로 붙일 수 없다. 2개의 부품으로 잘라낸 뒤 각도와 길이를 조정해서 다시 붙여줬다.

모든 결합부위에는 곤충핀을 박아 접착강도를 확보해주었다. 특히 레진제 휠이 붙는 휠 축(軸)은 사무용 클립(지름 1mm)으로 교체해주었다. 기존 부품의 휠 축은 플라스틱인데다 모양도 테이퍼(Taper; 원뿔) 형상이기 때문이다.

가조립해본 모습. 3개 부품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놓으니 여러모로 편리하다.


3. 조립상태 점검

랜딩기어 수정품, 노즈기어 조립품을 최종적으로 세팅하고 세워본 모습. 초기형 랜딩기어 부품을 썼을 때보다 확실히 자세가 높아졌다.

이것으로 조립은 모두 끝났는데… 내 생각대로 하지 못한 것이 딱 하나 있어 조립단계를 좀더 연장해야할지 고민이다. 바로 핀바이스 드릴을 이용한 리베팅.

이미 사포질 등으로 리벳이 많이 지워진 동체 상면은 철필로 한 번씩 더 찍어주긴 했지만, 리베팅에 관한 한 내 취향은 철필보다 드릴이다. 무수히 많은 리벳 자국들을 하나하나 리베팅해줄까 싶어 PCB 마이크로 드릴을 eBay에서 해외주문한지도 벌써 한 달째인데, 아직까지도 도착하지 않았다. (보통 2주 정도면 다 왔다) 예상배송일이 4월말이던데…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나, 아니면 이번 주말에 서페이서를 올려서 색칠단계로 옮겨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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