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에어브러시 사용 근황

이건 장마가 아니라 기상이변이라 해야 맞다. 벌써 며칠째 비가 오는 건지… 이런 날씨라면 색칠하기도 여의치 않다. 날씨를 핑계 삼아, 지난번 리뷰 이후 새롭게 진용을 갖춘 나의 에어브러시와 관련 공구/장비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올해 초, GSI(군제), 이와타(Iwata) 에어브러시 등을 비교하는 리뷰를 올린 바 있다. 20년 가까이 써오던 Richpen Apollo 113C를 떠나보내고 새 주력 에어브러시로 이와타 HP-CH를 선택했는데, 1대만 두고 쓰기가 외로운(?) 것 같아 보조용으로 다른 에어브러시를 몇 자루 더 구입했다. 반년 사이에 에어브러시가 총 5개가 된 셈이다.

전자저울(측정단위 0.1g)로 무게를 재면서, 각각의 특징/용도를 소개해보려 한다.


1. 에어브러시 5종

  • Iwata / HP-CH / 노즐구경 0.3mm / 무게 111.8g (저번에는 111.9g이더니?)
  • (용도) 주력 에어브러시
  • (촌평) 노즐 아래에 달린 MAC(Micro Air Control) 밸브로 에어배출량 조절 가능
  • Iwata / HP-CP / 노즐구경 0.3mm / 무게 108.9g (HP-CH에 달린 MAC 무게가 3g 정도인 셈)
  • (용도) 보조 에어브러시로 사용할 예정
  • (촌평) 기존에 쓰던 Richpen 3호보다 무거운데, 꽁무니(?)의 니들 조절기 때문인 것 같다.
  • Sparmax / MAX-3 / 노즐구경 0.3mm / 무게 112.5g (무겁네?)
  • (용도) 금속색 전용 에어브러시로 사용할 예정
  • (촌평) 싼 맛에 막 쓰려고 사둔 것이지만, 대만 Sparmax 브랜드니까 기본은 할 것 같다. 다만, 기본적인 형태임에도, 이와타 에어브러시 2종보다 더 무겁다는 게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
  • Wave(중국) / A-900 / 노즐구경 0.35_0.5_0.7mm (교환식) / 무게 193.6g
  • (용도) 칼라칩 제작, 프라이머 색칠 등 넓은 면적 색칠용
  • (촌평) 일본 Wave는 아니고, 이름만 같은 중국제(설마 대만제?) 에어브러시. 예전에 썼던 Tamiya #74540 Spray-Work HG Trigger-Type Airbrush(노즐구경 0.3mm)와는 달리, 이 제품은 0.35 / 0.5 / 0.7mm 등 3가지로 노즐을 교체해서 쓸 수 있다. 0.5mm를 기본으로 세팅해서 사용할 예정.
  • GSI Creos / Mr. Airbrush Custom 0.18 (PS-770) / 노즐구경 0.18mm / 무게 109.9g
  • (용도) 정밀작업에 사용할 예정
  • (촌평) 필요할 때만 꺼내 쓸 예정 (무슨 소리인지는 아래에…)

2. 이와타 에어브러시 전용공구 (#CL-500)

이와타 에어브러시를 주력으로 사용하게 되어 그런지, 전용공구에도 관심이 가더라. “직장인에게 시간이 없지, 돈이 없냐”라는 말을 인터넷에서 봤는데, 그런 마인드로 시원하게 질러봤다. (국내 소매가가 보통 15만원선이긴 한데… 인터넷을 잘 뒤져보면 10만원대 초반에 구할 수도 있다)

지퍼로 된 가방(?)을 열면 좌, 우에 고정용 고리(?)가 많이 붙어있다. 기본공구인 렌치, 드라이버, 플라이어 등을 적절히 끼워서 보관한다. 제품 홍보자료를 보면, 고정용 고리에 여분의 에어브러시들도 끼울 수 있다고 돼있다.

에어브러시 니들 튜브를 끼워서 보관해도 된다. 내 경우, Wave A-900의 교체용 니들(지금은 0.35mm와 0.7mm), 일반적인 0.3mm 니들을 보관하고 있다.

중앙의 파우치는 벨크로로 돼있어 탈착이 가능하다. 파우치 안에는 에어브러시 정비를 위한 각종 렌치, 그리스, 노즐 수리 키트를 지퍼백에 담아 넣어두었다.

주로 사용하는 공구는 이 3가지다. 좌로부터 플라이어(Soft Jaw Pliers), 에어밸브 가이드 렌치(Air Valve Guide Wrench), 니들 패킹 스크류 드라이버(Needle Packing Screw Driver)다. 노즐 렌치(Nozzle Wrench)는 사용빈도가 적은 것 같다.

플라이어와 에어밸브 가이드 렌치의 용례. 에어브러시 하단에 있는 에어밸브(에어호스와 결속되는 부분)를 분리할 때 사용한다. 전용공구가 없어도 되지만, 전용공구가 있으면 훨씬 편하고 더 폼이 난다. (???)


3. 에어브러시 스탠드

5자루의 에어브러시 중, 사용빈도가 높은(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4개의 에어브러시를 베란다 작업실에 상시 세팅해보았다. 0.18mm 에어브러시는 Smoke Ring 위장무늬 등 섬세한 작업이 요구될 때만 동원할 예정이다. (하도 귀하신 몸이라…)

지금 만들고 있는 MiG-23MLD의 (상면) 위장이 총 4개의 색깔로 이루어져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1개는 금속색 전용이라며??)

예전에 이와타 Universal Airbrush Holder(#AH400)와 타미야 Spray-Work Airbrush Stand III(#74564)의 비교리뷰를 포스팅한 적이 있다. 리뷰 작성 후, 타미야 제품을 선택하고 이와타 제품을 중고시장에 처분한 적이 있는데, 두 제품이 각각 일장일단이 있어서인지 영 후회가 되더라. 결국 해외구매로 이와타 에어브러시 홀더를 하나 더 구입해서 두 제품을 다 사용하기로 했다. (에어브러시를 상시 4자루로 세팅한 또 하나의 이유가 이것이다)

에어브러시 사용패턴과 작업대 공간을 고려했을 때, 이와타 홀더를 가까운 쪽에 세팅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 앉은 자리에서 봤을 때 시커멓고(…) 폭이 넓은 이와타 홀더(클램프)가 바로 보이는 게 싫더라. 행거는 이와타 것을, 클램프는 타미야 것으로 바꿔서 세팅해보았다. 어차피 두 제품은 비슷한 제품이어서 이렇게 바꿔 달아도 문제가 없다.

스탠드끼리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홀더의 높이도 다르게 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 갖고 놀던 나무블록 몇개를 고임목으로 썼다.

이와타 홀더는 중심에서 뻗어나가는 식이고, 타미야 스탠드는 180도를 이루며 양 옆으로 펼쳐지는 식이어서 각도 잡기가 애매하다. 나처럼 90도로 배치하려면 위치잡기가 더 어려워진다. 높낮이를 다르게 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주력 에어브러시인 이와타 HP-CH와 HP-CP를 세팅한 모습. MAC밸브가 달려있는 HP-CH를 주력으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래가 뚫린(?) 이와타 홀더를 써야한다. 스프레이 부스 바로 옆에 이와타 홀더를 세팅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Sparmax 에어브러시와 Wave A-900 에어브러시는 MAC밸브가 없는 단순한 형태이므로 타미야 스탠드에 잘 거치된다. 특히, A-900 에어브러시는 트리거 타입임에도 흔들림 없이 잘 고정된다.

행거의 각도와 스탠드의 위치를 달리함으로써, 4대의 에어브러시가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동시에 잘 거치될 수 있다.


4. 동시 사용

에어브러시 호스는 3개만 연결했다. 일반적인 1.5m 호스를 잘라 2개로 만들었고, 미라지콤프(오공콤프)를 사용할 때 썼던 1m 짜리 (굵은) 호스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콤프레서는 네이버 냉장고 자작콤프레서 만들기 카페의 ‘백곰푸’님께 제작을 의뢰드려 만든 자작품(이른바 ‘냉콤’)이다. 힘도 좋고, 맥동도 없어 좋다. 3-Way 분배기를 세팅해서 최대 3대의 에어브러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에어호스 3개 중 2개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원래 1.5m 였던 것을 (중간을 잘라) 2개로 만든 것이다. 잘라낸 쪽은 호스 커넥터와 집게 밴드를 써서 마감해준다.

  • 호스 커넥터 : 1/8인치 사이즈의 Sparmax 것이 무난하다.
  • 집게 밴드 : 스프링 밴드라고도 한다. 인터넷에서 파는 대만제 에어브러시 호스에는 내경 7.5mm 정도가 적당하다. (내경 6mm 제품은 너무 작은 것 같다)

에어브러시 에어밸브쪽에는 수분필터(알루미늄 바디)원터치 퀵카플러를 달았다. 에어브러시를 휘두를 때(?) 너무 무거우면 불편하므로, 수분필터는 알루미늄 바디 제품을 써서 경량화를 꾀했다. 퀵카플러는 수분필터(와 호스) 3개를 그때그때 옮겨가며 쓰기 위해서 달았다. 요즘처럼 습도가 높은 날은 수분필터를 달아도 물을 뱉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작업 도중 3개의 수분필터를 돌려가며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베란다 작업실 한쪽에 쌓아둔 에어브러시 관련 용품 상자들. 아주 배가 부르다. (특히나, 노란색의 iwata 마크… 저게 다 얼마어치냐…)

한 번에 여러 대의 에어브러시를 돌리시는 분들을 보며 항상 부러웠다. 일단 ‘장비/공구’ 자체가 주는 아우라(뽀대?)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만, 작업효율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에어브러시 1대로 위장무늬 칠하려면 보통 번잡스러운 게 아니다. 삑사리(?)라도 한번 나면 정말…) 나도 이제는 ‘에어브러시 부자’가 됐으니, 작업효율도 팍팍 올라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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