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도 거의 끝나간다. 양가 모두 서울, 그것도 지척이어서 연휴기간 중 양가를 다녀와도 작업에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 큰 복이다.
이렇게 작업시간이 길게 확보될 때에는, 에어브러싱에 집중하기가 좋다. 4색의 복잡한 위장무늬는 다 마쳤지만, 부분적으로 다른 색이 올라가야 할 곳들도 에어브러시로 처리하기로 하고, 꼼꼼히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다.
1. 수평미익 기부(基部)
수평미익 기부, 테일러론(taileron) 뒷쪽은 색칠되지 않은 맨 금속(bare metal) 그대로이다. GSI크레오스 래커 SM05 Super Titanium으로 칠했다. (이 색은 현재 SM205 Super Titanium 2로 단품 발매되어 있다)
2. 스파인과 윙 글로브 안테나
스파인에는 사각형의 ADF(Automatic Direction Finder; 자동방향탐지장치) 안테나가, 윙 글로브에는 L006 안테나(앞쪽)와 SR-30 피아식별 안테나(뒷쪽)가 수납된다. ADF 안테나와 L006 안테나는 모양이 단순해서 별 문제가 없지만, SR-30 안테나는 물방울 형태라 마스킹이 조금 까다롭다. 원형 금속템플릿을 이용해 잘게 자른 마스킹 테이프를 꼼꼼히 붙여주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
- ADF 안테나 (스파인) : GSI크레오스 C513 Dunkelgrau
- L006 안테나, SR-30 피아식별 안테나 (윙 글로브) : GSI크레오스 C365 FS15042
3. 윙 루트 뒷단
윙 루트 뒷단은 가늘게 검은색으로 칠해져있다. 실기사진을 보면 재질이 좀 달라 보이는데, 가변익이 맞닿는 부분인만큼, 금속이 아니라 고무 같은 재질의 실링이 아닐까 싶다. R. V. Aircraft 키트는 이것도 패널라인으로 새겨져있기 때문에, 마스킹하기 매우 편하다.
4. GSh-23 기관포
MiG-23 하면(下面)의 매력포인트는 바로 이 GSh-23 트윈배럴 기관포다. 그래서 조립시에도 참 공을 많이 들였는데, 색칠 또한 대충 넘어갈 순 없었다.
실기사진을 보면 머즐 브레이크쪽 패널에 맨 금속(bare metal)이 그대로 노출된 경우가 많다. (맨 금속상태가 노즈기어 도어 중간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기관포 발사로 생기는 그을음을 잘 닦아내기 위해 페인트를 칠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모형에서는 거꾸로 하면(下面) 기본색을 칠한 뒤 금속색을 칠해주면 된다. 여기서는 GSI크레오스 SM04 Super Stainless를 사용.
기관포 하우징도, 앞쪽 절반은 어두운 금속색인 경우가 많다. (기관포 정비의 편의를 위해 패널이 구분돼있는 건지?) 에치부품으로 재현한 귀(耳) 모양의 가스벤트 때문에 뒤늦게 마스킹하는 데 애로가 있긴 했지만, 붓자국 없이 깔끔하게 칠하고 싶어 어렵사리 마스킹을 하고 에어브러싱으로 금속색을 올렸다. 사용한 페인트는 SMP하우스의 038번 Steel.
5. 적외선 센서 앞 패널
자료에 따라 적외선 센서라고도 하고, 레이저 거리조준기라고도 하고…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MiG-23 기수 하면에는 무슨 장치(?)가 달려 있다. 조준광을 원활히 조사(照射)하기 위함인지, 앞쪽의 패널이 검정색으로 칠해져있다.
섬세하게 심어놓은 각종 쪼가리들(?)이 밀집돼있어, 보기보다 마스킹이 쉽지 않다. 역시 가늘게 자른 마스킹 테이프로 조심조심 붙이는 수밖에 없다. 색은 평범한 C033 무광검정을 사용.
이제 에어브러시로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이 끝났다. 먹선넣기, 데칼 붙이기, 웨더링 등의 순서가 남았는데, 조립 때부터 고생을 많이 한 작업이어서 그런지, 색칠 후(後)작업도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또 고민이 된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잘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