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4A VF-84 #7 – 작은 부품들

조립이 거의 끝난 것 같아도 키트 상자를 보면 작은 부품들이 남아있기 마련이다. 이런 자잘한 부품들까지 공을 들여야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미세먼지 많은 일요일, 센서, 도어, 휠 등 본체에 붙는 작은 부품들에 몇 시간을 투자해봤다.

1. 각종 센서류

어레스팅 후크와 기수의 센서류는 접착면이 작다. 드릴로 구멍을 내고 00호 곤충핀(지름 0.3mm)을 박아 접착강도를 확보해준다.

스파인의 안테나 역시 곤충핀으로 강도 보강.

에치 부품은 납작하고 양감(量感)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센서류는 가급적 키트 부품을 잘 가공해서 쓰는 것을 선호했는데… 자료집을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더라. 실물이 아주 납작한 톰캣의 기수 측면 센서들은 KA Models에서 제공한 에치를 쓰는 게 오히려 낫겠다 싶었다. 결국 곤충핀 다 박아둔 키트 부품 대신 에치 부품을 쓰기로 결정.

에치 부품은 키트 부품보다도 접착하기가 더 어렵다. 접착강도를 위해 에치판 기부(基部)를 남기고 잘라내주었다.

2. 랜딩기어 베이 도어

왜 F-14 톰캣 키트들은 다 하나같이 랜딩기어 베이 도어에 밀핀자국이 이렇게 커다랗게 찍혀있는지 모르겠다. 1960년대에 설계된 오래된 기체여서 그런지, 톰캣은 랜딩기어 베이 도어가 개수도 많고 내측 몰드도 복잡한데, 톰캣 키트는 다들 이 안쪽에 밀핀자국이 꽝꽝 찍혀있다. Fujimi 키트 역시 예외가 아니다.

눈감고 수정 없이 진행할 때도 있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별달리 디테일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이라도 조금 깔끔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나밖에 없는 친동생에게 가는 완성품인데 끝마무리 부족한 상태로 넘기고 싶지도 않았고.

내 경험상, 이처럼 평면에 찍힌 밀핀자국을 메우는 데는 광경화퍼티를 따라올 제품이 없다. 꿀을 바르듯(?) 적당량을 톡- 톡- 떨궈주고 경화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광경화퍼티는 촛농 비슷한 물성 때문에 모델링 작업에 주력으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어정쩡한 제품이다. 하지만, 경화가 빠르고 수축이 없어 ‘패인 곳을 꽉 채우는(충전(充塡)하는)’ 작업에는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물론, 광경화퍼티의 성질상, 채울 수 있는 최대 깊이는 2mm까지다. 2mm 깊이로 넓지 않게 패인 것이라면 밀핀자국 외에는 다른 게 잘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부품 수축을 메우는 것처럼 ‘부드럽게 덮는’ 작업에는 플라스틱 퍼티가 여전히 낫다. 랜딩기어 베이 도어 겉면의 수축을 잡아주면서 가변익 가동부 등 다른 부분도 마지막으로 평탄화 작업을 해줬다.

3. 메인 랜딩기어

제작기 #1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메인 랜딩기어 휠은 하세가와 키트 부품을 쓰기로 했다. Fujimi 키트에 든 휠 허브의 몰드가 하세가와 부품보다 더 낫기 때문에, 이를 하세가와의 타이어와 결합하는 방법도 생각해보았지만, 지름이 조금 달라 작업량이 늘어나게 된다. 그냥 하세가와 부품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다른 키트의 부품을 쓰기 때문에 랜딩기어 스트럿의 휠 축과 지름이 다르다. 버니어 캘리퍼스로 측정해본 Fujimi 키트 휠 축의 지름은 1.45mm. 공차를 감안하여 1.5mm 드릴로 하세가와 휠 부품을 좀더 넓혀주면 된다.

완성된 모습. 휠 허브가 좀 튀어나와 보이는 느낌은 있는데… 그냥 써도 될 것 같다. (예전에는 휠 허브 부품을 갈아내서 높이를 낮추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4. 노즈기어

잘 안 알려진 사실인데, 이번에 보니 노즈기어 타이어도 성형불량이다. 밀핀자국도 짜증나는데 여기도 성형불량이라니, 이것 참… 하지만 잘 안 보이는 안쪽이니 눈 감고 넘어간다. 광경화퍼티로 밀핀자국만 수정해주는 정도로 끝냈다.

키트 그대로 만들면 노즈기어 휠 사이가 너무 벌어져보인다. 휠 축을 조금 갈아내어 휠간의 거리를 좁혀주면 더 짜임새 있게(야무지게?) 보인다.


이로써 본체의 조립이 대부분 끝났다. 캐노피, 파일럿 등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건 본체와는 별도니까… 빨리 서페이서를 올리고 표면상태를 확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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