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4A VF-84 #8 – 수직미익 재작업

월요병에 시달리며 회사에서 끙끙대고 있는데, 갑자기 의뢰인, 즉 동생이 제작기를 보고 카톡을 보내왔다.

“수직미익 쫌만 더 벌려주면 안 될까요? ^^”

아… 고증 맞춘답시고 하세가와 키트의 극초기형 수직미익을 갖다 썼는데, 각도 때문인지 아무래도 톰캣 같지 않단다. 톰캣 실기(實機)사진까지 보내면서 좌우로 살짝 벌어진 수직미익을 재현해달란다. 의뢰인이 원하면 해줘야지 별 수 있나… (사실 나도 수직으로 꽂힌 수직미익의 각도가 좀 찜찜하기도 했고…) 결국, 그토록 가고 싶지 않았던 길, 즉 Fujimi 수직미익을 극초기형으로 개조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1. 수직미익 재작업

수직미익의 보강판 몰드를 끌(chisel)로 깎아낸다. 하세가와 Trytool #TT-9 Modeling Chisel 4을 사용하고 있는데, 폭 3mm의 평날의 절삭력이 아주 좋다. Fujimi 키트의 플라스틱 재질도 물러서 처음 걱정했던 것만큼 깎아내는 작업이 어렵지는 않다.

몰드를 깎아낸 뒤에는 1200, 1500번 사포로 표면을 정리해준다.

보강판은 한쪽면에 6각형 몰드 2개, 직사각형(정확히는 5각형) 몰드 1개가 붙는다. 실기사진 등을 참고하여 1/72 스케일로 도면을 그려보았는데, 워낙 작은 크기여서 이 크기 그대로 잘라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실루엣 포트레이트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위에 도면을 그려두긴 했지만, 실제로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잘라낸 뒤 끌과 디자인 나이프로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는/깎아내는” 식으로 모양을 만들어가는 편이 좋다. 자르는 작업을 하다가 잘못하면 부품이 휙~ 날아가버릴 수도 있으니, 폭 좁은 핀셋으로 잘 잡고 있어야 한다.

보강판은 가장 얇은 플라스틱판(두께 0.13mm)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완성된 모습. 가장 얇은 플라스틱판을 썼다 하더라도 보강판은 수직미익에 붙인 뒤 1500, 2000번 사포를 써서 더 얇게 갈아주면 더 실감이 높아진다.

보강판 외에도, 수직미익 끝단에 패널라인을 파고 동체 페어링과 접착강도를 높이기 위해 황동봉(지름 0.95mm)을 심는 작업을 해줬다.

아무래도 오리지널 부품을 쓰는 편이 더 자세가 잘 나온다. 이 정도면 의뢰인도 만족하겠지?

2. 캐노피 광(光) 내기

캐노피는 오메가(Ω)형 단면을 재현하기 위해 세로로 길게 파팅라인이 나있다. 이걸 없애주면서 광택작업을 했는데, 콤파운드 작업 없는 새로운 방식을 써봤다. 꽤 편하고 효과가 좋아 여기에 소개해본다.

  • 스펀지 사포로 파팅라인을 없애준다.
  • 더 고운 스펀지 사포를 써서 파팅라인 없어진 표면을 연마해준다.
  • 전동공구에 면(綿) 브러시를 물려 표면에 광택을 내준다.
  • 마지막으로 퓨처(Future) 코팅!

자, 이제는 더 이상 조립할 것은 없는 것 같다. 빨리 목욕시키고 서페이서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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