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만들기라는 것이, 한참 동안 거들떠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삘’을 받아 며칠간 내리 작업할 때도 있는 법이다. 오늘도 좀 그랬다. 자잘한 부품들의 색칠이 마무리 되고 본격적인 동체 색칠을 앞두고 있는데, 몇가지 준비가 필요했다.
의뢰인의 요청대로 주익의 슬랫(Slat)과 플랩(Flap)을 모두 내리기로 했다. 슬랫이 내려간 자리는 미해군 제식규정대로 빨간색을 칠하게 돼있는데, 색칠한 후에 접착할 것이므로 접착강도를 고려해야 한다. 주익에 붙어 삐죽 나온 6개의 가동부는 페인트 피막을 대충 사포로 갈아내면 되지만, 슬랫 안쪽은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내봤다.
우선, 슬랫을 주익 부품에 대고 가동부 자리를 따라 칼금을 낸다.
칼금을 낸 자리에 가늘게 자른(폭 1mm) 마스킹 테이프를 6개 붙여준다. 슬랫 안쪽에 빨간색을 뿌리더라도 마스킹 테이프가 붙은 곳에는 페인트가 묻지 않으므로 수지접착제를 써서 가동부와 슬랫을 접착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색칠한 부품끼리는 접착강도가 확 떨어진다)
마스킹 테이프 붙인 자리가 주익쪽 가동부와 일치하는지 재점검해본다. 큰 오차가 나지 않아 다행이다.
어제 재작업 했던 수직미익 끝단도 마스킹 해놓았다. 이 상태에서 유광검정색이 올라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