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 색칠을 시작했다. 그런데 고비가 참 많네…
우선, 유광검정색부터 올렸다. 캐노피 내측 프레임과 수직미익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체에 붙은 수직미익 기부도 함께 칠해봤는데, 칠하다보니 비버테일 연결부가 매끄럽게 처리되지 않은 게 눈에 거슬린다. ‘처음에 잘 하지, 이제 와서 무슨 단차수정인가…’ 한숨이 푹 나오기는 했지만, 눈에 들어온 이상 그냥 넘어가기는 어렵다. 녹인 퍼티를 발라뒀다.
수직미익 색칠은 쉽게 끝났지만, 아무래도 광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광택이 나지 않으면 졸리 로저스의 해골 데칼을 붙이다가 실버링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고운 스펀지 사포를 써서 뒤늦게나마 표면처리를 해줬다. 번쩍거리게 만들어줬으니 나중에 유광검정을 다시한번 올려봐야지.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를 써서 동체 하면과 가동익(可動翼) 부위를 칠해줬다. 말은 쉽지만 흰색을 올리는 것은 언제나 까다로운 일이다. 나는 에어브러시 컵에서 직접 페인트를 희석하는데, 이렇게 되면 페인트의 희석비가 항상 달라지게 되어 골치가 아프다. 흰색은 그러한 문제가 더 심하고.
결국, 농도조절 실패로 색칠면 곳곳에 반건조현상 등이 일어나게 됐다. (흰색을 칠하다 보면 자주 있는 일이다) 스펀지 사포, 전동공구 등을 이용해 표면정리와 세척을 병행해가며 색칠해주었다.
그럭저럭 흰색 페인트칠이 다 끝났다. F-14의 하면은 엔진 베이, 피닉스 미사일 팔레트 등 요철이 심하기 때문에 그만큼 색칠도 까다롭다. 하이비지 기체의 흰색 하면은 더더욱 그렇다. (5년 전에도 그랬는데…) 아주 고생했다.
동체 하면 색칠을 끝내고 전체적으로 스펀지 사포를 써서 표면정리를 해준 뒤, 세척을 시켜주려다가 사고가 났다. 별다른 보강재 이식 없이 키트 부품만으로 결합한 기수의 레이돔이 뚝… 하, 꼭 이렇게 사고가 난다니까…
늦었지만 레이돔과 기수 쪽에 에폭시퍼티를 가득 채우고 레이돔을 재접착했다. 레이돔과 기수의 단차를 메운 퍼티도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옹골차게 만들기’ 철학을 지키지 않고 쉽게쉽게 넘어가다보니 이런 일이 생기나보다. 곧바로 동체 상면에 걸 그레이(Gull Gray)를 칠하려던 계획은 며칠 미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