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soon…

직장인이 되고 나서 모형 만들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요새는 그게 더 심해진 것 같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져서일까, 토요일, 일요일 이틀 연이어 노는 것만으로는 좀체 모형 만들 시간을 내기가 어렵고 이번 추석처럼 3일 이상 연휴가 있어야만 마음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것 같다.

예전부터 붙잡고 있던 MiG-27K와 Bf 109E-3이다.

MiG-27K는 이전 완성작인 MiG-23MF와 같이 만들기 시작했던 놈으로서, 이번 연휴에 모든 세부조립을 끝내고 서페이서칠와 사포작업까지 완료해두었다. (다음부터는 색만 칠하면 된다!) 아이디어제 1:48 키트를 기본으로 Miku라는 회사의 MiG-23BN 개조세트를 이용했다. Kazan제 Kh-31 미사일, Tally Ho!제 KAB-500 폭탄, 자작한 ECM 포드 등이 덧붙여질 예정이다.

타미야제 Bf 109E-3는 이번 연휴에 콕피트 색칠을 모두 마치고 동체를 접착했다. 좀 쉬엄쉬엄 만들어야지 했는데 어느덧 색칠 직전까지 다 조립돼있더라.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퍼티를 한번도 안 썼다. 완전 레고 수준.

먼저 MiG-27K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예전 캐나다 밴쿠버에서 사온 Eduard의 초창기 에치상품인 MiG-23/27 에치세트를 써서 MiG-27에 공통되는 각종 안테나를 달아주었다. K형에만 쓰이는 일부 안테나는 에치판 여백이나 기존 키트의 남는 부품들을 활용했다.

동체 스파인과 동체 하면의 프로그레스 포드에 붙은 안테나도 자작. (뷰가 포드와 프로그레스 포드에 대해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동체 후미에도 Eduard 에치부품을 사용. (아마도 잔여연료 배출구가 아닐까?) 비행기 키트에 에치를 쓰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우직하게 한 번 공들여 붙여놓고 보니 의외로 효과가 괜찮지 싶다.

스피드 브레이크 작동부는 키트의 것이 워낙 두리뭉실하여 과감히 밀어내고 플라스틱판으로 자작해주었다. 단, 아래쪽 스피드 브레이크는 건드리지 않았다. (역시 귀차니즘…)

도면을 보면서 상판의 구조물을 약간씩 추가해주고 패널라인을 파주었다. 사실 이 키트, 패널라인 파기가 귀찮아 몇개월째 내버려두고 있던 것이라 이번에는 좀 성의 없이 팠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패널라인 파는 게 점점 귀찮아진다.

MiG-23 후기형과 MiG-27K에 붙는 동체 상판의 채프/플레어 디스펜서. 디스펜서 부품 자체는 MiG-23MF 만들 때 썼던 Kazan 인핸스먼트 키트에 있지만, 채프/플레어 발사구가 전혀 재현되어 있지 않아 모두 핀바이스로 구멍을 뚫어주었다. 이 구멍 수십개를 뚫은 사연에 대해서는 예전 제작기 참고.

이제부터는 Bf 109E-3다. 작은 기체이고 조립도 쉬웠지만 의외로 ‘돈’을 좀 발랐다. 예전에 Bf 109D를 만들 때 샀던 Ultracast제 Bf 109 초기형 시트가 하나 남아서 이번에도 썼다. (이건 돈 든 게 아니군)

계기판은 키트 부품에 키트 데칼을 붙여준 것. 키트 데칼은 ‘물에만 넣으면 와자작 깨진다’는 악명 높은 인비저클리어 데칼인데, 정기영님 홈에 썼듯이, 데칼 전체를 물에 적시지 말고 대지만 젖게 만들어서 슬라이드식으로 스르륵- 분리해내면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Let’s try~!

키트의 배기구 부품이 좀 엉성해서(…라고는 하지만 별로 눈에 띄는 부품도 아니다) 역시 Ultracast제로 교체해주었다. 디테일도 우수하고 사출도 깨끗하다. (강추!)

실은 이놈 만들면서 Ultracast 웹사이트 가서 필요한 부품을 왕창 긁어왔다…ㅋㅋ (따라서, 앞으로 다른 프롭기 만들 때도 Ultracast 별매품들이 왕왕 등장할 것이당…)

캐노피에는 Eduard mask를 사용. (역시 Eduard 웹사이트 가서 필요한 것들 왕창 구입…) 역시 나이가 드니까 캐노피 마스킹 같은 일도 돈으로 해결해버리려는 경향이 강하다. (-_-) 근성이 부족해진 건가? (EA-6B 제작기 참고)

초창기에 나온 Eduard Express Mask는 스티커 타입이었지만 요새 나오는 Eduard Mask는 3M 마스킹테입 같은 재질로서 신축성도 좋고 테이프 뒷면의 접착제도 부품 위에 남아나지 않아 좋다.

Andrea Miniatures의 Sky Warrior 시리즈 중 하나인 Adolf Galland 인형은 예전에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연휴에는 비행기 위에서의 고정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왼손바닥과 오른발 뒷꿈치에 철사를 박아주었다. 생각 외로 자세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 작업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단순히 순간접착제에만 의존하다가는 이 무거운 메탈인형이 버텨내지 못할 것이다.

요새는 ‘튼튼하게 붙이기’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다. 무장을 장착할 때 또는 레진 컨버전 키트 등을 결합할 때 등등, 철심이나 보강재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완성작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요렇게 스스로 붙어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인형이 좀더 안정적인 포즈로 발매되었다면 좋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렇게 불안정한 자세도 (고정만 잘 시켜놓는다면) 역동성 있는 것 같아 좋은 것 같다. 콕피트에서 나와서 날개 위로 내려오는 찰라의 한 순간을 포착한 것 같아 재미있다.

2 comments

  1. 안녕하세요 추석 잘 보내셨는지요?
    자주 들러서 지난 페이지 넘겨가면서 구경만 잘 하고 있다가
    처음으로 글을 남기고 갑니다. 글도 재밌게 잘 쓰시고 실력 또한 가히 무섭습니다. ㄷㄷㄷ
    간만에 제작기 잘 보고 갑니다.^^

    1. 종훈님의 ‘귀염둥이’ 사진도 잘 보고 있습니다.
      서로 코멘트를 남기는 것은 처음이지요?
      앞으로도 종종 교류가 있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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