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C Sabre #7 – 에어브레이크, AIM-9B

1. 에어브레이크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어서, 예전에 그냥 넘어가자 했던 것도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는 다시 손을 대는 일이 종종 있다고 했다. 에어브레이크 역시 그랬다.

에어브레이크 내측(內側)을 만들며 하도 힘을 빼서, 에어브레이크는 키트 부품을 그냥 쓰자 했는데… 어쩌다보니 이걸 또 고치고 앉아있더라… 모든 게 Britmodeller 탓이다.

에어브레이크의 두 다리(?)는 길이가 서로 다르다. 아랫쪽이 더 짧아서 에어브레이크를 확 펼쳤을 때 아래로 축 쳐지는 것이 맞다. 실기사진을 보며 조금 잘라내주면 된다.

문제는 내측이다. 키트 부품은 곡면을 따라 돋을새김 정도로만 처리했는데, 실제는 전혀 이렇지 않다. (위에 소개한 Britmodeller의 실기사진 참고)

두툼한 몰드를 어떻게 심어줄까 고민하다가 얇은 플라스틱판들로 “상자를 접듯” 모양을 내는 식으로 하기로 했다. 얇은 플라스틱판을 곡면에 붙이기 위해 접착부를 부드럽게 갈아내는 것이 첫걸음이다.

구멍 뚫린 금속판재(?)를 재현할 때는, 먼저 넓직한 플라스틱판 위에 구멍을 뚫는 것이 좋다. 테두리 모양을 재단하는 것은 이 이후의 일이다. 1/72에서는 부품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모양을 먼저 재단하고 구멍을 나중에 뚫으려 하면 잘 안된다.

넓은 플라스틱판 위에 구멍을 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자(尺)보다는 디바이더와 버니어 캘리퍼스를 이용하고, 구멍 낼 자리는 철필로 흔적을 내고, 실제 구멍은 핸드피스를 이용해 순식간에 뚫어버리는 것을 추천한다. 일반적인 핀바이스로 천천히 작업하면, 구멍이 찌그러지거나 플라스틱판이 우그러지는 일이 많다.

완성된 금속판재. 물론, 구멍을 먼저 뚫고 테두리를 나중에 재단해준 것이다. (실제로는 새끼손톱의 절반만한 크기다)

가운데의 반원 형태의 홈은 반원형 스트립을 가공했고, 그 왼쪽은 일반적인 플라스틱판으로 메워준 것이다. 이렇게 정면의 몰드가 완성되면 측면을 막아줘야 하는데, 이것 역시 플라스틱판으로 마감해준다. 에어브레이크의 곡면이 오묘해서 조금 까다롭다.

완성된 모습. 왼쪽의 키트 부품과 비교하면 디테일업한 보람이 느껴진다.

왼쪽도 똑같이 작업.

  • (‘22.2.16(수) 추가) 고생하며 만들었는데, 이미 Eduard에서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판 적이 있는 것 같다. Eduard 공식 웹사이트나 Scalemate, Google 등에서 제품 정보를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을 보면, Eduard의 초창기 제품이 아닐까 싶다. eBay의 어느 프랑스 셀러가 올린 제품을 보고 그 존재를 알았다.

2. AIM-9B와 퍼티작업

CAC Sabre를 만들기로 한 이유가 원래 AIM-9B를 단 F-86을 만들기 위해서였으니, AIM-9B를 달아주지 않을 수 없다. Eduard의 #672 036을 사용했다. 4발이 세트돼있지만, F-86에서는 2발만 사용하므로, 2발이 남게 된다.

고생고생하며 파낸 패널라인과 점검창들을 녹인 녹인 퍼티(Mr. Dissolved Putty)로 정돈해주었다. 스크라이버가 헛나가서(?) 삑사리(??) 난 부분들을 메워준 것인데… 사포질을 하다보니 효과가 좀 별로인 것 같아 일부분은 순간접착제로 재작업 해야 했다.

윈드실드 앞쪽의 에폭시퍼티는 High Plane Models의 공기흡입구 부품과 Jays Model Kits의 동체를 결합할 때 발생하는 약간의 단차를 메운 것이다. CAC Sabre 특유의 우람한(?) 실루엣이 더 강조돼보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하게 된다.


1차로 사포질을 마친 모습.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표면정리 작업의 시작일 것 같은데… 은색기체라서 좀더 신경써서 작업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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