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칼은 호주 DEKL’s 제품(#DL-72007)을 쓸 생각이었다. 그런데, 발색이 그리 좋지 않아 고민이었다. (특히 빨간색…) 예쁘장한 마킹 때문에 고생해서 CAC Sabre를 만드는 건데, 색이 칙칙하면 안될 일이다.
고민을 하다가 스텐실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데이터 마크는 데칼을 쓰더라도, 국적마크나 셰브론 같은 원색마크는 직접 마스킹하여 칠하기로 한 것. 마크들이 그리 복잡하지 않고, 칠해야 할 색도 흰색, 빨간색, 남색 등 3가지 뿐이어서 도전할 용기가 났다.
버니어 캘리퍼스를 써서 마킹들의 치수를 잰다. DEKL’s 데칼에서 제공하는 1/72 스케일의 도면을 써도 된다.
치수 정보들을 갖고, 커팅플로터(실루엣 포트레이트; Silhouette Portrait)의 디자인 프로그램(실루엣 스튜디오; Silhouette Studio)에서 모양을 그려준다. 워낙 단순한 모양들이어서 어려울 것이 없다. 커팅매트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플로터로 [보내기](export)를 시켜주면 알아서 잘 잘라준다.
국적마크의 모양, 작업순서 등을 감안하여 흰색 → 빨간색 → 남색의 순서로 칠하기로 했다.
- (흰색) 프라이밍을 겸해 GSI크레오스의 Mr. Finishing Surfacer 1500 White를 썼다. 프라이머가 마르면 흰색으로 남겨둬야 할 부분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둔다.
- (빨간색) 칼라칩을 보면서 빨간색 계열 중 가장 화사한 GSI크레오스 래커 C3 Red를 골랐다. 역시, 페인트가 마르면 빨간색으로 남겨둬야 할 부분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인다.
- (남색) GSI크레오스 건담칼라(…) UG17 Titans Blue 2를 사용. (CAC Sabre) Mk.32가 아니라 (건담) Mk.2인 건가…
남색까지 색칠이 끝나면 검정색 프라이머를 올려주는데… 난생 처음 시도해본 국적마크 스텐실 작업이 잘 되었을지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살짝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내서 확인. 잘 된 것 같다.
내가 만들려는 CAC Sabre 기체는 동체와 주익의 국적마크가 서로 다르다. 보통 호주공군(RAAF) 하면 떠오르는, ‘빨간 캥거루가 있는’ 라운델은 동체에만 있고, 주익에는 영국공군(RAF)과 같은 1:2:3 라운델이 붙어있다. 이는, 내가 만들려는 기체가 1965년경의 기체여서 그렇다. 1966년 이후로는 동체나 주익 모두 ‘캥거루’ 라운델로 통일 되었다고 한다.
프라이머를 올리기 전, 마지막으로 남색을 마스킹. 마스킹 테이프를 꼼꼼하게 붙여줘야 페인트(프라이머)가 새어들어가지 않는다.
두 마스킹 테이프를 걸치게 덮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연료탱크는 모양이 오묘해서 마스킹하기도 힘들다. 특히, 앞단을 반듯하게 처리하기가 까다로운데… 이것 좀 쉽게+정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좀 없을까?
국적마크, 윙팁 등 원색의 처리(색칠+마스킹)가 끝난 상태. 흰색을 칠하는 김에,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를 써서 AIM-9B의 색칠도 끝내버렸다.
GSI크레오스의 Mr. Finishing Surfacer 1500 Black을 써서 전체 프라이밍.
원색마크 테두리에 검은색 띠가 있어 (은색 색칠 전에) 검은색 프라이머를 다시 마스킹 해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원색마크보다 살짝 크게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주면 되는데… 그에 앞서, 원색마크를 덮었던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내면서 작업결과도 살짝 확인.
작업이 너무 잘 된다 싶더라니… 퍼티나 프라이머가 잘 정착되지 않은 곳은, 마스킹 테이프를 뜯어낼 때 이렇게 피막이 같이 떨어져나온다. 별 수 있나? 고운 사포로 갈아내고 다시 작업해야지.
작은 곳이지만, 이런 곳을 어설프게 붓칠로 메우려 하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많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운 사포로 갈아내고 에어브러시를 써서 다시 처음부터 색을 올리는 것이 정공법이다.
검은색 띠가 있는 곳들의 마스킹 테이프를 벗겨낸 모습.
마스킹 작업에 앞서, 일부 부품은 고운 스펀지 사포를 써서 표면작업을 해주었다. 은색을 칠할 때는, 밑색으로 검은색(또는 검은색 프라이머)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표면 광택처리도 필수적이라는 얘기가 있어서… (Mr. Finishing Surfacer 1500 Black 병 뚜껑에 이런 설명이 붙어있다)
검은색 띠는 이렇게 마스킹 해봤다.
- 마스킹 테이프를 적당한 폭으로 가늘게 자른다.
- 원색마크 바깥쪽으로 붙인다.
- 원색마크 폭보다 살짝 넓은 폭으로 마스킹 테이프를 한 번 더 자른다.
- 3번의 마스킹 테이프를 (검은띠)-(원색마크)-(검은띠) 위에 덮는다.
은색을 올릴 준비가 되었다. 난생 처음 칠하는 은색 비행기인데… 잘 될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