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공개

결혼 후, 그리고 2008년 첫 포스팅이다. 새 집에 마련한 작업실을 공개하기로 한다.

책상과 책장이 붙어 있는 아동용(?) 책상을 작업책상으로 쓰고 있다. 예전에는 공부방 책상에서 작업하느라 공부도 못하고 작업도 시원찮았는데 이젠 아예 책방(서재)과 작업실을 분리해서 그런 일을 없앴다.

예전에는 스프레이 부스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결혼하니까 스프레이 부스를 하나 구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별별 제품이 다 나오기 때문에 스프레이 부스도 돈 주고 사버릴까 했으나 수십만 원 하는 걸 덥석 사기도 아깝고 해서 자작해봤다. 총 제작비는 6만 원이 채 안 들었던 것 같다. 어림잡아도 기성품의 1/5도 안 된다.

을지로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욕실용 환풍기 2개에 자바라식 스탠드를 구해 자작했다. 블로워를 달까도 했으나 아파트라 소음에 민감해서 욕실용 환풍기 2개로 타협 봤다. 냄새, 분진 전혀 없다. 대만족이다.

그 외에도 책상 위에는 그간 갖고 싶었던 온갖 공구들이 난무한다. 일본출장길에 사왔다가 이제서야 쓰게 된 타미야 페인트스탠드와 GSI 고양이손II. 그리고 이마트에서 2천 원 주고 산 책상용 빗자루 등등. GSI 고양이손II는 유용하게 잘 쓰고 있는데 타미야 페인트스탠드는 생각만큼 쓸모있는 것 같지는 않더라.

스프레이 부스 오른쪽으로는 에어브러시와 콤프레서를 놓아두었다. 에어브러시 홀더를 책상 끝 모서리에 아예 고정장착시켜뒀다.

에어브러시는 군제 Drain & Dust Catcher 2를 달아서 쓰고 있다. 콤프레서 에어필터에서 한번, Drain & Dust Catcher 2 에서 한번, 이렇게 수증기가 2번에 걸쳐 걸러져서 요새는 에어브러시 도중에 물이 찍- 나올 걱정 안 하고 산다.

콤프레서는 에어탱크가 달린 KPShop 제품이다. 에어탱크 달린 고급형 콤프레서가 탐나서 샀는데 에어탱크가 너무 작아서 생각보다 별로다. 차라리 압력이 차면 전원이 자동으로 On/Off 되는 일반 소형콤프레서가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콤프레서에는 3-Way라는 분절기를 달았다. 에어브러시를 3호, 2호, 5호(트리거타입) 등 3대 갖고 있어서 함께 물려서 쓰려고 단 것인데, 그럴 경우는 잘 없고 대개는 사진에서처럼 3호만 물려서 쓰고 있다.

책상 밑에는 데칼상자(직사광선 피하라고…), 전동공구, 핸드건 상자, 공구상자 같은 것들이 있다. 비닐에 쌓인 것은 예전 시즈오카 하비쇼 갔을 때 벌크 런너 왕창 긁어온 것인데… 언제 열어서 쓸지…? (지금은 솔직히 속에 어떤 런너들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장 위에는 키트 몇 개를 갖다놨다. 저것의 4~5배 되는 키트가 본가(本家)에 있는데 아직 다 못 가져왔다. 신혼집이 작고 해서 앞으로 필요할 때마다 갖다 놓는 식으로 하려 한다. 그 아래에 자료집 꽂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채울 책도 아직 덜 가져온 상태다.

공구상자는 옥션인지 G마켓인지에서 1만 원 돈 주고 구입한 플라스틱제다. 모형 뿐만 아니라 공구욕심이 좀 많아서 좋은 모형공구 있으면 이것저것 사모으다보니 공구상자가 필요할 정도가 되었다.

하세가와 데칼가위, 에치부품용 타미야 다이아몬드 파일(줄), 에치부품 구부리는 펜치, 에치가위, 수퍼파인 핀바이스 등등 ‘뭐 그런 거 없어도 모형 잘만 만든다’ 싶은 분들도 많지만 구해놓고 써보니 편하긴 편하더라. 특히 하세가와 데칼가위는 코털 자를 때도 좋다.

맞은편 벽쪽에는 GSI 페인트스탠드가 있다. 원래는 3단으로 되어있어 3단을 모두 채워 쓰는 건데 막상 써보니 아래 두 단은 경사가 너무 완만한지 페인트통들이 잘 안 미끄러져 내려오더라. 그래서 그냥 맘 편히 윗단만 쓰고 있다. 공교롭게도 내가 가진 GSI 락카들을 한병씩 올려놓으면 맨 윗단이 정확히 다 찬다. 락카 여분과 에나멜들은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한쪽 벽면은 저렇게 펜스를 치고 총들을 진열해두었다. (이노카츠 M60은 아쉽게도 걸 곳이 없어 세워두었다) 원래는 벽 한쪽을 스페이스 월을 쳐서 건샵처럼 꾸밀까 했는데 그건 너무 ‘맛간’ 상태인데다 벽면 활용이 지나치게 제약될 것 같아 관뒀다.

그래서 펜스를 달기로 했는데… 원래는 180 x 120 대형 펜스 1개를 샀는데 총들이 무겁다보니(저 중에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풀메탈 전동건이다) 펜스를 고정하는 못이 배겨내지 못할 것 같아 90 x 120 펜스 2개로 바꿔 달았다. 달아놓고 어찌나 뿌듯해했는지 모른다.

왼쪽 맨 위부터 좌우로…

  1. G&P M16A1
  2. G&P 메탈바디, 가더 우드킷 올린 AK-47 (Type 56)
  3. 허리케인 메탈바디, G&P M203 세트 올린 M16A2 + M203
  4. 킹암즈 메탈바디, 가더 우드킷 올린 AK-47S
  5. 토이스타 M4A1 (이건 집사람 전용으로 하사하였음)
  6. 웨스턴암즈 M92FS
  7. Cyma AK-74
  8. 허리케인 메탈바디, G&P CQB 세트, 클래식아미 탄창 올린 M4 CQB/R
  9. ICS 메탈바디 올린 (마루이) M5A5
  10. G&P 네이비그립, 허리케인 Eotech 올린 ICS MP5A2
  11. 마루이 MP5k (아, 이건 풀메탈이 아니구나…)
  12. 그리고 그 아래 쬐그맣게 보이는 건 앞서 말한 이노카츠 M60VN.

…물론 베레타 M92FS를 제외한 핸드건들은 마루 장식장에 진열해놓은 관계로 여기선 생략이다.

이건 집사람이 만든 아카데미 1:72 P-47D 썬더볼트. 매일 야근하는 신랑 기다리다가 하나 만들어본 거란다.

어쩌면 이게 이 포스팅의 하일라이트인지도 모른다. 밑칠 완료한 MiG-27K. Kh-31 테스트베드로 사용된 MiG-27K의 깨끗한 칼라사진이 없어 ARC 게시판에다가 전세계 비행기 모델러들을 상대로 질문도 하고 고군분투하면서 간신히 끝내본 진녹색-녹색-암회색-탄(Tan)색의 4색 위장이다. (그렇게 고군분투했건만, 여전히 정확한 칼라사진을 못 구해 이 위장 역시 70%는 ‘뻥’이다)

이번 설날 연휴에 험브롤 에나멜을 사용하여 위장무늬 색칠을 했다. 유화물감 필터링 같은 작업을 위해서 오랜시간 건조시킬 참이다. 그렇잖아도 회사일 때문에 모형에 신경쓸 시간이 없는데 한 몇 주 푹- 건조시켜두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12 comments

    1. 별거 없습니다. 호넷 윙폴딩키트도 제법 나왔으니까요. (저 제품에는 윙폴딩과 블레이드 안테나, 3기 치피호 데칼밖에 없어요~)

  1. 과장님 오늘 부스재료를 사왔는데…환풍기 너무 작은 거산거 같아요.배출량이 1세제곱미터/min 밖에 안되요.흑… 일단 만들어봐야겠지만 배출이 잘안될지 걱정스러워요.ㅜㅜ
    자바라도 100파이짜리고..

    1. 선풍기로 유명한 ‘신일’의 욕실용 1.2만원짜리 환풍기 사면 후회 없으실텐데요. ^^; 그리고 욕실용 환풍기라는 것 자체가 블로워처럼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게 아니어서(대신 소음은 전혀 안나죠!) 그 점은 감안하셔야 해요!

  2. 컥.. 저 말로만 듣던 엠육공이.. 떡허니 있군요..
    (사실 엠육공 검색하다 이곳에 오게 됐습니다.. ^^;)

    1. M60…사실 껍데기 뿐입니다. 빨리 마루이 3형식 기어박스 사다가 이식해야 하는데 엄두도 안나고 시간도 안나 저렇게 껍데기만 갖고 놀고 있지요. 가끔 난닝구 바람에 저거 메고 람보흉내내면 마누라가 황당해 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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