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매품 노즐과 에치로 좋은 출발을 했으면서, 한동안 작업대에 앉을 의욕이 나지 않았다. 별매 노즐을 만들기는 했는데, 이것을 동체 안에 잘 넣는 게 상당히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F-4E를 만들 때 모덱스 테이프와 에폭시 퍼티를 동원해 낑낑댔는데, 그짓을 한번 더 하려니 참…
그래도, 일을 벌려둔 채로 둘 수는 없어서 한 달만에 다시 작업대로 복귀. 3년만에 열린 하비페어 2022를 보고 온 것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1. 별매 노즐의 결합
하세가와 키트의 동체 좌우부품은 아래가 꽉 막혀있다. 이것이 별매 노즐 뭉치(?)와 간섭이 생겨 올바른 세팅에 방해가 된다. 노즐 뭉치 길이에 맞춰 적당히 잘라내준다.
예전처럼 버너캔을 완전히 감싸는 원통형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매번 그렇게 공을 들일 수는 없고… 이번에는 조금 약식(略式)으로 해보기로 했다. 버너캔 지름대로 두꺼운 플라스틱 판을 잘라낸다. 전동공구(핸드피스)를 쓰면 작업효율이 비교할 수 없이 좋아진다.
기본적인 아이디어. 별매노즐의 ‘목’에 끼우는 고리형의 고정구를 만들 생각이다.
고리형 고정구와 내측 밑판(?)을 접착한 모습. 고정구를 2조각 내어 하나는 밑판에, 하나는 입구(?)쪽에 접착했다.
별매 노즐 뭉치가 자리를 잘 잡았는지 확인. 사진은 오른쪽 노즐만 찍었지만, 좌우 양쪽을 모두 만들어 대칭이 되는지 비교해야 한다.
자리가 잘 잡혔는지, 좌우 대칭이 맞는지 등이 확인되면, 내측 밑판 주위로 플라스틱 벽(??)을 세워간다.
이렇게…
완성. 노즐 뭉치가 ‘목’에서 한번 결속되고, 안쪽 끝단에서 또 한번 결속되므로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동체와 결합된다.
2. 수평미익
근 30년간 결정판 취급을 받아온 제품에서 ‘이런 것을 놓치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수평미익이다. 공군형 F-4E를 만들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해군형을 만들다보니 드러나는 문제점. 해군형 팬톰은 수평미익에 삼각형의 보강판이 없다! 하세가와라면 보통 이런 것은 공군형/해군형 런너를 따로 만들어두는데… 의외다.
끌(chisel)을 사용해 깎아주면 그만이지만, 제조사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안 해도 될 작업이다보니 괜히 시간만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밖에… 수평미익의 축이 안정적으로 결합될 수 있도록 동체 내측에 두꺼운 플라스틱판으로 보강용 몰드를 만들어 넣었다.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플라스틱판을 쪼물거려 해결하는 게 개인적으로 제일 편하다!)
3. 별매 AOA프로브의 세팅
AOA프로브, 피토관 등은 폴란드 Master사의 #AM-72-035을 사용했다. 기수 좌측면에 붙는 AOA프로브는 자칫하면 기수 안쪽으로 쏙 들어가버리므로, ‘턱’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는 기수 안쪽에 붙는 수납부를 따로 만들어봤다.
4. 수직미익에 별매 피토관을 세팅
피토관(위)과 램 에어 인렛(아래) 역시 별매품(#AM-72-035)을 사용하는데, 잘 결합하는 게 관건이다. 키트는 얇은 좌우부품(동체와 수평미익) 2개가 붙게 돼있어 타공 등 섬세한 작업이 어렵다. 예전처럼 스테인리스 튜브를 심어주는 것이 제일 나은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해군형이어서 2개를 작업해야 한다…) 가공이 조금 힘들지만, 해놓고 나면 ‘별매 피토관을 안정적으로 결합시켜주는’ 효과 하나는 확실하다.
5. 주익 부품의 단차 수정
제조사가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진 않겠지만… 주익 상하판을 결합하면 에일러론 아래쪽으로 단차가 생긴다. 접착제를 쓰기 전에 좀 보완해줘야겠다.
0.13mm 두께의 플라스틱 판을 덧대주는 것으로 쉽게 해결.
주익 외측 부품도 마찬가지. 접합핀 윗쪽으로 0.13mm 플라스틱 판을 붙여줘야 주익 상하판 부품과 단차 없이 붙는다.
동체 내부 구조물을 다 만들었으니 이제 동체 좌우부품을 결합해도 좋다. 완성된 동체(후방)를 주익과 가조립해봤다.
6. 무장
무장은 FineMolds의 #FP44 US Air-to-Air Missile Set #2를 사용해봤는데, 기대했던 것만큼 좋지는 않다. 40년간 결정판 행세를 해온 하세가와 별매무장세트를 압도하려나 싶었는데…. 그래도 AIM-7E는 쓸만한 것 같다. (하세가와의 AIM-7이 워낙 개판이어서 그렇지만…)
하세가와 키트와의 궁합도 나쁘지는 않은 편인데, 이 F-4의 4번-6번 스테이션은 예외다. AIM-7E 날개끼리 간섭이 약간 생긴다.
눈에 띄지 않을만큼 날개 길이를 조금 줄여주면 충분.
전동공구에 드릴을 물린 참에 항상 해보고 싶던 작업을 시도. 동체 후방 하면, 3번-7번 스테이션에 구멍을 내고 AIM-7의 안정익을 끼워넣어 보는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별매 노즐 덩어리와의 간섭이 우려되어 안정익을 100% 살리지는 못했지만, 안정익을 조금이라도 살려서 동체 안에 밀어넣어봤다(?)는 데 의의를… (취향 한번 특이하다…)
AIM-9D/G/H 역시 외형은 나쁘지 않지만, 탄체 중간에 거대한 결합용 몰드가 패여있어 매우 보기가 싫다. 하세가와 1/72 F-2 키트에 든 AAM-3과 똑같다. 자사 F-4 키트의 AIM-9 런처 몰드와 맞도록 돼있는 건데… 이래서야 별매 무장세트라는 의미가 없지 않나? 플라스틱 각재를 동원해 메워줬다.
항상 그렇듯, 모든 무장과 파일런에는 곤충핀을 박아 접착강도를 보강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