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J #3 – 조립

1. 후방콕피트 격벽

해군형 팬톰의 후방석에는 격벽이 있다. 공군형과 달리, 공중급유 프로브가 격벽 너머, 기수 오른쪽에 있기 때문이다. 자료집을 보고 적당한 색의 래커로 에어브러싱 한 뒤, 에나멜 페인트로 적절히 웨더링을 해준다. 주름은 회색으로, 가장 깊은 골은 검정색으로.

회색과 검정색만 쓰면 조금 창백하니까, 갈색도 조금 써봤는데… (사진은 안 찍었지만) 너무 위화감이 드는 것 같아 최종적으로는 회색, 검정색, 파란색 계열을 주로 썼다.

격벽 색칠이 끝남으로써, 지난 5월부터 시작한 콕피트와 기수를 이제서야 결합할 수 있게 됐다. Eduard 칼라에치(#SS209) 외에는 키트 부품을 그대로 썼기 때문에 부품결합에 전혀 스트레스가 없다. 신나게 조립하다가 기수에 무게추를 넣는 것을 깜빡하고 뒤늦게 부랴부랴 작은 2g 짜리 낚시추 여러 개를 레이돔 안쪽으로 채워넣느라 고생을 좀 했다. (조립설명서에 무게추를 넣으라는 지시는 없지만, 별매노즐 때문에 무게중심이 걱정됐다)


2. 공기흡입구 부품 결합

예전에 Seamless Intake를 쓰면서 워낙 크게 고생했던지라 이번에는 공기흡입구도 키트 부품을 그대로 썼다. 역시 조립스트레스가 없어 좋은데… 왼쪽에는 약간의 단차가 생긴다. ‘이 정도야 뭐….’ 하는 마음으로 에폭시퍼티를 얇게 발라 해결해줬다.


3. 스파인 패널라인 파기

F-4의 스파인은 ‘Turtle back’이라고도 하는데, 각종 점검창들의 패널라인이 쭈욱- 새겨져있다. 하세가와 키트는 동체 좌우부품을 결합하는 방식이어서 이곳의 패널라인을 모조리 새로 새겨줘야 하는 문제가 있어 꽤 귀찮았는데… 일본의 개라지 메이커 Raf Avi.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써서 전용 템플릿을 개발했다.

구매대행을 통해 어렵사리 구해둔 제품인데, 막상 사용해보니 실망스러웠다. 키트 부품의 사이즈를 그대로 반영한 듯한 특징적인 모양새와는 달리, 실제로는 저렇게 큰 편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요술방망이처럼 생각하지 말고, ‘작업을 조금 편하게 해주는 도구’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그럭저럭 쓸만한 것 같다.


4. 콕피트 뒷쪽 벌지

콕피트 뒷쪽에는 스파인과 이어지는 벌지(bulge)가 있다. 실기(實機)에는 이곳에 데이터링크, 항법장치, 무장관제 컴퓨터 등이 수납된다고 한다. 하세가와 키트도 별도부품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이걸 Quickboost에서 별매품(#QB 72 655)으로 출시했다. 호기심에 한번 구입해서 써봤는데, 키트 부품보다 훨씬 정돈된 느낌이어서 돈 값은 하는 것 같다. 다만, 실제로 써보니 게이트 처리가 조금 까다로운 것이 단점.

키트에 붙일 때는 끝단을 조금 가공해야 한다.


5. 주익부품 결합 준비

동체와 주익을 가조립해보니 주익이 푹- 꺼져 큰 단차가 난다. (예전에는 안 이랬었나? 잘 기억이 안 난다) 단차에 맞춰 얇은 플라스틱 판 몇 장을 겹쳐주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 가능.

가조립해보니… 대충 된 것 같다.


6. 수평미익 리베팅

공군형에만 있는 보강판 몰드를 밀어낸 것은 제작기 #2에서 설명 드렸는데… 리벳이 없으니 표면이 너무 허전하다. 결국 이번에도 리베팅을 해주기로 결정. (리베팅할 결심?) 선 위에 드릴을 바로 갖다댔던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리벳룰러로 ‘자리’를 한번 잡아준 뒤에 드릴링을 하기로 했다.

리벳룰러는 Revell제가 오리지널인 것 같은데, 값이 비싸서(…) 훨씬 싼 Trumpeter제 카피품을 사용하고 있다.

원래 부품과 비교.

Trumpeter제 리벳룰러에는 0.5mm, 0.75mm, 1.00mm, 1.25mm 등 4개의 톱니가 들어있다. 처음에는 1.00mm로 작업했는데(윗면), 조금 성근(=성긴) 느낌이 들어 뒷면은 0.75mm로 작업했다. 0.75mm가 좀더 짜임새 있게 보인다.


7. 수직미익 끝단 조립

F-4E 제작시의 사고경험을 토대로, 수직미익 끝단에는 굵은 곤충핀을 박아 접착강도를 확보해주었다. 키트 부품에 붙어있는 눈꼽만한 플라스틱 돌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8. 패널라인 파기

전체적으로 패널라인과 리베팅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동체와 주익 결합 전에 이 작업을 하는 것은 나로서는 조금 이례적인 일이긴 한데… 항상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조금 더 짜임새 있게 작업해보고 싶었다. 둘을 결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환재(丸材, 동체 덩어리)와 판재(板材, 주익 덩어리)인 상태로 작업하게 되므로 작업의 ‘흐름’ 또는 ‘맥락’을 유지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5 comments

  1. 오랜만에 (어렵게) 찾아왔습니다. 분명 블로그 링크를 저장해두었었는데 찾지를 못해서 여기저기 한참을 뒤졌네요.
    역시 뭐하나 그냥 넘어가는 것 없이 꼼꼼한 작업기를 보여주시는 군요. 정말 존경 스럽습니다.
    72 J형은 저도 딱한번 만들어 봤는데 지금 다시 봐도 포텐셜이 훌륭한 키트인 것 같습니다. 파인몰드 키트를 손에 넣긴 했지만 감성적으로는 이쪽이 조금 더 마음에 드네요 ㅎ

    1. 댓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Facebook 탈퇴한 이후에 오랜만에 뵙습니다. Facebook 모델러분들은 모두 안녕하신가요?

      눈도 예전 같지 않고, 집-회사에서 신경써야 할 일도 많아지고, 세상만사가 귀찮아져서 7월말 제작기 이후로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아직도 거실 작업대에 그대로 놓인 팬톰을 볼 때마다 ‘밀린 숙제’ 같은 느낌입니다. ^^

      그래도 내년에는 개인적으로 좀 여유시간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모형슬럼프도 그때 되면 극복하겠지 싶습니다. 자주 찾아와주세요!

      1. 많이 바쁘셨군요 ㅠㅠ

        확실히 페북과 이곳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왠지 빠르게 소비되는 무수한 사진들 보다는, 쭝님 블로그를 볼때마다 과거 취미가나 네오 시절 보던 제작기사 같아서요. ㅎ

        저도 열심히는 아니지만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 중이니 최대한 자주 놀러오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중간중간 몰래와서 많이 보고 있었습니다. ㅋㅋ 과거들들도요 ^^)

  2. 현중님 잘 지내시죠? 페이스북에서 갑자기 사라지셔서 안부 남깁니다,

    1. 출장 다녀와서 이제야 데스크탑 컴퓨터 앞에 앉아 댓글 달 여유가 생겼습니다. 건강은 어떠세요? 짐작하셨겠습니다만, 요즘 모럼프에 빠져서 손 놓은지 조금 됐습니다. 회사일에 치여서 그런 것 같아요. ;;; 내년도부터는 조금 여유를 찾을 것 같습니다. 이미 2년치 호스팅 비용도 낸 상태여서(…) 이곳을 폐쇄하거나 그러지는 않을(못할?) 것 같습니다.

      종종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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