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이후 거의 6개월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포스팅 올릴 때마다 도입부를 항상 이렇게 시작하는 데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항상 그렇듯, 회사일, 가정일로 여유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근황도 전할겸 포스팅을 올린다.
1. 근황
아무도 관심이 없으시겠지만…;; 회사에서 연수기회가 주어져 2년간 대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입사 6년차 때 짧게 단기연수를 다녀온지 10여년만이다) 2023년 1월부터 바로 수업(계절학기)에 들어갔고, 2월부터 본학기가 시작됐다. 대학원이 지방에 있어서 주중 며칠은 내려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책을 읽고 숙제를 하는 게 오랜만인데,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던 때보다는 훨씬 낫다. 학기 사이사이에 짧게 방학들이 있는 것도 좋고…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이 기간을 알차게 보내야겠다. (모형도 다시 손 좀 대보고!!!)
2. 새 진열장
우리집도 남들 다 하는 ‘거실 서재화’를 시도해봤다. 계획을 세우며 보니 거실에 놓인 MDF(나무) 장식장이 조금 문제였다. 15년간 우직하게 내 비행기들(과 아들의 장난감들)을 품어주었지만, 거실 벽면에 설치하기로 한 책장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좁고 키가 큰, 이른바 “타워형” 장식장을 새로 들이기로 했다.
인터넷에 “프라모델 장식장”으로 검색하면 여러가지가 나오지만, 피규어나 건담처럼 “입상”(立像) 중심이어서 큰 도움이 안 된다. 나 같은 1/72 비행기 모형쟁이가 쓸 수 있는 타워형 장식장이라면 주문제작쪽으로 가는 게 편하다. 비용을 좀 아끼려면, IKEA Detolf나 프리메이드, 루니트 같은 기성품에 다보(Tab)와 유리선반을 추가하여 커스터마이즈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다.
- 프라모델 장식장 구상시 참고한 사이트 : 네이버 블로그 – Roundcode
MDF 장식장을 주문제작했던 업체에 다시 의뢰했다. 가벼운 느낌으로 가고 싶어 알미늄 프레임(일부 합판)을 썼고, 진열칸도 높이를 15cm 단위로 해서 개수를 많이 확보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더 올라갔지만, 15년전과 단순비교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 주문제작 : 삼진진열 (http://www.caseplus.co.kr/)
- 크기 : w500 x d400 x h1900
- 진열칸 : 9개 (15cm x 7개, 20cm x 1개, 25cm x 1개)
- 재질 : 알미늄 프레임 (흰색 분체도장) + 합판 + 유리
- 제작기간 : 5일 (‘23.1.30(월) 발주, 2.3(금) 완성, 2.3(금) 수령+세팅)
- 가격 : 50만원 초반대 (개인용달 운반비 5만원 별도)

유리문이 너무 크면 경첩이 버티질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프레임과 어긋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유리문은 위 아래 2개로 만들었다. 맨 아랫단에는 작은 수납공간을 두었고, 높낮이 조절 발판을 달았다. 벽면 책장과 맞추겠다고 (기존 장식장과 달리) 흰색으로 꾸며봤는데, 집사람은 이걸 보더니 “냉장고 같다”며 마뜩잖은 표정을…;;;

완성된 거실 서재화의 모습. 책장 중 2칸은 모형 관련 책들이다.

급하게 모형/장난감들을 진열해둔 모습.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윗칸은 내 비행기, 아랫칸은 아들 장난감으로 채워졌다. (아빠의 공간이 사라지고 있…;;;)
각 진열칸의 높이도 낮아지고 좌우폭도 좁아지는 바람에 1/6 총기류를 재배치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비행기 완성작들을 재배치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었지만, 일부 완성작에 손상이 발생해 아쉬웠다. (Macchi C.205 안테나선 파손, MiG-23MLD 레진제 연료탱크 안정익의 페인트 도막 박리 등)

15년간 내 장난감을 비롯한 가족들의 이러저러한 Ornaments를 품어주었던 장식장은 이렇게 폐기되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고동색, 갈색 책장도 우리집이 버린 거다…;;;) 대형 생활폐기물 내놓는다고 아주 힘들었다. (나이 들수록 체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고마웠다! 이제는 날씬한 새 장식장과 잘 지내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