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atros D.III

1:72 / Revell / 제작기간 : 2009. 4. 18 ~ 2009. 4. 25

회사 상사 선물용으로 만든 1차대전 복엽기 알바트로스 D.III…딱 일주일 걸렸다. (^^) 아니지, 그래봤자 이틀하고 몇시간 더 쓴 것에 불과하다. 후딱 만든 셈이다.

손바닥에 올려놓아도 될 정도로 작고 귀엽다. 복엽기는 정말 이런 클래시컬한 맛이 있단 말야…

뭐 워낙 쉽게 만들어서 제작기랍시고 쓸 말도 별로 없네 ㅡㅡ;;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색칠이다. 레벨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색깔지정이 온통 레벨에나멜페인트로 돼있다. 그것도 페인트 번호로 지정된게 아니라 설명서 첫장에 A는 빨간색(페인트 번호 OO번), B는 파란색(페인트 번호 XX번)… 이런 식으로 기호로 지정돼있어 더 난감했다. 기호를 페인트 번호로 해독하고, 레벨 에나멜페인트 체계로 돼있는 이 페인트 번호를 다시 험브롤이나 타미야 에나멜로 변환하는 2중 암호해독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페인트 해독(?)은 지난번 소개해드린 The Ultimate Model Paint Conversion Chart를 이용했다. 그래도 날개 3색위장과 같은 주요 페인트 몇개를 소개해본다면…

  • 짙은녹색 (설명서상 M) : 타미야 XF56 (5) + 험브롤 115 (2)
  • 갈색 (설명서상 L) : 험브롤 160 (6) + 타미야 XF2 (1)
  • 연한녹색 (설명서상 N) : 험브롤 105 (1) + 타미야 XF2 (2)

그러고보니 조색해서 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색했던 색을 한번 뿌려준 다음에 혹시 몰라 다음에 또 쓰려고 수퍼마켓에서 파는 플라스틱 두부곽에 부어넣었는데 에나멜 페인트가 독해서 그런지 플라스틱 두부곽을 서서히 녹이더라. 역시 모형용 페인트를 플라스틱용기에 부어두는 것은 멀리해야할 일 같다.

동체의 데칼은 키트의 것을 사용했는데 인쇄상태도 좋고 접착력도 좋고… 아무튼 최고다. 중앙의 흰 십자가는 해외사이트 어떤 완성품을 보니 제작자가 하켄크로이츠(꺾인십자가)로 바꿔놨던데… 제작자가 메이커 대신 유럽에서 사용이 금지된 하켄크로이츠를 대신 그려넣었겠거니 싶지만, 나치당은 1차대전 패전 이후 생긴 거니까 여기서는 하켄크로이츠를 그리는 게 오히려 틀린 것 아닐까?

제작시 가장 큰 문제점은 1차대전 복엽기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동체 나무무늬였다. 뽀~*님께서 가르쳐주신 사이트를 들락날락거리며 연구를 거듭한 결과, 유화물감을 덕지덕지 바르고 말리기 시작했다. 이젠 숨 좀 고르고 건조될 때까지 며칠 놔두자… 싶어 자리를 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완전건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더라. 결국 2시간만에 작업대 앞에 다시 앉아 동체에 칠해놓은 유화물감을 다 닦아내고 에나멜페인트로 붓질을 시작했다.

험브롤페인트 62번 Leather(나무가 아니라 가죽껍데기구만…)를 기본색으로 올린 후, 나무 분위기가 나는 2~3가지 잡색을 한번에 하나씩 뻣뻣한 큰 평붓에 묻혀 나뭇결인양 ‘긁어’ 주었다. 이제 보니 나무가 아니라 곰 같은 짐승 가죽털 같기도 하다. ㅡㅡ;; 생각으로야 최창흠님의 Hansa-Brandenburg W.29와 같은 우아한 표면을 만들고 싶었지만 선물용이라는 취지상 힘빼고 가기로 내 자신과 타협했다.

색칠 뒤에는 덜코트로 마무리. 원래 실기동체는 반질반질하게 라미네이트코팅(?)까지 되어있는 것 같지만, 이런 작은 스케일에서 조금이나마 묵직하게 보이려면 덜코트가 더 유리하다는 생각이었다. (…라지만 사실은 완성직전 단계에서 이 코딱지만한 녀석을 마스킹까지 해가며 최종코팅을 올릴 정도로 열의가 넘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크겠다)

옥의 티 하나. 아쉽게도 위 아래 날개 결합과정에서 구리색으로 칠한 엔진고정구(?)가 부러져버렸다. 급한대로 순간접착제로 대충 땜빵하고 다시 구리색을 칠했는데 원래 쭉 뻗은 부품이 메뚜기 다리처럼 관절이 생겨버려 영 눈에 거슬린다.

1:72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제 내 손을 떠나가지만 1:72 복엽기가 준 맛과 멋은 쉬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항상 그려온 ‘우아한 비행기 디오라마’의 꿈도 이 작은 1:72 복엽기들로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 그럼 이제는 또 무엇을 만들어볼까??

6 comments

  1. 상사라고 하니 이상합니다. 직장동료 정도라고 생각되는데…
    영화장면이 멋있어서 그냥 한번 한 말이었는데(^^;;), 이렇게 멋있게 제작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클래식한 맛이 팍팍!! 멋져요!!!^^

  2. 오호 완성이군요…^^

    곰가죽 질감이라…ㅋㅋ 아마도 여러 색이 들어가서 그런 듯하네요.
    그 동안 조사후 내린 잠정적 결론은
    밝은 바탕색+짙은 색 붓자국+(전체 색감 조정용 옅은 갈색 계열 바니쉬)
    이런 조합이 제일 손도 덜 가고 결과도 괜찮은 것 같더군요.

    뭐, 판넬 별로 마스킹을 해서 칠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1/72에 그것까진 좀 오버인 것 같고…
    통짜 압축목재인 프로펠러 정도만 차이를 두면 좋겠죠.

    참고로 저건 엔진 고정구가 아니라 냉각수 파이프랍니당…^^;;

    p.s.
    남자라면 1/32…크기도 두 배! 감동도 두 배! 가격은 몇 배!^^;;

    1. 아무래도 복엽기는 뽀~*님 도움을 좀 많이 받아야겠네요. 요새는 비행기 만들 때 공부도 잘 안하고 그냥 설명서만 보고 설렁설렁 만들어서 지식이 좀 얇습니다. ^^;;

      밝은 바탕색 + 짙은색 붓자국 공식은 정말 유용한 것 같네요. 패널별 마스킹도 생각해보긴 했는데 역시 선물용으로 가볍게 만든 거라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만들진 않았어요. 그래도 곰가죽 느낌은 어쩔수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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