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 가 있는 동안 소포가 왔다. 며칠전 Squadron.com에 주문한 지름의 흔적. 100달러 이상 주문할 경우, 미국 국내에서는 무료배송을 해주길래 한 번 주문해봤다. 구하고 싶던 물건들도 마침 입하된 상태였고…

두둥… Scale Aircraft Conversions(이하 SAC)의 메탈 랜딩기어 12종, 그리고 (머리 속으로 계획만 줄창 하고 있는) 1:72 스케일 롬멜 + Fi-156 Storch + DAK 디오라마에 쓰일 디오라마 액세서리들. 저게 대체 다 얼마야… 세어보고 싶은 분들도 많겠지만 행여 계산을 하더라도 집사람에게는 비밀로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_-;; (무료배송이라니까~!)

SAC는 비행기 모형의 메탈 랜딩기어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다. 이전에도 메탈 랜딩기어를 만들어 파는 회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로 1:32 스케일 중심이고 라인업도 넓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SAC는 다양한 스케일(1:24 ~ 1:72)과 풍부한 라인업(프로펠러기, 제트기, 헬기까지…), 괜찮은 품질 등으로 이 분야의 신예로 떠오르고 있는 업체다.

1:72 DAK 디오라마에 쓰려고 사둔 액세서리들. 페인트 마스크, 롬멜장군 인형, 독일군 제리캔 및 탄약상자 등이다.
맨 왼쪽의 페인트 마스크는 아카데미 1:72 스케일 Fi-156 Storch용 Eduard Mask인데, 사실 이번이 두번째 구입이다. 예전에 같은 제품을 사서 쓰다가 날씨도 덥고 짜증도 나고 해서 몇 장 사용하다가 키트와 함께 쓰레기통으로 버린 아픈 역사가 있는데, 이번에는 잘 쓸지 몰라?

F/A-18용 랜딩기어는 하세가와 키트에도 화이트메탈로 들어있지만, 카피판인 하비보스 제품에는 플라스틱화 되어 있다. 하비보스용으로 하나 사둔 셈이다. S-3 바이킹은 덩치 자체가 큰데다 레진제 윙폴딩을 바를 생각이라 그 핑계로 하나 샀고…

라팔용 랜딩기어는 공군형(A/B/C형)이나 해군형(M형) 모두 나와있는데, 복좌 B형으로 만들기 위해 공군형을 구입했다.
팬톰 랜딩기어의 경우는 이미 G-Factor 제품으로도 4개 정도를 갖고 있는데 비교해볼겸 하나 더 사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작편의성(?)은 SAC, 강도는 G-Factor라는 생각이다. SAC 제품은 이미 각 부품이 분리되어 예쁘게 포장되어 파팅라인 정도만 약간 다듬어 주면 키트에 바로 쓸 수 있지만, 화이트메탈(납과 주석의 합금이다)인지라 강도가 조금 불만인 점이 있다. 가공시 칼로도 잘 깎이지만 자칫하면 기체 무게에 눌려 ‘휘기도’ 한다. 이에 비해 G-Factor 제품은 우산살 같은 줄기에 각 부품들이 ‘달려있는’ 형태로 사출되어 있어 이걸 떼어내고 다듬어주는 게 큰일이다. 재질은 황동주물이어서 화이트메탈보다 더 강하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부품을 줄기에서 분리해내고 다듬는 첫 단계에서부터 진을 빼기 일쑤다. 한국에 있을 때 에칭니퍼로 이거 다듬다가 니퍼날 말아먹은 적 있다. –;;;

스카이호크의 경우는 이스라엘 A-4N형에 LGB 같은 거 달 생각으로 사뒀다. 이미 하세가와에서 A-4M형이 나온 마당에 레진 노즐을 추가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A-4N형도 나올 거라고 ‘뻔히’ 예상 되긴 하지만, 집에 2개나 있는 Cutting Edge 수퍼폭스 컨버전 키트를 혹시 쓸 일이 있지 않을까 해서 (핑계 없는 무덤 없다) 사봤다. 미해군의 히어로 A-6E용 랜딩기어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테고… (단, 언제 마음이 바뀌어 EA-6B를 하나 더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해리어용 랜딩기어의 경우는 SAC의 해당 제품페이지에서 흥미로운 설명을 달아놓고 있다. 하세가와 해리어 키트의 경우, 설명서대로 붙이면 동체 후방 랜딩기어가 공중에 붕~ 뜨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노즈기어, 날개끝 랜딩기어만으로 3각형을 이루어 서는 것)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즈기어의 높이를 달리 해주는 등의 작업이 필요한데, 이 SAC의 하세가와 해리어용 랜딩기어 세트는 노즈기어를 2단으로 분리하여 모델러가 스페이서를 삽입하는 등 필요한 가공을 할 수 있게 해두었다.
터프한 무장을 자랑하는 A-10 썬더볼트의 경우도 A-6E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메탈 랜딩기어 구입.

F-16은 경량형과 중량형 기체용이 별도로 나와있다. 굵기 외에도 메인 랜딩기어 스트럿에 라이트가 달려있느냐의 여부가 식별 포인트다. (경량형에는 달려있고 중량형에는 안 달려있다) 내 관심사는 F-16I Sufa 등에 사용할 중량형이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경량형도 하나 사뒀다. 혹시 또 아나? 한국군 장비에 별 관심 없는 내가 KF-16 Block 52를 만들겠다고 하는 날이 올지. (KF-16 Block 52는 라이트가 달린 경량형 랜딩기어를 사용한다)
** 수정사항: 한국공군의 KF-16처럼 랜턴(LANTIRN)이 장비된 기체는 뒤쪽의 라이트가 랜턴운용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노즈기어 커버로 라이트를 옮겨 달았다. 따라서, 동 제품을 KF-16에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물론, 랜턴운용능력이 없는(랜턴장착개수를 받지 않은) 직도입 F-16에서는 쓸 수 있다)
사실 이 SAC의 F-16 제품과는 작은 인연(?)이 있다. 아무래도 요새 현용 제트기 모델링의 가장 큰 화제라면 F-16I Sufa가 아닐까 하는데, 나도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1:48 스케일로 Sufa를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별매품을 많이 모으고 있었다. 지금이야 하세가와와 키네틱에서 동시에 Sufa 키트가 발표되어 김이 좀 새긴 했지만, 이스라캐스트 Sufa 컨버전 키트도 구버전, 신버전 다 갖고 있었고, 레진제 600갤런 연료탱크도 다 구비해놓은 상태여서 메탈 랜딩기어가 절실히 필요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이 SAC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고 거의 매일 업체 웹사이트를 들어가 F-16용 메탈 랜딩기어가 출시됐나 안됐나 점검하는 게 일상이 되었는데… 아, 이게 몇 달이 가도 도대체 출시될 생각을 안하는 거다. 희귀한 기종의 랜딩기어까지 출시된 상황에 수퍼 베스트셀러인 F-16용 제품이 나올 기미가 없다는 게 영 답답해서 업체한테 이메일을 보냈다.
‘아, 내가 사실 Sufa의 광팬인데… 메탈 랜딩기어가 필요한데 만들어주면 고마울텐데… F-16은 세계적으로 팔리기도 많이 팔려서 제품 출시하면 시장성도 있을텐데… 주절주절…’
다음날, 메일이 떠억~ 왔는데…
‘아, 미안! 우리가 제품출시를 했는데, 웹사이트에 업데이트 하는 걸 까먹었네… 알려줘서 고마워~ 오늘 당장 업데이트할께~’
… 결국, 여러분이 보시는 SAC 웹사이트의 F-16용 랜딩기어 리스팅은 본인의 치근거림에 힘입은 것이라는…;;; (제품출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뭐, 이 정도 까진 아니고…)

이제는 디오라마 액세서리. 체코 Extra Tech의 롬멜 인형부터 소개해보련다. 이 업체는 주로 AFV 에치제품으로 유명한데, 제품군 중에 약간의 1:72 스케일 인형 라인업도 갖추고 있다. Fi-156이 나오는 DAK 디오라마를 만들기 위해 롬멜 인형이 꼭 필요했는데, Plastic Soldier Review라는 1:72 스케일 인형 전문 웹사이트를 면밀히 살펴본 결과, 인젝션 키트로는 쓸만한 제품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1:72 스케일 인형은 레진 별매품으로도 구하기가 꽤 어렵고, 롬멜과 같은 특정인의 인형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 와중에 다른 웹사이트(On The Way!)를 통해 이 제품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썩 괜찮다는 느낌을 받아 주저없이 구매했다. 롬멜을 제대로 재현한 사실상의 유일한 제품이며, 현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이기도 하다. 뒷짐진 자세를 취하고 있는 롬멜 장군 외에도 2명의 스탭 인형이 함께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 1명은 자매품인 아프리카 군단 통신병 세트에 포함된 인형이다. 권총집 등을 재현한 작은 에치부품도 들어있는데, 과연 이걸 순간접착제로 잘 붙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는 제리캔 세트와 탄약상자. 분명히 제리캔 세트 1종만 주문했는데 제리캔 2개에 탄약상자까지 날라와서 ‘내가 이런 걸 주문했었나?’ 싶게 만든 의문(?)의 제품군이다. (미친 듯이 웹쇼핑하다보면 가끔 이런 일도 벌어지곤 하지…) 다행스럽게도 엑스트라 테크와 CMK의 제리캔은 모양이 ‘약간’ 다르다. 디오라마에 적절히 섞어주면 될 듯 한데, 제리캔에다 탄약상자까지 있는 마당에 Fi-156 말고도 DAK 버전 3호 전차 G형까지 구해서 베이스에 올려놔버려?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소포 오는 동안 내가 하고 있던 일이다. 수업 중 한 과목(Human Resource)이 종강을 하여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브런치(음, 내가 이런 단어를 쓰다니… 된장남 같지만 정말 선생님이 ‘brunch’라고 그랬다)를 먹은 후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학교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질 않아 내 카메라로 사진을 찍진 못했고, 친구 Facebook에서 퍼왔다)
우리 외국인 학생들을 배려해서였겠지만, 초로(初老)의 선생님(Ms. Zumberge; 앞줄 왼쪽 두번째)이 정확한 표준영어를 구사하여 수업듣기가 매우 편했고, 무엇보다도 Good listener였다는 점이 좋았다. 수업이나 과제 가이드라인은 엄격했지만 관심 있는 분야여서 그랬는지 종강이 참 아쉬웠다. 우리 Extention 학생들 뿐만 아니라 다른 코스를 듣는 학생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어쨌거나, 이렇게 한 학기는 마무리되어 가고 있고, 나의 지름은 여전하고, 오복이 나올 날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6개월 체류의 반환점을 돌 시간이 머지 않은 듯 하다. ^^;
백불의 유혹…ㅋㅋ ^^;
아, 그건 그렇고 쇼핑하러 나가면 ‘퓨처’ 구입하시길…
붓질로도 잘 됨…^^
그런데…경량형 휠 스트럿…에 달려있는 라이트…
랜틴 쓰면서 다 앞으로 이동하지 않았나요??
한국형 KF-16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택싱라이트가 노즈기어로 옮겨간 걸 까먹었군요. -_-;;; 베네수엘라 공군의 F-16처럼 랜턴기능 없는 F-16도 만들 계획이 있으니 아주 틀린 것은 아니겠지만, KF-16 같은 랜턴장비형 팰콘을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타입의 메탈 랜딩기어/노즈기어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네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