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자료집 소개 1 – Planes and Pilots (Histoire & Collections)

모형취미의 연식(年式)이 쌓이면서 별매품 사재기도 심드렁해지고, 늘어나는 것은 자료집 뿐이다. 딱히 자료가 부족하다는 인식은 없는데도 좀더 멋진 마킹, 좀더 자세한 사진이 없을까 하는 마음에 오늘도 책은 쌓여간다.

그 중에서도 실기에 대한 설명은 건너뛰고 멋진 마킹 위주로 편집된, 이른바 ‘그림책’ 자료집을 가장 좋아한다. 나이가 드니 이젠 영어도 읽기 귀찮고… 그냥 그림만 보면서 ‘아, 이걸 만들어봐야지’ 하고 머리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일이 제일 즐겁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이 직접 모형 만드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나처럼 ‘그림책’ 자료집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시중의 모든 자료집을 뜯어볼 수도 없는 일이고, 이러한 ‘그림 중심의 자료집’에 대해서 소개를 해드리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최근에 이쪽 신간을 새로 몇 권 구입한 김에 내가 알고 있는 그림책 자료집 라인업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프랑스 Histoire & Collections사(‘이스뚜아 에 꼴렉시옹’이라고 읽는다던데…)에서 발간하고 있는 Planes and Pilots 시리즈를 우선 소개한다. 이 시리즈는 우리나라에도 예전부터 일부 웹스토어를 통해 조금 소개가 되었는데, 수입이 끊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간을 출시하고 있다. 어느샌가 수퍼베스트셀러인 F-4까지 손을 댔고, 최근에 2권에 해당하는 미공군/해외수출형 자료집이 출간됐다. (F-4 팬톰II 1, 2권과 MiG-21까지 총 3권이 어제 우리집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 Planes and Pilots 시리즈를 알린 Bf 109 자료집이다. F형 이후의 후기형을 좋아하는지라 1942~1945년의 마킹을 다룬 2권을 구입해놓고 있다. 가로가 넓은 변형판 체제며, 올칼라다.

F형, G형 등 각 형식을 소개할 때는 맨 앞에서 자잘한 하위 파생형들의 특징을 다시금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다지 많은 설명 없이 온전히 ‘마킹’만으로 채워진다. 한 페이지에 4기씩, 정말 엄청난 양의 그림들이다. (^^) 비록 좌측면의 그림 뿐이지만 더 깊은 스터디를 위한 참고자료로 쓰기에 손색이 없다.

이번에 구입한 3권 중 한 권인 MiG-21 자료집. 제트기 중에서는 가장 생산량이 많은 기종인지라 이런 마킹 위주의 자료집이 한 권쯤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F, G, K형 등 각 형식별로 페이지마다 하위파생형 소개를 해놓은 Bf 109와 달리 이 MiG-21 자료집은 맨 앞에만 MiG-21 시리즈의 모든 파생형을 총괄적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각 나라별로 주목할만한 마킹을 3개 이상씩 수록하고 있다. MiG-21 사용국 거의 모두를 다루고 있어 북한,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의 운용기도 살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의 MiG-21에 관심이 있어 예전에 소량 출간되었던(개라지 자료집이라 해도 될 듯…?) African MiGs라는 자료집을 어렵게 구한 적이 있는데 막상 구해서 펼쳐보니 그림은 별로 없고 국별 운용체계와 연혁 등 온통 텍스트 위주여서 실망한 적이 있다. 내 취향에는 이 책이 그 책보다 100배는 낫다 싶다.

MiG-21이 동구권의 베스트셀러라면 서구권의 베스트셀러는 F-4다. 미해군/해병대형이 1권으로 나와있었고, 이번에 2권 미공군/해외수출형이 새로 발간되었다.

1권의 경우 미 해군/해병대의 F-4 운용 항공대별로 3~5개의 마킹을 수록하고 있다. 워낙 자료가 많은 녀석이다보니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어렵사리 책을 구했는데 조금 당황스럽다 ^^) 역시 팬톰을 운용한 전 부대의 마킹을 일람하며 참고로 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겠다.

2권 미공군/해외수출형의 경우, 전술항공단부터 다루고 있다.

전술항공단이 끝난 후에는 주방위군이 이어지고…

해외수출형의 경우도 팬톰을 운용한 서방국가 모두를 커버하고 있다.

나처럼 ‘그림만 있는’ 자료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Planes and Pilots 시리즈는 놓칠 수 없는 선택이다. 문제는 높은 가격(권당 16유로 수준)인데, 높은 자료성과 제작에 들어간 노력을 감안한다면 결코 높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Histoire & Collections사 웹사이트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할 것 같다. (나 역시도 출판사 웹사이트에서 구입했다) 출판사 웹사이트의 영문화가 완벽하지는 않아 아직 일부 메뉴는 French Only이긴 한데, 적어도 인터넷 주문과 결제에는 별 문제가 없다.

* 참고로, 이 Planes and Pilots 시리즈는 모두 영문판이다. 하지만 이 출판사의 다른 시리즈가 모두 100% 영문판인 것은 아니니 구입시에 주의해야한다.

10 comments

  1. ㅎㅎㅎ 모형에 손을 못 대면 자료집에 손이 가죠…
    그렇다면 그림책 다음 단계는…??
    (참고로 전 그 단계인 듯…^^; )

    과천이든 매봉이든…^^
    그리고…그게 이번 토요일 마포던데…가실랍니까?? 손 잡고…ㅋㅋ

    포인트 팁…교보에 주문을 넣으면 된다는…아님 여행을 가든지…ㅋㅋ

    1. 그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궁금하군요. 저도 이 자료집 저 자료집 조금씩 깨작대다가(?) 다시 속 편한 ‘그림책’으로 돌아온 건데…^^;;

      토요일 마포…라는 것은 무엇인지요? mmzone 하비페어는 아직 안 열릴 것 같구요. 혹시 벼룩시장? ^^;

    2. 왜…현용 AFV 클럽있잖아용…^^
      현중씨 블로그 타고 가서 가입했는디…
      한때 소프트스킨을 했더래서 현용도 재밌더군요.

      그림책 다음 단계는 아마도 ‘상상의 나래’가 아닐지…
      시간이 없으니 생각이 많아진다고…
      이젠 현실을 깨달아서인지 최소 사재기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현재 재고에 최소 추가로 완성 가능한 최대 조합을 만들고 있더라는…
      예를 들면 호넷 D(오라이언 바이킹스)+A(투밥스 워호크)->B+C(파이터타운 화이트 핫 호넷) 이런 식이죠…
      시간을 줄이기 위해 동일 기종 몰입작업은 필수…^^;
      그러나 한번도 실현된 적 없다는…ㅡㅜ;

    3. 아, 현용AFV클럽…-_-; 포탈의 까페들은 로그인을 해야하는지라 가입만 해놓고 잘 안들어가게 되더라구요. 토요일에 처가랑 약속이 있을 것 같아서 일단 보류입니다. (죄송합니다, 다른 날로…^^)

      그림책 다음 단계가 ‘상상의 나래’라는 데 100% 공감입니다. 이미 그 단계에서 허우적대고 있구요. 문제는 그걸 ‘실현’시키겠다고 온갖 희귀한 별매품을 구하러 다니는 제 모습…ㅠㅠ

    1. 시리즈가 좀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러시아 기체도 좀 다뤄주고 말이죠. (이거야 원…개인 희망사항이네요 ^^)

  2. 안녕하세요.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영국에서 나온 On target profiles 씨리즈도 추천합니다. 구성이 비슷합니다. ^^

    1. 네, 이미 On Target 시리즈 소개글 작성해놨구요…^^;; 오늘밤 올라올 예정입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3. 모형을 만들다보니 이런저런 별매품보다 책 한권이 더 간절할 때가 점점 많아지더군요..고퀄의 별매품도 결국 사진을 봐야 완성이 되는데 웹에서 찾을 수 있는 사진들은 한정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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