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런 것들까지 끌리네…

** All images come from their web pages at Hannants (Product package) and official Anigrand website (others) (모든 이미지는 한난츠(상품표지)와 애니그란드(기타) 해당 페이지에서 불펌) **

한난츠를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아이템을 발견했다. 개발원형기, 시제기 등 이른바 ‘X Planes’만을 레진키트로 전문적으로 만들어 파는 홍콩의 Anigrand Craftswork사의 제품들이다. 구글을 뒤져보니 번듯한 웹사이트도 있고… 나름 업력(業曆)과 내공이 있는 회사 같다. 이 회사의 제품들 중에서 몇 가지 내 눈에 쏙~ 들어오는 게 있어 여기서 소개한다. (…이런 것들에까지 관심이 가다니, 나도 이제 맛이 갈 데까지 갔다는 느낌. -_-)

Anigrand Craftswork #AA-2023 Northrop YF-17 Cobra (1:72)

내가 가장 좋아하는 F/A-18 호넷의 개발원형이 된 YF-17이다. F/A-18은 원래 노스롭의 독자 프로젝트인 P-530 계획이 시초였다. 이 P-530 계획은 때마침 제기된 미 공군의 경량전투기(LWF) 개발계획에 후보기로 응모하면서 YF-17 Cobra라는 코드네임을 얻게 된다. 조금만 이쪽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그 때 같이 경쟁했던 후보기가 YF-16(지금의 F-16). 그때 YF-17은 YF-16에게 간발의 차로 패해 LWF에서 탈락했으나 이후 미 해군의 요구에 따라 해군함상기로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다. F-16와 F-18은 지금 미 공군과 미 해군의 확고한 주전력으로 자리잡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1970년대의 LWF 계획의 두 후보기종이 현재 미군의 항공력을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호넷 자료집을 많이 봐서 그런가… 호넷의 개발사는 항상 이 YF-17과 함께 시작된다. 지금보다 더 단순화된 선(線)의 밋밋한 기수와 날개들은 ‘경량전투기’라는 최초의 설계사상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무도장의 표면은 초기 제트기시대의 고색창연한 풍취마저 느껴지게 한다. 호넷의 특징과도 같은 ‘꺾이는 랜딩기어’와는 판이하게 다른 일반적인 직선형의 랜딩기어, 도그투스(Dog Tooth) 없는 직선의 주익전연 등 오늘날의 F/A-18과는 다른 모습들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이고… 무엇보다도 ‘땡벌’의 본명이 ‘코브라’였다는 사실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마치 ‘앙드레 김’의 본명이 ‘김봉남’으로 밝혀졌을 때만큼이나 신선한 그런 충격? (^^)

뭐, 앞서 말한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나로서는 이 기체,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을 도저히 놓을 수 없다. 비록 이 녀석이 1:72 스케일이라 하더라도. (이거 어디서 1:48 스케일로 안 나오나?!) 어쨌거나 구입가격은 50달러(공식 웹사이트) 또는 33~34파운드(한난츠)선.

Anigrand Craftswork #AA-2029 Vought XF8U-3 Crusader III (1:72)

1950년대말, 미 해군의 차세대(?) 제트함재기 경쟁에서 F-4 팬톰 II에 밀려 사라진 보우트社의 XF8U-3 크루세이더 III다. 개인적으로 F-8 크루세이더 시리즈는 그 길쭉하고 빈(貧)한 모습에 별 애정이 없는데, 파생형이라 할 수 있는 A-7과 이 크루세이더 III만은 관심이 각별하다.

비록 시제기로 끝나긴 했지만 크루세이더 III의 매력은 한 둘이 아니다. 수퍼 베스트셀러가 된 F-4에 맞짱을 떴던 터프가이…라고까지 하기에는 과장이겠지만, 빈약하던 F-8에 비해 더 커지고 균형 있어졌으며 2개의 거대한 벤트럴 핀 덕택에 훨씬 역동적으로 보이는 동체 실루엣, 이에 반해 길쭉해진 노즈콘과 독특한 모양의 공기흡입구 등 날렵한 여우를 연상시키는 기수 라인, AIM-7 스패로 미사일을 동체 옆에 본격적으로 장착한 터프함 등등… 더구나 (시제기 색칠 규정의 변화 때문이겠으나) 오렌지색을 대폭 도입하여 화사해보이는 마킹까지, 모형쟁이로서 빠져들 구석이 꽤 많은 거다.

가격은 52달러(공식 웹사이트) 또는 34~35파운드(한난츠).

Anigrand Craftswork #AA-2021 Northrop YA-9A (1:72)

마지막으로는 A-10과의 경쟁에서 탈락한 노스롭의 YA-9A. (아니, 노스롭은 왜 이렇게 탈락한 기체들이 많은 거야… 궁금해 찾아보니 이런 글을 발견. 읽어보면 재미있다 ^^) A-1, A-10, Su-25 등 오늘날의 관점에서 공격기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는 기체들을 조금씩 섞어놓은 듯한 모습이 재미있다.

약간 맹구 같이 생겨서 이상해보이는 게 사실이긴 하다. 만약 저 기체가 미 공군 대지공격기로 채택이 되어 저 기수에 샤크마우스 그려넣고 이라크를 날아다녔다고 생각해보면 그 이상함은 더 배가(倍加)된다. 앞의 두 기체가 시제기 그 자체로도 매력 있는 ‘원체 잘 생긴 녀석’이라면, 이 기체는 ‘낯섦’이 매력을 발산하는 ‘특이해서 관심 가는 녀석’이 아닌가 한다.

가격은 48달러(공식 웹사이트) 또는 31~32파운드(한난츠).

이외에도 업체 웹사이트에서는 이스라엘 라비, MiG-31 파이어폭스(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했던 1982년도 동명의 영화 속 기체 – 출시예정), 1:144 스케일 각종 대형기 등도 출시, 판매하고 있다. (물론, 메인 스케일이라 할 수 있는 1:48은 없다. :P) 심지어 레진키트 제작주문(!!!)도 받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구경 가보시라.

2 comments

  1. YA-9는 보면 볼수록 SU-25를 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수에서 미익으로 흘러갈 수록 튼실해져서 A-1을 닮은 것 같아서요. 머리는 작은데 하체로 갈수록 튼실한 서양 아가씨들을 떠올리게 하네요;.

    1. 서양아줌마들의 하체는 정말이지…^^;; (자주 좀 오시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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