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 해리어 Gr.7을 만들어보겠다고 키트를 뜯은지 한 달이 좀 된 것 같은데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육아, 더운 날씨, 모럼프, 부품에 대한 불만 등등 이유는 여러 가지…
그래도 쉬엄쉬엄 하다보니 이렇게 큰 틀이 잡히긴 한다. 삽질도 많았지만 이렇게 조금씩 모양이 잡히는 걸 보는 게 모형만들기의 재미가 아닌가 싶다.
Alley Cat사의 100% LERX는 큰 무리 없이 맞아들어간다. 약간의 단차와 함께 각 부품들이 조금씩 밀리는 경향이 있긴 한데… 순간접착제를 적절히 써서 재주껏 맞춰주면 된다.
당초 계획에는 없었지만 파일럿 인형을 태우기로 했다. 벨기에의 PJ Production에서 나온 #481115 RAF fighter pilot seated in a/c (’80~’90) 제품을 이용했다. 원래 왼손을 무릎 위에 얌전히 올려놓은 포즈인데 공간이 좁은 관계로 약간의 개조(팔꺾기?)로 손을 드는 모습으로 바꿔줬다.
원래는 인형을 태울 계획이 아니어서 별매사출좌석을 쓰려고 했다. 바로 Aires에서 나온 영국군 해리어 Gr.7용 마틴배커 Mk.12 사출좌석. 키트의 것은 미군형 AV-8B 키트와 좌석 부품을 공유하느라 실제 마틴배커 Mk.12 좌석의 모습과 거리가 있다고 한다. AMRAAM Line 등 앞에 출시된 다른 제품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나온 이 Aires제가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비싼 별매사출좌석이 아깝긴 하지만 중간에 인형을 태우기로 마음을 바꿔먹은지라 과감히 시트벨트를 잘라내고 인형을 고정시킬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줬다.
역시 이번에도 큰 삽질을 하나 했다. 바로 주익인데… 날개 상하판을 붙일 때 집게를 너무 세게 물려놓아 주익 하판이 뒤의 플랩보다 더 낮게(밑으로 꺼지게) 붙어버린 거다. 다른 기체라면 문제 없을지 몰라도, 이 영국군 해리어의 경우는 파일런이 주익 하판과 플랩에 걸쳐 붙기 때문에 이런 단차를 없애고 평평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결국 낮아진 높이만큼 에폭시 퍼티를 발라 갈아낼 준비를 해뒀다.
동체 왼쪽 하면에 붙는 TIALD 포드. Flightpath사의 1:48 레진제품을 구입해놓긴 했지만 영 마음에 안들어 반 자작하다시피 했다. 동체에 붙는 파일런도 Flightpath 제품에 없기 때문에 플라스틱판으로 완전 자작.
TIALD 포드는 3개 부품의 조합으로 자작했다.
- 묘하게 생긴 시커 부분은 Flightpath 제품에서 유용
- 캐스팅 상태가 좋지 않은 헤드 옆부분은 하세가와 무장세트 D의 LANTIRN 포드 부품 일부 유용
- 포드 본체는 지름 6.4mm 플라스트럭트 파이프 이용 (실제 포드 지름 305mm)
- 포드와 파일런 사이의 어댑터는 직사각형 각재 3개를 이어붙이고 퍼티로 틈을 메꾸는 등 모양을 정형
- 패널라인은 웹에서 구한 고해상도의 TIALD 포드 사진을 기초로 정밀히 재현
TIALD 포드 전용 파일런은 위의 사진을 토대로 플라스틱판 2장을 겹쳐 자작했으며, 스웨이 브레이스만 모노그람 EA-6B 키트에서 유용했다. 다만, 저 오묘한 모양을 잡기가 어려워 세번이나 다시 만들었는데, 만들고 나니 울프팩디자인(#48099)과 Shull24.com(#4829)에서 이 파일런이 고스란히 든 제품(Harrier Gr.9용 스나이퍼 포드)을 발매해버렸다. 아 망했어요
중간에 잠시 다른 무장에 혹해 한눈을 팔기도 했지만… 결국 무장은 다시 돌아 Paveway II(CPU-123B)와 BL.755 클러스터 폭탄 조합으로 가기로 했다. 생고생을 해가며 만든 레진 + 에치 + 화이트메탈제 폭탄을 파일런에 붙여 가조립해놓고 보니 빨리 날개 밑에 달아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