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근무가 끝나 본사에 복귀하게 되었다. 본사 복귀 전에 이틀가량 휴가를 주길래 다시한번 그간 진척상황을 올려본다. (직전 제작기 이후로 많이 달라진 것은 없다)
1. 날개기부의 접착
온갖 꼼수를 써가며 콕피트 색칠을 미루느라 아직도 동체를 접착하진 못했지만, 이제는 정말 동체를 붙여야할 시점에 다다른 것 같다. 동체를 붙이기 전 마지막 작업으로 날개 고정부를 만들어준다.
Su-17/22 계열은 몽둥이 같은 동체 옆으로 날개가 삐쭉- 붙어있는 스타일이라 날개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 Kopro/Eduard 키트는 동체와 날개(기부)의 접착상태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적어도 황동파이프 1개 정도는 보강을 해줘야 안심이다. 황동파이프를 확실히 고정시키기 위해 동체 안쪽에 순간접착제와 함께 에폭시 퍼티를 붙인 것이 보인다.
황동파이프를 중간에 푹- 꽂지 않고 플라스틱봉으로 브릿지를 만들어준 것은 Su-17/22 계열의 주익이 약간의 하반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황동파이프 자체를 아래로 약간 꺾이게 꽂긴 했지만, 좌우측 양쪽의 황동파이프가 함께 힘을 받도록 하기 위해 중간에 플라스틱봉을 브릿지 삼아 꽂아주었다.
미처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날개기부 상하판 부품을 접착하기 전에, 적당한 크기의 플라스틱 파이프를 넣어준다. (위에서 본 황동파이프가 삽입되는 부분이다) 날개기부 상하판 부품을 붙인 후 내경(안지름)만큼 구멍을 뚫어주면 완성인데, 잘못하면 파이프 내경과 외부 구멍이 어긋날 수 있으므로 가는 드릴부터 굵은 드릴까지 점차로 구멍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조립한 상태. 날개기부 부품의 접착면이 울퉁불퉁해 동체부품에 딱- 밀착되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틈이 생기게 된다. 다른 제작기에서는 이 틈을 메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쓰고 있는데… 틈을 메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틈이 생기지 않게 근본적으로 ‘잘 조립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이를 위해서 날개기부 부품의 동체쪽 접착면을 평평하게 다듬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사진은 날개기부 부품의 접착면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어 동체와의 틈을 최소화한 상태다.
사진을 찍고 보니 왼쪽 날개가 조금 더 주저앉은 것 같아 아쉽긴 한데…^^; 어쨌거나 이런 식으로 약간의 하반각이 생기고, 고정용 황동파이프는 동체 속에서 플라스틱봉 브릿지로 연결되면 성공.
2. 캐노피 잠금장치
콕피트 좌우측의 캐노피 잠금장치는 Eduard 키트와 Cutting Edge 디테일업 세트 모두 에치부품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Cutting Edge 것이 조금 더 낫다. 두 제품 모두 키트의 격벽 두께보다 넓기 때문에, 각재 등으로 접착면을 보강해줄 필요가 있다.
물론, 각재를 붙일 때는 콕피트 부품과의 간섭을 고려해야 한다.
3. 랜딩기어 조립 준비
SAC의 화이트메탈제 랜딩기어를 사용하기로는 했는데, 접착면이 영 부실하다. 늘 하던대로 강도확보를 위해 랜딩기어쪽에 사무용 클립을 꽂아주긴 했는데, 대응되는 구멍을 랜딩기어 하우징쪽에 뚫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날개기부 상판부품이기 때문에 조금만 깊게 뚫으면 ‘맞구멍’이 나버리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플라스틱판으로 랜딩기어 접착면 주변을 보강했다. 이렇게 하면 랜딩기어가 하우징에 빠듯하게 들어가게 되어 흔들거리지 않고 단단히 고정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판과 날개기부 부품이 모두 플라스틱 소재이기 때문에 접착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다.
스스로 서있기도 힘들었던 랜딩기어 스트럿이 이제 똑바로 설 수 있게 됐다. 힘들여 잡아빼지 않는 이상, 툭- 하고 빠지지도 않는다.
4. 캐노피 레일
캐노피 레일은 Eduard 키트와 Cutting Edge 제품 모두에 들어있지만, 한쪽면에만 에치부품이 5개 이상 붙는 Cutting Edge 제품의 완벽한 승리다.
예전부터 써오던 방식인데… 이렇게 캐노피에 에치부품을 붙일 때는 플라스틱판 등으로 접착면을 보강해주고 있다. 금속(에치부품)과 투명 플라스틱(캐노피)을 단순히 순간접착제로 붙일 때보다 확실하게 붙고 입체감도 살아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백화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
5. 공구들
요새는 키트나 별매품보다 공구 사재기로 관심사가 옮겨가고 있다. 공구가 좋으면 모형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 작업능률이 크게 오른다. 유용하게 쓰고 있는 공구들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튜브 커터기라고 한다. 플라스틱봉이나 황동봉, 황동파이프 등을 자를 수 있는데, 특히 튜브(파이프)를 자를 때 우그러짐 없이 자를 수 있어 편리하다.
사진을 크게 찍었는데 사실 손바닥보다도 작은 기구다. < 모양으로 된 부분에 튜브(파이프)를 물려 이 기구 자체를 뱅글뱅글 돌리면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칼날이 금을 그어대면서 튜브(파이프)를 자르는 원리다. 굉장히 단순하고 크기도 작지만 우리나라 모형샵에서의 판매가격은 8~9천원선으로 비싼 편.
뭐 이런 것까지 사냐 싶긴 한데… 아무튼 GSI크레오스에서 나온 Mr. Pin Vise. 1.0 ~ 3.0 mm 지름의 핀바이스 드릴 5개가 한 세트로 되어있는 제품이다. 중국제 OEM답게 핀바이스 본체가 플라스틱으로 돼있어 조금 ‘허접하다’ 싶긴 하지만 날이 굵은만큼 쉬 부러지지는 않을 것 같다.
제작기를 쭉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처럼 보강핀을 많이 박는 사람에게는 핀바이스 드릴날을 매번 교체해주는 것도 꽤 시간 잡아먹는 일이다. 나 역시 여태까지 핀바이스 2개(일반용, 정밀작업용)로 버티다가 성격 버리겠다 싶어 큰 마음 먹고 하나 장만했다. 대폭향상된 작업능률과 절약되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물건값을 이미 뽑고도 남았다는 생각이다.
좋은 도구가 있으면 모형작업도 편해지고 재미도 더해지는 것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 거의 10여년간 니퍼나 템플리트 없이 비행기를 만들어왔는데요, 최근에 구입해서 쓰다 보니 진작에 살 걸 싶더군요. 🙂 특히 니퍼로 큰 힘 안들이고 부품 잘라내는 ‘손맛’이 처음에 굉장히 좋았던… 멋진 피터 기대하겠습니다.^^
러시아 조종사나 정비요원들은 MiG-23/27에 비해 같은 가변익기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조종과 정비가 좀 더 용이한 이 기종을 플로거보다 좀 더 낫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Su-25가 나오면서 선호도는 모두 그쪽으로 몰렸다고… ^^;
아니, 여태 니퍼 안 쓰셨던 거에요? -_-;;; 최근에 저도 근 7~8년 쓰던 니퍼가 무뎌져서 이른바 ‘타미야 금딱지 니퍼’ 하나 새로 샀는데 이건 뭐 플라스틱을 도토리묵 자르듯이 숭덩숭덩 잘라버릴 정도네요.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공구 때문에 들이는 잡다한 시간들을 모아서 1초라도 더 모형을 만지고 싶네요 ^^;;
오호~복귀를 축하합니다…^^
어느새 이렇게까지 진도를…부럽부럽
저런 틈을 극복하기 위해 샌딩블럭이 필요한 지도…
아무리 범용이라도 핀바이스는 2mm 이상은 좀 곤란한 구석이 있어서
스쿼드런 핀바이스를 몇 개 구할까 하고 있었는데 저것도 나름 괜찮아 보이네요…
공부는 열심히 하고 계시는지요? 저희 딸은 요새 껑충껑충 뛰어서(15개월) 그 재미에 지내고 있답니다.
미국제 공구는 단위나 치수가 인치(inch)라서 우리나라 공구와는 미묘하게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잘 안 쓰게 되더라구요. (공구는 역시 독일제나 일제가 좋은 것 같아요. 거친 남자들의 명품이랄까 -_-)
오호 좋은 팁이 많으네요
저두 나중에 써먹어야 겠습니다. ㅎㅎ
잘 지내시죠? ^^; 팁이라고 하긴 그렇고… ‘꼼수’ 정도라고 하면 알맞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가 작업하는 녀석들과 스케일은 다르지만 좋은 작품들 잘 보고 있습니다.
작품이나 작업방법등이 저한테 좋은 작례인데요~
앞으로 좋은 작품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1/144 스케일쪽에 꾸준히 정보 올려주시는 것, 잘 보고 있습니다. 정보도 좋고 무엇보다 꾸준한 업로드가 귀감이 되는 것 같아요. 저야말로 앞으로 좋은 정보 계속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