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A-10의 데칼링을 위한 재료(?)들이 완비되었다.
소개에 앞서, 차콜리저드 위장을 한 A-10 샤크마우스 사진을 몇 장 보자. 위의 2장이 일반적으로 우리 머리 속에 남아있는, ‘잘 생긴’ 샤크마우스 A-10의 이미지일 것이다. 샤크마우스가 기수 돌기 위를 가로지른다는 점, 흰 이빨이 GAU-8 바로 위에 걸려있다는 점, 그리고 눈이 기수 패널라인에 걸쳐있다는 점 등이 포인트라 하겠다. 하지만, A-10 샤크마우스라고 해서 다 이렇게 잘 생긴 것만은 아닌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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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톤의 요즘 A-10에 그려진 샤크마우스는 예전과 달리 좀더 이빨이 날카로와지고 직선이 가미되었다.
어쨌거나, ‘잘 생긴’ 샤크마우스를 구현하기 위해 구입한 1/72 A-10 키트들. 모두 샤크마우스 기체를 재현한 키트들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세가와 구판, 모노그람 Desert Storm 판, 하세가와 개수판, 아카데미 Operation Iraqi Freedom 판.
여러 경로로 구입한 A-10 별매데칼들. 왼쪽부터 Microscale #72-335, Superscale #72-708, Twobobs #72-025 A-10 Shark Bait, Flying Papas FPKA72M092. 구입경로는 eBay, ARC Forum의 벼룩시장, 일본사이트 구매대행 등 다양하다.
역시 eBay를 통해 구입한 자작데칼이다. 1/32, 1/48, 1/72 스케일로 미국 공군사령부의 휘장을 데칼로 만들어 파는 개인을 발견하여 구매했다. 실은 왼쪽 1장만 구매했는데 서비스라면서 오른쪽 것도 같이 보내주더라. 사이즈가 약간 크고, 흰색 대지 위에 바로 인쇄한 거라서 테두리를 잘 잘라내는 게 신경 쓰이기는 하는데, 한번 써보려고 한다.
키트 데칼부터 살펴보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세가와 구판, 모노그람 Desert Storm 판, 하세가와 개수판, 아카데미 Operation Iraqi Freedom 판에 든 키트 데칼들이다.
A-10 하면 샤크마우스가 떠오르기 때문에 하세가와도 구판 키트부터 데칼에 샤크마우스를 넣어 발매했다. 지금의 하세가와 표준 데칼과는 차이가 나는 것이, 모노그람 장판 데칼을 연상시키는 ‘튼튼한’ 데칼이다. 변색도 거의 없고, 갈라짐도 없다. ACC 마킹과 플라잉 타이거즈 마킹의 도안이 어정쩡하고, 전체적으로 인쇄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 ‘하세가와도 이런 시절이 있었군!’ 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차콜리저드의 A-10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데칼 수급용으로) 가장 먼저 구매한 키트지만, 샤크마우스의 ‘눈’이 영 마음에 안 들고, 마킹 자체도 걸프전 훨씬 이전의 것이어서 쓰지 않기로 결정. 키트는 결국 ‘하세가와 구판 키트’가 어떤 것인지 공부하는 차원에서 그 목적을 다 했다.
모노그람의 1/72 A-10 키트는 패키지가 상당히 많지만, 연구 결과 데칼은 딱 2가지로 정리된다. (하세가와 구판과 같은) 걸프전 훨씬 이전의 샤크마우스와, Desert Storm 패키지가 나온 이후의 걸프전 참전 샤크마우스. 둘 사이에 큰 차이점은 없지만, 내가 구입한 Desert Storm 키트의 데칼은 네임보드(사진의 VV)가 파일럿, 정비사 등 3줄이라는 점, 격파마킹(사진의 BBB)이 있다는 점 등이 나름 매력이다. 수직미익 윙팁이 파랗고 네임보드가 3줄인 점이 내 마음에 들어, 이 마킹을 기준으로 다른 데칼에서 ‘더 잘 생긴 부분’을 따오는 것으로 정리가 된 상태.
참고로, 이 데칼이 재현하고 있는 두 기체 중 하나인 AF 80-0224 기체는 Hog Heaven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사다리 도어 안쪽에 그 노즈아트가 그려져있다. (사진의 AAA) 아, 이 데칼 역시 모노그람 특유의 장판데칼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아카데미 키트의 데칼. 제작과정에서 계기판 데칼 등을 써버리는 바람에 조금 못생긴 모습을 보여드린다. 인기 많은 걸프전 참전기 2기를 재현하고 있다. 샤크마우스는 여자 파일럿이 몬 기체로, 대공포에 피해를 입고도 무사귀환한 기체로 알고 있다. 아래에서 살펴볼 Twobobs 데칼에서 재현한 기체인데, 사실상 Twobobs 데칼의 도안을 카피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하지만, 카피를 하려면 좀 제대로 하지, 눈이 완전 ‘동태 눈’이어서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코드레터 SP는 독일 슈팡달렘 기지 주둔기로서, 다른 별매데칼로도 소개된 바 있다. 어쨌거나 인기 많은 2종을 같이 모아 유사신제품으로 내놓은 기획력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세가와 개수판을 기본으로 한 ‘Mil Killer’ 키트다. Mi-24 하인드 헬기를 격추시킨 기체래나 뭐래나… 2004년 출시 키트답게, 데칼이 슬슬 노랗게 변하고 있어 마음이 급하다. 이 마킹은 이탈레리 키트로 만들어보려 한다.
이제는 별매데칼로 넘어가보자. 왼쪽의 마이크로스케일 #72-335는 각종 마킹, 코드레터, 국적마크 등을 유용할 생각으로 입수했고, 오른쪽의 #72-708은 1/72에서 보기 드문 AGM-65B/D 매버릭 등 A-10 무장의 스텐실이 포함되어 있어 무장스텐실 수급용으로 구입했다. (이미 AGM-65 등 무장데칼링을 마친 상태라 쥐 파먹은 모습이다)
내 생각에 1/72에서 A-10의 샤크마우스를 최고로 잘 재현한 데칼은 바로 이것이다. 바로 Twobobs의 #72-025 A-10 Shark Bait. 이미 절판된지 오래 되어 더이상 구할 수 없지만, 구할 수만 있다면 이걸 구해야 한다. 샤크마우스가 (이빨이건 눈이건) 너무나 잘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눈’은 다른 키트, 다른 별매데칼들이 그려놓은 ‘멍청한 눈’과는 천양지차다. 제대로 된 1/72 샤크마우스 A-10의 눈이 이 데칼밖에 없다는 것이 당황스러울 정도다.
더구나 이라키 프리덤 작전의 인기 많은 3기를 모두 재현할 수 있어 가격 대비 효과도 최고다. 도안의 선명성, 설명서의 고증 등도 완벽하다.
이러한 연유로 발매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절판되었으며, 뒤늦게 1/72로 전향한 나 역시 이 데칼을 구하기 위해 무척 힘들었다. ARC Forum과 Zone-Five.net 게시판에 구매희망글도 올렸는데 언제나 ‘댓글수 0’. 그러다가 ARC Forum에 누가 올린 Sale List에 이 데칼이 올라와서 냅다 나꿔챘다. 미국 내 판매를 원했지만 간곡한 읍소를 통해 한국으로 무사배송 완료. 설명서가 없는 데칼이긴 했지만 USPS가 찍힌 국제우편이 아파트 편지함에 꽂혀있을 때는 나도 모르게 ‘아싸!’ 소리가 절로 나왔다. (설명서는 인터넷에서 pdf로 입수)
하지만, 이 데칼은 차콜리저드 A-10에 적용할 수 없어 다른 데칼을 알아봐야 했다. (이때만 해도 별매데칼 수준에서 어찌어찌 해보려 했지, 데칼수급을 위해 키트를 구매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걸프전의 차콜리저드 A-10을 재현한 별매데칼을 찾다가 발견한 일본의 자작데칼 메이커 Flying Papas. 원래 ‘하비센터 엔도’라는 모형점인데, 이 모형점에서 자체적으로 도안한 자작데칼의 브랜드가 Flying Papas다. 아이템 선정이 꽤 좋아서 관심이 갔는데, 웹사이트가 죄다 일본어로 되어 있는데다 전화나 메일로 주문하게 되어 있어 (개인이 취미로 운영하는) 일본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입수했다.
관심 가는 아이템은 많았지만, 데칼의 품질이 어떤지 몰라 이것 포함 2종만 구매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실망 그 자체! 일반 데칼용지에 잉크젯(?)으로 프린트한 것으로, (기본 도안은 좋았지만) 색깔도 꽝이고 섬세한 글자들이 죄다 뭉개져있어 전혀 쓸 수가 없었다. ‘이런 게 있구나’ 하는 정도로 끝.
마지막으로, Twobobs 데칼과 아카데미 데칼의 샤크마우스를 비교해보자.
위에서 살짝 제기했듯, 아카데미 데칼의 샤크마우스는 Twobobs #72-025의 샤크마우스를 카피한 의혹이 짙다. 다만, 카피 의혹을 벗어나기 위해서인지, 데칼링시의 작업 편의를 위해서인지 샤크마우스를 2개로 분할해두었는데, 덕분에 이빨이 하나 더 늘어났다. (잘 세어보라!) 실기와 비교해서 무엇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샤크마우스의 ‘눈’은 앞서 이야기했듯 Twobobs의 완승이다.
사령부 마킹이나 플라잉 타이거즈 마킹도 아무래도 Twobobs 것이 낫다. 다만, Twobobs와 아카데미는 (이라키 프리덤 작전 기체를 재현했으니) 걸프전이 끝난 1992년 창설된 공중전 사령부(Air Combat Command)의 마킹이고, 모노그람은 (걸프전 기체를 재현했으니) 1992년까지 존재하던 전술공군사령부(Tactical Air Command) 마킹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ACC는 TAC와 전략공군사령부(Strategic Air Command)가 합쳐진 것이다. 위에 소개한 자작데칼 판매자도 ACC와 TAC 마킹을 다르게 판매하고 있다.
자, 데칼 소개(라고 쓰고 돈지x이라고 읽는다)는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본격적인 데칼링으로 들어가봐야 겠다.
준비가 끝났으니 든든하실 것 같네요. ^^ 기분이 읽고 있는 이쪽에서도 느껴집니다. ㅋㅋ
포스팅 올린 뒤 데칼 작업해서 다 끝냈습니다. 샤크마우스가 조금 까다롭긴 했는데, 데칼 갯수 자체가 적어서 일찍 끝나더군요. 오늘은 코팅하고 오랜만에 파스텔로 웨더링 한번 해보려구요.
간만에 방문해서 제작기들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매번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저정도의 열의를 기울이시는 것에 감동 먹었습니다. 저도 얼마전 투밥스 치코 데칼 구하느라 쇼를 한 입장에서 확 와닿네요. (이베이에서 한 30불이면 되겠지 한 데칼이 50불 이상에 낙찰되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어요. 결국 일본 로컬 샵에 한 장 남아 있던 것 겨우 구할 수 있었네요.)
그나저나 72 스케일이면 기수의 곡면이 많이 가팔라서 샤크마우스 데칼 작업이 꽤나 험난할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스케일 인쇄 데칼(투밥스, 파이터타운 등등)들이 워낙에 마크소프터 반응이 빠르고 신너나 클리어가 조금이라도 더 올라가면 기포나 갈라짐이 자주 일어나서 저는 항상 고생했었거든요. 아카데미 데칼은 접착력이나 이런거는 떠나서 밑색 비침이 너무 심한 것이 문제였구요. 어쨌든 데칼 작업 잘 마무리하셔서 조만간 근사한 A-10 볼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샤크마우스는 투밥스 데칼로 처리했는데, 말씀대로 마이크로스케일 인쇄 데칼이라 고생 좀 했습니다. 탄성이 별로 없어서 인쇄면이 깨지더군요. ㅡㅡ; 그럭저럭 데칼링 끝내긴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