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만의 제작기다. 그때도 약간 불길한 느낌이 들기는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5월부터 더워지던 날씨가 6월 이후부터는 아주 사람을 잡을 듯 뜨거워져 작업하기가 힘들었다. 그 중간에 지리했던 장마도 있었고… 내가 싫어하는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 되어 집에 오면 퍼져버리기 일쑤였다. 더구나 회사는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냉방도 제대로 틀어주지 않아 퇴근하면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어쨌거나 그 와중에도 조금씩 틈틈히 작업을 계속 했다. 그 작은 작업들이 모여 제작과정 중의 큰 ‘마디'(매듭?)들이 이루어지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하나의 ‘마디’가 완결되어 이렇게 오랜만에 정리용 포스팅을 올린다.
비행기 동체는 가장 큰 과제인 ‘동체 색칠’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접근해볼까 하다가 다른 분들이 많이 쓰시는 ‘프리셰이딩'(preshading)을 해보기로 했다. GSI크레오스 래커 H301번을 밑색 삼아 패널라인대로 그림자를 넣어준 상태다.
고증적으로 워낙 뛰어난 하세가와 키트를 사용했기 때문에 조립할 때 크게 손을 댄 부분은 없지만, 아는 범위 내에서 두 군데만 손을 봐줬다. 동체 스파인(Spine) 중앙의 구형(球形이 맞나, 球型이 맞나?) GPS안테나를 자작해주었고, 작은 플라스틱으로 주익 수납 글러브의 돌기(한쪽에 3개씩, 총 6개)를 재현해주었다.
공들여 파낸 패널라인이 또렷해보인다.
캐노피 색칠시에는 Eduard 마스크(CX031)를 사용하여 이중마스킹으로 캐노피 실링을 재현했다. 실기사진에 따르면 F-14의 캐노피 실링은 그렇게 강렬한 원색이 아닌지라, 무난한 색(H307이었던가?)으로 처리했다. 캐노피 도폭선(MDC)은 0.5mm 라인테이프를 붙여 재현했는데, 아무리 봐도 좀 굵은 느낌이다.
이번에도 퓨처를 이용해 코팅을 하고 색칠작업에 들어갔는데, 평소와 다르게 퓨처코팅이 애를 먹였다. 아무리 조심해서 퓨처를 입혀도 자꾸 기포가 생기는 바람에 퓨처가 다 마른 캐노피를 콤파운드로 닦아 원상복구한 뒤 재작업하는 일을 3~4번이나 거듭했던 것이다. 가뜩이나 까다로운 캐노피 작업을 1/72 스케일에서 3~4번이나 반복하다보니 무척 힘들었다.
하세가와의 1/72 F-14 키트를 만드는 것이 까다로운 것은 캐노피 작업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캐노피 겉면의 색칠도 일이지만, 이 안쪽에도 백미러 같은 작은 부품을 5개(그 중 4개는 포토에치 부품이라 순간접착제를 사용해야 한다)나 붙여야 하니 일이 커지게 된다. 좁쌀만한 부품을 따로따로 색칠하고, 순간접착제를 이용하여 투명부품에 서리(백화현상)이 끼지 않도록 조심조심해야 하니 말이다. 내 경우에는, 몇 번 소개한대로 포토에치 부품의 접착면에 얇은 플라스틱판을 미리 (순간접착제로) 붙여서 나중에 이 플라스틱부분을 접착면으로 하여 일반 플라스틱 접착제로 투명부품과 붙이는 편을 선호한다. 이럴 경우 포토에치 부품과 투명부품을 백화현상 없이 튼튼하게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게 본론인데… 무장의 색칠과 데칼링을 완료했다. 무장은 하세가와 1/72 무장세트, 아카데미 1/72 F/A-18C 키트 등에서 조달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AIM-54C 피닉스와 AIM-7 스패로 미사일은 플라스틱 튜브 등을 이용하여 이중노즐을 재현해주었다.
대부분 원래 키트의 데칼을 이용했지만, AIM-54의 경우에는 C형 데칼을 붙여주고 싶어 Revell 1/72 F-14D Super Tomcat “Last Flight” 키트(#04195)를 구해 AIM-54C 시리얼넘버 부분만을 오려 사용했다. 내가 알기로 1/72에서 “AIM-54C”라는 레터링이 박힌 데칼은 이 키트가 유일하다. 다만, 색띠는 훈련탄(파란색)으로만 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실탄의 색띠대로 데칼링을 해줬다.
그밖의 자잘한 부품들. 사출좌석, 탑승용 사다리, 랜딩기어, 기어하우징 커버 등이 보인다. 보통 이런 것들은 동체 색칠이 모두 끝난 후에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덥고 습한 날씨로 에어브러시를 오래 돌리기가 쉽지 않은 관계로 이런 작은 부품들을 먼저 손대게 되었다.
사출좌석은 Aires 사출좌석에 Dream Model과 하세가와 키트의 포토에치를 적당히 섞어 쓴 것. 데이터 마크를 붙이기 위해 eBay에서 Fightertown Decal #72004를 구입, 한국으로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탑승용 사다리는 최초에 쓰려던 #DM0504(하세가와용) 대신, 실물을 더 잘 재현한 #DM0540(하비보스용)의 것으로 바꿔 만들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발판에 구멍이 뚫린 모습을 정확히 재현해놓았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던 ‘마디’라는 것은 이렇게 작은 부품들의 색칠, 데칼작업을 말한다. 비록 날씨 때문에 동체색칠을 시작하진 못했지만, 이런 작은 부품들의 작업을 미리 완료해두면 큰 부담 없이 동체색칠에 매진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많이 더운데 진척이 꽤 있으셨군요. (재촉해서 지송 ^^;;;;)
무장들이 깔끔하고 똑 떨어지네요. 패널라인 예술입니다..^^
비전문가 입장에선 모든게 입이 벌어지는 작업들입니다.
끝까지 좋은 작품 부탁해요~~~~~~
주말에도 퍼져있다가 뉴포트님의 재촉이 생각나 포스팅했습니다. ^^;; 경험상 이렇게 작은 부품들을 끝내면 작업이 쉽게 끝나더라구요. 금세 완성작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아무래도 살인적인 더위 때문이려니 했는데…
프리쉐이딩까지…이렇게나 진행이 됐네요…
여긴 34~5도까지 올라갔다 지난 주부터 이미 가을…22도…^^; (솔직히 해나면 아직 덥지만요…)
완성작 기대해봅니다…^^b
ps. 구형은 형상 형 (形)을 쓰는 게 맞습니당…틀 형 (型)은 모형처럼 틀에 맞춘 경우에 쓰는 거고용…
유럽도 덥다더니 여기 못지 않군요. 더구나 거기는 고(古)건물들이 많아서 에어콘을 설치하지 못하는 건물도 있다던데… 여기도 저녁날씨는 조금 선선해졌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만 시원한가?)
본격적인 동체 색칠은 가을에나 가능할 거 같아요. 겨울 오기 전에는 끝내보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
재작년부터 이상고온이긴 하지만 여긴 북해 덕에 시원한 편이죠…^^
이번에 학회 때문에 중부 내륙 쪽을 다녀왔는데…허걱…
열사병에 쓰러질 만하더군요…ㅡㅡ;
고건물 보존도 보존이지만 옛날에 지은 건물들은 천정이 높아 열기가 아래까지 내려오지 않아서 사실 에어컨이 별로 필요 없답니당…^^;
1/72는 1/48과는 스케일감이 달라서 기존과는 다른 도색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여태까지 만든 1/72는 모두 기본색칠에 먹선만 넣고 파스텔로 약간의 웨더링을 하는 정도였는데요, 크기가 작은만큼 과도한 테크닉이 불필요하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랬지요.
하지만 톰캣은 등판도 넓고 크기도 비교적 커서 1/48에서나 하던 프리셰이딩을 넣어봤어요. 여기에 기본색을 얇게 올리면서 웨더링도 함께 끝내버리려고 합니다. 예전처럼 웨더링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요. (먹선 넣으면서 약간 더럽혀주는 정도나 해볼런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