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S-3 / 3식 기룡 (메카고지라 2003)

Bandai / KRW 69,000 / 구입일자 : 2005. 1. 4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괴수영화를 좋아했다. 다이나믹콩콩 대백과 같은 거 보면서 고지라를 비롯하여 미니라, 헤도라는 물론이요, 가메라, 에비라를 어설프게 번역한 거북라(??), 새우라(??)까지 외워대곤 했고 우리나라에서 고지라 2000이 개봉됐을 때는 극장에 가서 몇 안되는 관객들과 함께 대한민국 영화관에서 괴수영화를 볼 수 있음을 감개무량해 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최근에 운 좋게도 2002년작인 ‘고지라X메카고지라’를 보게 되었고 어릴적 괴수대백과에서 본 어설프기 짝이 없던 74년식 메카고지라를 완전히 압도하는 3식 기룡(메카고지라 2003)의 디자인에 홀딱 반해 국내 인터넷쇼핑몰을 뒤져 본 상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구입한 쇼핑몰 : 크레이지 울트라 http://www.crazyultra.com/
(단, 이 3식 기룡은 1개 남아있던 걸 내가 구입해버려서 현재는 품절이다)

간단히 설정을 얘기하자면 이 3식 기룡(機龍; 기계 용)은, 계속되는 괴수의 출몰(…)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위내 내에 조직된 對특수생물자위대(특생자위대) 소속으로서, 1950년대 일본에 나타났다 세리자와 박사의 옥시전 디스트로이어를 맞고(…) 일본 앞바다에서 죽은 초대 고지라의 뼈를 이용해 만든, 일본 로봇과학기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기체다. 영화에서는 일본의 괴물타자 마쓰이가 까메오로 출연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 아시다시피 고지라 완구는 토호영화사의 라이센스로 반다이가 다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 3식 기룡도 예외는 아니다. 초합금으로 표기되어 있긴 하지만 예전 ‘철인 손오공’류의 진짜 번쩍거리는 쇠부품은 얼마 안되는 것 같다. 대개는 중국인민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노동집약적 도색완료 PVC로 이루어진 것 같다.

본 제품의 특징들을 아주 멋지게 꾸며놓은 상자 뒷면의 모습. 조이드도 그렇고… 이놈도 그렇고… 사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나도 내일모레면 나이 서른인데 이거 보고 멋지다고 생각할 정도니…흠~)

상자를 열면 계란판 같은 케이스에 우리의 메카고지라가 다소곳이 미소를 띠고 있다. 동체는 일체로 되어있고, 꼬리와 옵션파트 등이 분리되어 들어있다.

굳이 이 메카고지라를 ‘모형들’ 코너에서 소개하는 핑계랄까, 뭐 그런 게 들어있는데 바로 등과 꼬리의 돌기들이다. 폴리캡과 같은 재질이며 프라모델 같은 런너형식으로 되어있어 다소 ‘조립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할 수 있다. (이런 궁색한…;;;)

전체적으로 가동성은 정말 형편없는 수준인데 그 중에서도 머리는 최악이다. 입을 벌릴 수 있고, 그 안에 화염방사기(??)가 재현되어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

對G최종병기라 불리는 앱솔루트 제로도 재현되어 있다. 물체를 섭씨 -273도(이거 캘빈온도 아닌가?)까지 낮춰 얼린 후 원자수준으로 분해시켜버린다는 가공할 무기인데, 메카고지라 전원의 40%를 소비하기 때문에 활동시간이 2시간에 불과한 메카고지라로서는 필살의 병기인 셈이다.

…라고 하는데, 제정신 차리고 바라보자면 이 설정은 울트라맨, 메칸더V류의 ‘가동시간 제한論’에다가 더블제타건담류의 ‘치명적 무기論’을 짬뽕한 거 아니겠는가.

이처럼 옵션무장파트가 제거된 상태를 ‘고기동형’이라 한단다. 원래 격투전 전용으로 개발된 기체가 아니기 때문에 고기동형이라 해서 격투전에서 유리하다는 얘긴 아니지만 영화를 보면 고지라를 꼬리잡고 던져버리는 정도의 과격한 액션도 유감없이 보여준다. (수트액터 고생하셨겠슴다…)

지금부터는 ‘중무장형’이다. 건캐논의 컨셉을 닮은 어깨의 포대는 87식 다연장 로켓런처 등이 설치돼있는 무장팩이고, Z건담이나 NT-1의 컨셉을 닮은 팔뚝의 무기는 0식 레일건이다. (색감이 이상하게 나왔는데, 옵션무장파트의 색은 보라색이다.)

레일건에는 접근전용의 칼도 끼울 수 있다.

앱솔루트 제로를 발사하기 위해 포효(?)하는 박력있는 포즈.

어쨌거나 이 제품은 전반적으로 ‘완구’로서의 퀄리티가 높은 편이다. 물론 여기에는 ‘건담 센티넬’이 아닌, ‘고지라 센티넬’이라고 불러야 마땅할만큼 샤프하고 세련된 모습을 가진 3식 기룡의 오리지널 디자인 덕이 크지만, 1:48 하세가와 호넷을 살 정도의 거금을 질러놓고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그만큼 ‘완구’ 자체로서도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6 comments

  1. 현중님에게 이런면이,,, ㅎㅎ 재미있습니다. ^^ 저도 어렸을때는 움직이는 로보트같은거 좋아하고 많이 만들었었는데,, ㅋㅋㅋ

  2. 저..메카고지라 디자이너가 누군지알고있었는데, 잊어버렸거든요…디자인한 사람이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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