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 Italeri + KangNam

VFA-151 마킹을 선택한 것이나 구형3색위장을 칠한 것이나…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작품에는 취미가 2호의 이대영님 호넷이 결정적인 모티브가 되었다. (원래 나는 남들이 잘 만든거 따라 만들어보는 습성이 강해서…-_-;;) 당연히 취미가 2호를 많이 참고했다. (사실 마킹과 위장은 서로 고증상 어긋난다. 뒤에 설명하겠다)

아무튼 철지난 초기 A형을 만들자고 하세가와제를 사긴 그렇고 해서 이탈레리 염가판을 기본으로 모노그람 카피인 강남모형제에서 디테일이 조금 더 나은 부분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쓸만한 F/A-18A형을 만드는 것이 이번의 목표였다.
앞서 만든 레벨-모노그람 C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성’을 들인 놈. 한 기체를 연달아 두번씩이나 ‘뜯어 발긴’ 것을 보면 모형 갓 재개했던 당시의 내가 얼마나 호넷을 만들고 싶어했는지 조금 웃음도 나오고 그렇다. 아, 물론 아직도 호넷은 나의 favorite이다.

하세가와 키트를 제외하면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1:48 호넷 키트들은 LEX의 항법등이 제대로 재현된 게 없다. 하는수없이 이번에도 이 자리에 구멍을 뚫고 투명런너를 심어줬다. (식목일?)
에어쿨러 방열구는 디테일이 좋아서 내버려뒀는데 색칠 다 끝나고 보니 뚫어내고 다시 만들 걸…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LEX의 실속방지펜스는 C형에 적용된 뒤 A형에도 소급적용됐지만 내가 만들려는 건 구형3색위장의 극초기형이므로 이걸 달면 안된다.

직전에 만든 모노그람 호넷과 마찬가지로 주익에는 6열 리벳자국을 철필로 재현해주었는데 플라스틱의 성질이 달라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PVC파이프를 닮은 모노그람 키트의 플라스틱처럼 P커터나 철필에 쉽게 파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아주 촘촘하다고나 할까? 꼭 그런 느낌이었다. 이럴 때는 철필로 ‘찍어’주는 것보다는 핀바이스 등으로 ‘구멍을 내어’주는 편이 나을 뻔 했다.

이탈레리제는 패널라인이 (-)이긴 하지만 무척 투박한데다 그나마 생략한 게 꽤 되므로 P커터로 다시 다 파줬다. 특히 기수의 패널라인은 각종 도면을 참고로 충실히 재현해줬다. 이탈레리 F/A-18A의 기수는 모양은 맞지만 너무 가늘고 볼륨감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기관포구가 안 뚫려있는데 키트의 것에 직접 구멍을 내도 되지만 구멍이 좀 오묘한지라 강남모형제에서 그 부분만 이식했다. (근데 만들고 보니 강남모형제도 엉성하다. -_-;;;) 포연에 그을린 효과를 위해 에나멜 흑철색을 붓질해주었다.
이탈레리, 강남 모두 기관포구 가운데가 약간 불룩 솟은 것이 제대로 재현되어있지 않다. 레벨-모노그람 F/A-18이 얼마나 뛰어난 키트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부분이다.

강남모형제는 모노그람 구판의 카피품이므로 모노그람의 디테일 뛰어난 부품들이 그대로 재현된 게 많은데 (특히 계기판은 압권이다. 난 주문한 강남제가 늦게 오는 동안 이탈레리제로 조종석을 완성시켜버려서 강남 계기판을 쓰지 못했지만…) 사출좌석은 엉뚱하게 이탈레리의 그 썰렁하고 황망한 놈이 들어있다. (새마을호 열차 좌석 같은, 한눈에 보기에도 시트가 푹신할 것 같은 놈이 들어있다!) 요즘 레벨-모노그람 C형 사출좌석은 디테일이 대단히 좋은데 구판 사출좌석은 이탈레리 것처럼 썰렁했던 건가?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탈레리, 강남 모두 사출좌석이 꽝이라 이탈레리 좌석을 그냥 쓰고 강남(모노그람 카피) 파일럿으로 커버…-_-;

데칼은 수퍼스케일 별매데칼. (#48-322) 이 마킹 때문에 키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반해버린 마킹이다. 하세가와 A형에는 저 마킹의 칼라판(CAG용)이 들어있는데 로우비지 마킹이 더 멋있게 보여 별매데칼을 썼다.
그런데 이 수퍼스케일 마킹은 현용 표준2색위장으로 바뀐 1986년 11월 아쯔기의 미드웨이 전개기체(BuNo. 162890)를 재현한 것이다. 취미가 2호에 나온, 모노그람 A-18(F/A-18이 아니다!) 하이테크판의 데칼은 구형 3색위장에 맞을지 몰라도 이 수퍼스케일 데칼은 현용 2색위장에 붙여야 옳다. 취미가 2호의 VFA-151 호넷이 구형 3색위장으로 칠해진 건, 걸프전 항공전을 다룬 해당호의 특집에 안 맞을 수는 있지만 마킹과 위장 자체는 매치되므로 큰 오류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용 2색위장으로 제대로 표기했어야할 수퍼스케일 데칼설명서까지 구형 3색위장으로 표시를 해놨다는 점이다. 데칼 자체가 위장패턴이 변하는 과도기에 발매된 거라 그렇겠거니 이해는 가지만 고증을 중시하시는 분들이라면 주의하셔야겠다. 자칫하면 이 작품처럼 고증과는 거리가 먼 놈을 만들 수도 있다…^^
취미가 2호의 VFA-151 호넷은 지금은 구할 길 없는 모노그람 A-18 하이테크판 키트 데칼을 쓴 거라 색깔도, 크기도 맞는데 이 수퍼스케일 별매데칼은 색깔은 너무 흐리고(붙여놓고 나면 락카바탕에 거의 눈에 안 띤다) 크기도 좀 커서 수직미익에 맞추기 위해선 테두리를 가급적 많이 잘라내야한다.
수직/수평미익은 강남제를 썼는데 수직미익의 경우, 극초기 A형과 일반 A형의 중간쯤 되는 어정쩡한 형태다. 아마 강남모형이 모노그람 극초기 A형 키트를 카피하면서 일반 A형으로 개수하려던 흔적인 듯? 아무튼 극초기 A형 수직미익은 저것과 조금 다른데 알면서도 귀찮아서 그냥 만들었다. ^^ 다만, 표면이 우둘두둘하므로 사포로 정리해주는 작업은 꼭 필요하다.

수퍼스케일 별매데칼은 데이터마크 역시 충실히 재현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밑색과 색차이가 별로 안 나 눈에 잘 띠지 않는다. 그래도 이렇게 데이터마크들이 기수에 빽빽히 밀집해 있는 것을 보노라면 흐뭇하다. (이 역시 자기만족인가?)

랜딩기어 하우징 이하 뒷부분은 통째로 강남제를 이식했다. 이 부분의 복잡한 패널라인이 깔끔한 (-)몰드로 재현된 것이 강남제의 최대 강점이자 이번 개조작업에 강남제를 투입한 진정한 이유다. 물론, 이탈레리 상부 동체와 단차가 꽤 나므로 수정작업은 필요하다.

1986년 리비아공습 때 미해군 F/A-18이 리비아 경비정을 격침시킨 일이 있다는데 이 부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에 착안하여 대함공격미션으로 무장 장착.
주익 끝단에는 강남제 사이드와인더에 이탈레리 핀(날개)을 이식해 사용. AGM-84 하푼은 1:48 A-6E에 든 하푼을 길이를 줄여 사용했다. 1:48 A-6E 설명서에는 이놈이 분명 하푼이라는데 길이를 보면 하푼 개량형인 슬램 길이로 더 길다. (하푼 390cm, 슬램 495cm) 어쨌거나 하푼 길이로 잘라준 뒤 사용. 근데 길이가 다른 걸 색칠 다 끝난 뒤 발견하고서(허걱~) 부랴부랴 검은색띠로 덮일 부분에서 토막을 내고 길이를 줄여준 다음 다시 검은색 색띠로 눈가림 해줬다. 어차피 하푼도 저 위치에 검은색띠가 들어가므로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연료탱크는 이탈레리제 그대로 썼고, 스패로는 강남제.

이탈레리는 패널라인이 전체 (-)이면서 파일런만큼은 (+)몰드다. 따라서 파일런은 강남제를 쓰면서 역시 스웨이 브레이스 등을 추가. 여기 썼던 스웨이 브레이스는 어디서 가져온 거더라? VFA-151 수퍼스케일 데칼은 연료탱크에도 붙게 되어 있어 멋있다.

앞서 몇번 언급했듯 호넷의 위장은 두 가지다. 1982년부터 1986년 리비아공습 전까지, 초창기에 잠깐 쓰였던 밝은 구형3색위장과, 19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쓰이는 좀더 어두운 현용2색위장이 그것이다. 이 호넷에는 초창기 3색스킴을 재현해보았는데 군제락카 308(위), 338(아래), 337(캐노피 앞 안티글레어)번을 이용하면 된다.
웨더링은 앞서 만든 레벨-모노그람 C형에서 에나멜 웨더링을 망친지라 조금 다른 걸 시도해봤었다. 기본도장 위에 기본도장보다 약간 어두운 색으로 패널라인을 따라 그라데이션을 넣어주는, 당시에 막 유행하기 시작하던 기법을 일부에 시도해봤는데 (어디서 배운 건 있어가지고…–;;;) 별로 깔끔하게 안 됐다. 오히려 패널라인 따라 파스텔을 묻히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고 무난한 것을 발견하고 그 뒤로는 계속 파스텔로 웨더링을…

앞이나 옆면에서 보면 아무래도 모노그람제에 비해 빈약해보이지만 위에서 볼 때는 꽤 그럴싸 해보인다. (플랩을 안 꺾어서 그런가?) 양대천님의 홈페이지에 있는 스위스공군 호넷만큼 잘 만들지는 못했지만 그리 큰 개조를 하지 않아서인지 아직까지도 다친 데 없이 몸 성히 잘 계셔주어 예쁘다. ^^ (원래 공들인 놈은 잘 망가지고 대충 만든 놈은 오래 가더라)
이 작품 역시 꼬두밥에 투고한 바 있다. (사진수정: 2004.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