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개월만의 포스팅이다. 회사에서 바쁜 일이 끝나 휴가도 다녀왔고, 날씨도 좋아져서 베란다 작업실에 앉아 틈틈히 작업을 했다. 3개월간의 결과물을 잠시 공개하기로 한다.
F-14 초기형(블록 85까지)은 기수에 피토관이 없다. (블록 90부터 피토관 장착) F-14 피토관 별매품은 시중에 많지만, 이 초기형 노즈팁은 폴란드 Master사의 제품(AM-72-034)이 유일하다. 여기서 사용한 하세가와 신판의 레이돔과 다소 기울기가 다른데, 에폭시 퍼티로 접합부를 정형하여 선이 부드럽게 이어지게 해주었다.
기수 좌측면의 AOA 프로브도 Master사의 별매품이다. 이런 것은 완성 직전에 붙이는 것이 상례지만, 워낙 작은지라 아예 처음부터 붙여버리기로 했다. 안쪽에서 에폭시 퍼티를 붙여 접착강도를 보강해주었다.
지금 만들고 있는 기체는 블록80이므로, 기수 좌측 아래에 있는 기관포 가스배출구가 7분할 된 것이어야 한다. (블록85부터 A형의 대표적인 타입인 2분할의 사다리꼴로 바뀐다) 하세가와, 후지미 키트 모두 이 부품이 들어있는데, 아무래도 하세가와 것이 좀더 모양이 낫다. (위의 것)
단, 레벨 키트의 기수와는 곡률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최대한 단차 없이 붙여놓더라도 나중에 퍼티작업은 피할 수 없다.
참고로, 이렇게 서로 다른 부품을 이식할 때는 가급적 면(面) 단위에서 만나게 하는 게 편하다. 두 부품 사이를 패널라인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이렇게 면 단위에서 이어붙여 퍼티작업을 하는 것이 강도나 작업편의성 차원에서 더 낫다.
기관포구는 당연히(?) 꽉 막혀있다. 실기처럼 오른쪽 아래 총열 2~3개 정도만 보이도록 낑낑대며 구멍을 내긴 했는데, 원래 부품이 두루뭉술한지라 큰 효과가 없는 것 같더라.
결국 통상적인 방식대로 큰 구멍(?) 하나 뚫는 걸로 타협을 봤다.
콕피트는 Eduard 칼라 에치(SS217)을 사용했다. 어설프게 붓칠을 하느니, 이렇게 칼라 에치를 쓰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
설명서에는 레이돔에 무게추를 넣으라는 말이 없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낚시추를 하나 넣어주었다. 기수와의 접착강도도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레이돔과 기수 양쪽에 에폭시 퍼티를 채우고 굵은 황동파이프 3개를 꽂는 식으로 단단히 접착해주었다. 하세가와 레이돔을 썼기 때문에 기수의 폭도 1mm 정도 넓혀주었다.
레이돔과 기수 부분의 단차는 에폭시 퍼티로 정형.
레벨 F-14 특유의 약한 기수선(線)이 사라지고, 볼륨감이 커졌다.
바이패스 공기 배출구는 두꺼운 살을 얇게 갈아주었다. 레벨제 키트는 전반적으로 부품의 두께가 두껍고 두루뭉술하기 때문에, 이렇게 살을 갈아주고 각을 살려주는 일이 조립의 대부분인 것 같다.
블록80의 초기형을 재현하기 때문에, 윙글러브의 ECM 안테나 2개도 제거해주어야 한다.
공기흡입구 역시 얇게 살을 갈아주었다. 이렇게 넓은 부품은 눈에 보이는 부분만 얇게 갈아도 어느정도 눈속임이 된다.
공기흡입구 안쪽에는 미리 흰색을 칠했다. 예전처럼 좁은 공기흡입구 안쪽을 마스킹할 생각에 긴장했는데, 생각해보니 이 기체는 초기형의 하이비지(Hi-Viz) 기체가 아닌가? 공기흡입구 말고도 노즈기어, 랜딩기어 베이도 모두 흰색이다. 마스킹 안해도 된다!
레벨 F-14는 공기흡입구 내부를 어느 정도 잘 재현해놓았지만, 윗쪽에 큰 틈이 있어 아쉽다.
F-14 특유의 쌍동형 구조를 잘 재현한 것 같다. 내부재현 부품들의 단차가 커서 하세가와 키트처럼 공기흡입구 내부가 부드럽게 이어지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하비보스 키트처럼 꼬여있거나 파인몰드 키트처럼 실루엣이 망가져있지는 않으니까.
레벨 키트뿐만 아니라, 모든 F-14 톰캣 키트는 설명서의 순서에 얽매이지 말고, 동체 위 아래를 결합하기 전에 다른 부품들을 가급적 많이 붙여놓을 것을 권한다.
키트 설명서에 따르면 동체 상/하부를 결합한 다음, 비버테일 상/하부를 꽂아넣으라고 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단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안쪽에서 단단히 결합하여 큰 덩어리를 만든 다음, 상/하판을 접착하는 것이 좋다.
주익은 하세가와처럼 ‘딸깍!’ 소리 날 때까지 꽂아넣는 형식인데, 플라스틱의 탄성을 이용하여 편하게 조립할 수 있도록 개량되어 있다. 줄을 이용하여 좀더 부드럽게 꽂을 수 있도록 다듬어주었다.
연료탱크와 윙글러브 파일런은 좌우를 헷갈리지 않도록 접착핀의 폭을 다르게 해놓은 친절한 설계다. 다만, 키트 그대로 붙일 경우 위치가 조금 어색하므로, 실기 사진 등을 참고해서 위치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레벨 F-14 키트의 아랫면 실루엣은 하세가와제보다 훨씬 낫다고 한다. 그림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AIM-9 파일런은 앞쪽, 뒷쪽 팁의 모양을 조금 정형해주었다.
초기형 톰캣이므로, AIM-7은 E형, AIM-9는 H형을 사용한다. 하세가와 무장세트 3번을 이용했다. 곤충핀을 이용하여 접착강도를 확보해주었다.
AIM-54A 피닉스 미사일은 키트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다만, 키트에는 2발 밖에 안 들어있으므로, 다른 키트에서 2발을 더 가져왔다. 꽁무니(?)에는 2중 노즐을 만들어주었고, 접착강도를 확보해주기 위한 황동봉은 가급적 길게 끊어서 피닉스 팔레트 뿐만 아니라 동체 속으로 깊이 박히도록 해주었다.
톰캣의 표준적인 무장. 이번에는 제대로 만들어봐야지~
공기흡입구와 마찬가지로, 노즐도 얇게 살을 갈아주었다.
버너캔의 플레임 홀더와 전방 콕피트의 콘솔 덮개(?)에도 역시 Eduard 에치 부품을 사용.
아직 기수와 동체를 결합하지는 않았지만 실루엣을 보기 위해 한 번 찍어보았다. 덥고 습한 여름이 오기 전에 진도를 많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