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 Hasegawa / 제작기간 : 2004. 11. 5 ~ 2005. 3. 19
제작기간이 4개월 보름가량으로 되어있지만 사실 이놈은 한달전, 지난 설날 연휴 때 거의 완성을 본 것이다. 창원으로 터전을 옮기기전, 설날 연휴가 낀 거의 10일간의 황금연휴 동안 나는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이놈과 F-4EJ改를 만들기 위해 식음을 전폐하고 강행군을 했다.
원래 5대 동시작업하다가 2대에만 집중하기로 한 건데도 (그것도 가장 쉬운 하세가와 키트를…) 10일간의 휴일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그래도 잡지필진도 아닌 취미인인 내가 이렇게 초 스피드로 제작을 끝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시다시피 본인이야 ‘쉬엄쉬엄 모델링’이라는 신조를 지켜오고 있지 않은가?)
어쨌거나 결국 사출좌석 색칠만 남겨둔채 창원에 내려오게 되었고 이곳에 내려온지 한달만에 서울에 올라가 결국 또 하루를 잡아 사출좌석 색칠을 끝냈다. 용(龍)의 눈(眼)을 그리고 마치는 데 한달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10일간의 휴일 동안 ‘최대한 집중하지 않으면 다음에 언제 서울에 올라와 완성을 볼 수 있을런지 장담 못한다’라는 압박감으로 시간에 쫓겨 만들었기 때문일까. 이 프랑스해군형 크루세이더를 제작하면서 너무 아쉬움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게, 캐노피의 세팅이다.
원래 기관포베이, 에어브레이크 등 모든 부분을 열자…는 생각으로 캐노피 역시 열기 위해 격벽과 홈을 갈아내고 난리를 피웠지만 하세가와 키트의 설계상 실수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다. 즉, 키트의 사출좌석이 캐노피 내부프레임과 간섭이 생겨 순진하게 설명서대로만 조립하다보면 격벽과 홈을 갈아낸다 치더라도 결코 캐노피를 열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닫는 것도 깔끔하게 맞아주지 않는지라 캐노피를 제자리에 꽂아놓고 정말 ‘빼도박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피눈물 나는 순간이었다. 완성 직전에 좌절해야하는 상황…) 결국 보시다시피 저렇게 어정쩡하게 고정시킬 수밖에 없었다. 네오에 실린 정기영님의 작례에서는 Cutting Edge 별매좌석을 썼는데 그걸 쓰면 캐노피 간섭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저렇게 캐노피를 닫는 바람에 이제까지 콕피트에 들인 모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갔다. 계기판은 데칼처리를 했다 하더라도 참 깔끔하게 잘 처리했고 조종사 역시 헬멧에 프랑스 3색마크를 넣는 등 나름대로 신경을 썼는데…
기관포베이는 Aires제 별매품을 사용했다. 네오의 작례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양쪽을 다 열어봤는데 이 경우 레진키트에 든 기관포 4개가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만들다가 기관포 1개를 떨어뜨려 잃어버렸다. 욕을 바가지로 하면서 방바닥을 뒤지는데 이 가늘고 노란 레진뭉치가 노란 방바닥 장판 위에서 그리 쉽게 발견되는게 아니더라. (이때부터 고난은 예견되었던 것…) 하는수없이 정기영님과 이상민님께 연락하여 네오의 작례에 쓰고 남은 기관포를 받기로 하고 울며(?)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방바닥에서 전날 잃어버린 레진기관포가 튀어나오는게 아닌가, 으음… 결국 여기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던 기관포베이세트 그대로를 쓴 것이지만 어찌됐건간에 많은 분들께 민폐를 끼쳐 죄송할 따름이다. 기영님과 상민님께 감사드린다. (서울 올라가면 식사 한 번… 므흣~)
키트에는 품질 좋은 마트라 미사일과 매직 미사일이 들어있다. (사실 매직 미사일은 라팔 키트에 든 게 좀더 낫긴 하다) 처음에는 활용도가 높은 매직 미사일을 남겨두고자 마트라 미사일을 붙일까 했으나 인터넷 조사 결과, 이 푸른색의 샤크마우스 기체는 비교적 최근 기체이므로 마트라가 아닌 매직을 붙여야 한단다.
양쪽 기관포베이를 모두 열고 날렵한 매직 미사일을 단 샤크마우스의 크루세이더는 그 좁은 폭의 기수모양과 푸른색의 동체도색이 어우러져 아가미를 연 채 적을 향해 돌진하는 잘빠진 백상어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렉 노먼?)
예전에 공개한 바와 같이 날개를 꺾어줬다. 아래쪽의 톱니는 A-7 코르세어의 것을 이용했고 위쪽은 그냥 플라스틱 각재를 썼다.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날개접철부의 질좋은 세부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
하면의 에어브레이크는 Cutting Edge제 별매품. 제품을 접할 때마다 이런 메이커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끼게끔 해주는 경이의 메이커다.
도색 직전의 모습. 사진촬영을 위해 조립한 것이지만, 색칠의 편의를 위해서는 동체, 주익상판, 접히는 주익 등을 모두 분리해놔야 한다.
이 기체의 짙은푸른색은 FS35164에 해당한다고 한다. 키트 설명서에는 군제락카 H72와 H333을 1:1로 섞으라고 되어있는데 굳이 조색하지 않더라도 군제락카 2차대전 미해군기세트에 든 H366이 이 색을 재현하고 있다. 2차대전 미해군기색이므로 에나멜칼라로도 선택의 폭이 넓은데 험브롤 144번이나 모델마스터 1720이 바로 그 색들이다. 본인은 험브롤 144번을 썼고, 에나멜 먹선넣기를 위해 험브롤 에나멜 도색 후 수퍼클리어 코팅을 해줬다.
데칼은 키트의 데칼도 사용했지만 기수의 샤크마우스나 수직미익의 엠블럼처럼 흰색이 들어간 마킹은 변색을 막기 위해 기존에 갖고 있던 알바트로스제 별매데칼을 사용했다.
수평미익은 폴리캡을 사용해서 ‘꽂게’ 되어 있다. 기존의 하세가와 키트들이 수평미익 고정방식이 부실했던 점을 생각하면 아주 좋은 방법 같다. (톰캣이나 팬톰의 수평미익이 부러져 몇번이고 재접착한 경험이 다들 있으실 것 같다)
그런데 왼쪽 수평미익을 만들면서, 데칼까지 다 붙이고 수퍼클리어를 뿌리는 와중에 수퍼클리어를 너무 두텁게 뿌려 밑의 험브롤에나멜이 다 들고 일어나는 또한번의 피눈물 나는 사태를 겪어야 했다. 예전 검은톰캣에서 겪었던 ‘도장면 박리’의 악몽이 되살아난 거였다. 결국 이것도 설날 연휴기간에 끝내지 못하고 엊그제 서울 가서 손을 봤는데 기관포, 캐노피와 함께 3대 악재로서 사람 간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별다른 무장이 없어 하면은 좀 심심하다.
프랑스기체는 이번이 처음인데, 프랑스기체를 만들면서 많이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예전 캐나다에서 어학연수 하면서 만났던, 나처럼 비행기를 좋아하던 Vincent(벵상)이라는 친군데 ‘French’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도록 멋과 낭만을 알면서도 유머러스한, 그러면서도 지식세계가 깊은 멋있는 그런 친구였다. 학원 PC실에서 비행기 사진을 검색하여 보고 있으면 항상 “HJ, What are you spying?”하면서 내 등을 툭툭 치고 가곤 했는데, 이 프랑스해군 크루세이더의 익살맞은 도날드덕 마크를 보고 있자면 나 들으라고 “HJ sucks.”하고 슬쩍 딴데를 쳐다보던 그의 능청스러운 모습이 생각나 그립다.
이게 정말 마음에 드네요. 갠적으로 앞의 팬톰보다 더… 제가 팬톰 별로 안좋아하는 이단아(??)인것은 아시죠? ㅋㅋㅋㅋ
용진님은 코르세어 좋아하시더니 이놈 역시 좋아하시는군요…^^;;;
엇~ 어느새 완성하셨군요. 하세가와 크루세이더의 경우 캐노피가 안맞는 것에 대해 전에 말씀 안드렸던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