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8P 제작기 #07 – 동체 색칠

오랜만에 칠하는 단색 기체다. 어떻게 칠해야 단조롭지 않을까 고민을 거듭했는데, 어떤 결론이든간에 프리셰이딩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으로, “일단 저지르고” 보았다. GSI라카 C301로 밑색을 깔아주고, 그 위에 C366(FS35164)를 불규칙하게 덮어주었다.

단색의 동체색으로만 불규칙하게 덮어준, 마치 대리석 무늬 같은 이 상태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좀더 욕심을 부려보기로 했다. 사실, 여기까지 올 때 즈음이면 에어브러시를 쥔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더이상 에어브러시를 잡을 엄두가 나지 않지만, 최근 비행기 모형계의 큰 트렌드인 “에어브러시 웨더링”을 내 나름대로 시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C366에 흰색을 소량 섞은 것을 에어브러싱하여 하일라이트를 만들어 준다. 주익의 왼쪽은 C366만으로 프리셰이딩한 것, 스파인과 오른쪽은 하일라이팅된 것이다.

동체 역시 에어브러시로 하이라이팅한다. 패널라인을 피해 패널 안쪽으로 불규칙한(꼬불꼬불한?) 패턴을 그려주는 식으로 했다. 하이라이팅을 넣기 전(왼쪽)과 넣은 후(오른쪽과 수직미익)의 차이가 드러난다.

색감차가 미묘해서 눈에 쉽게 띄진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히 하이라이팅의 효과는 있다. 기존에 그늘(C301), 동체기본색(C366)의 2개 톤으로 이루어진 표면이 하이라이팅(C366+흰색)으로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묽은 하이라이팅 페인트를 뿌리다보니 사진에서처럼 에어브러시 컨트롤을 잘못해서 “왈칵” 꽃을 피운 자국이 종종 생겼다. 다소 당황스럽긴 하지만, 이 위에 다른 색들이 수 차례 입혀질 것이므로 너무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일부 패널은 마스킹하여 변색효과를 내주었다. 동체색(C366)에 프리셰이딩 밑색(C301)과 무광검정(C33)을 조금씩 섞어 만든 잡색(?)이다.

다만, 일부 패널에만 칠하기에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다크닝도 해주기로 했다. 같은 페인트를 묽게 만들어 골진 부분과 패널라인 위주로 에어브러싱 해주면 된다. 수직미익 기부, 벤트럴핀 기부, 패널라인 주변 등을 보면 다크닝 전후의 차이가 보인다.

다음으로는 험브롤 144번 에나멜을 이용하여 부분부분 터치업. 험브롤 144번은 GSI라카 C366과 같은 FS35164번이지만,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약간 녹색기가 돈다. 다크닝과 함께 적용하면, 표면에 풍부한 색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원래의 동체기본색인 C366을 묽게 뿌려 전체적인 톤을 조절해준다. 변색효과를 주기 위해 따로 칠했던 패널들도 이 단계에서 위화감 없이 색감이 조정된다. 에어브러싱 잘못으로 “왈칵” 꽃을 피운 자국을 다듬어주는 것도 이 때다.

에어브러시로 기본색칠을 이렇게 진지하게 해본 적은 처음이다.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프리셰이딩 밑색 깔기 (GSI라카 C301)
  2. 기본색을 써서 불규칙하게 에어브러싱 (C366)
  3. 하이라이팅 (C366 + 흰색 소량)
  4. 패널 변색효과 겸 다크닝 (C366 + C301(또는 C33) 소량)
  5. 같은 계열의 다른 색 몇 가지로 추가 터치업 (내 경우, 험브롤 144번 사용)
  6. 기본색으로 정리 (C366)

처음부터 끝까지 에어브러시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손가락 힘이 약한 나로서는 손의 피로도를 극복하는 것도 꽤 힘든 일이었다. 다행히 기존에 쓰던 버튼식 에어브러시 대신 새롭게 영입한(?) 트리거식 에어브러시를 이용하여 작업능률을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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