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용 Albatros D.III 제작 착수

요새 복엽기에 필이 꽂혀서 이것저것 사모았다. 우아하고 고전적인 멋이 있어 몇 가지를 골라보았는데, ‘아기자기함’ 때문에 모으는 것이기도 하고, 잠깐 외도하는 것이기도 해서 스케일은 부담없이 1:72로 잡아봤다.

왼쪽의 2개는 회사 상사분께 선물용으로 만들기 위해 사둔 것이다. ‘Der Rote Baron'(The Red Baron, 붉은 남작)이라는 영화를 보고 필이 꽂혀서 나에게 하나 만들어줄 수 없겠느냐…하셨는데, 최근 나도 복엽기에 관심이 가던 터라 흔쾌히 그러겠노라 답을 했다.

의뢰 받은 지는 한참 됐는데… 주말에 시간도 안 나고, 그나마 있는 시간도 팬톰 마무리 한다고 손도 못 대고 있다가 이번주 토요일 드디어 상자를 열어 제작에 착수했다. 그 첫번째는 바로 이 레벨제 Albatros D.III 이다. 실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어둠의 경로를 통해 본 ‘붉은 남작’ 영화에서는 이 비행기가 주연격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워낙 인기 없는 1차대전 복엽기, 그것도 1:72 스케일이라 그런지 국내 웹스토어에서 쉽게 구했다. 값도 싸고 내용물도 단촐해 별 부담이 안 느껴진다.

하지만 의외로 설명서가 복잡하게 되어 있어 잠깐 쫄았다. 그 옛날 만들어본 린드버그제 비행기 키트를 연상케 하는 허접한 부품뭉치도 한숨 나오게 한다. (런너를 살펴보니 제작연도가 1981년이더라. 정말 오래된 키트다)

하지만 주말에 몇시간 정도 투자하면 이처럼 쉽게 완성이 된다. 만들어놓고 나니 예뻐보인다.

아직 색칠을 앞두고 있어 모듈(?)별로만 접착해둔 상태다. 왼쪽에서부터 윗날개, 바퀴, 엔진, 기관총, 동체 및 아랫날개 순이다.

키트에서는 뭉개지거나 생략된 패널라인들을 새로 파주고 엔진배기구에 핀바이스로 구멍을 뚫어준 정도가 디테일업의 전부다. 디테일이 허접한 기관총을 일본 Adler’s Nest사의 1:35 기관총 세트나 황동파이프 따위로 갈아줄까 생각도 했으나 선물용임을 감안, 힘빼고 그냥 가기로 했다. 접합면 처리도 퍼티 대신 순간접착제를 써서 스피디하게 진행했다. 아랫날개는 색칠이 좀 까탈스러울 것 같아 동체에 붙일까 말까 고민했는데, 크기가 워낙 작은지라 그냥 붙여버렸다.

복엽기도 콕피트부터 시작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이 키트의 콕피트 디테일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계기판이나 좌석 따위 하나 없이 동체 내벽에서 나와있는 핀에 파일럿 인형을 꼬치 꿰듯 끼워 고정하는 것이 콕피트의 전부인 것이다. 결국 초장부터 코딱지만한 1:72 파일럿 인형을 색칠하느라 고생해야했다.

아참, 레벨제 키트인지라 모든 색칠지정이 레벨제 에나멜로 돼 있다. 최근 알게 된 어느 사이트를 통해 험브롤이나 타미야 에나멜로 색지정을 변환하여 색칠했다.

윗날개에는 아랫날개, 동체와의 고정구(?)가 붙는데 각도를 잘 맞춰줘야 한다. 처음에는 수지접착제를 사용해서 대충의 각도를 잡아준 뒤, 동체에 맞는 각도를 찾은 뒤 순간접착제로 보강해주는 방법을 썼다. 그리고 일부 고정구는 아랫날개 또는 동체에 대응되는 구멍이 없으니 적절한 위치에 핀바이스로 구멍을 뚫어줘야 한다.

엔진과 기관총까지 얹고 보니 조금 그럴싸해보인다. 다음 주말에 별일 없으면 색칠에 들어갈 수 있겠는데, 워낙 작아 에어브러시를 굳이 써야할지 좀 고민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동체의 나무무늬를 재현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일 것 같다.

7 comments

  1. ㅎㅎㅎ 결국 스케일의 다변화만 있을 뿐이라는…^^;;

    나무 무늬 색칠은 기본적으로 붓자국을 예쁘게 남기는 거지만
    스와니 아저씨 홈피에 보면 잘 정리돼 있더군요…^^

    그러나…정작 큰 문제는 리깅!!
    뭐, 선물용이라면…ㅋㅋ
    개인적으로는 복엽기 중에 리깅이 가장 적은 포커 D VII 강추~
    (리깅이 적다고 한 다스를 구입한 건 아니었다는…^^;; )

    1. 헛, 아직 스케일 다변화 한 거 아닙니다…;;; (과연?) 나무무늬비행기 잘 나온 사이트/작품을 찾고 있었는데 스와니 아저씨(?)가 어디 계시는지요? 리깅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나무무늬에만 신경을 써보려구요 @_@;;

  2. 아직…이라…ㅋㅋ^^

    스와니 아저씨네(?)
    http://www.swannysmodels.com/Wood.html

    참고가 될 만한 사이트는
    http://www.wwi-models.org
    http://www.theaerodrome.com
    포럼이 활발한 에어로돔이 조금 더 유용한 듯…

    덧붙여 인터넷 모델러에도 쓸만한 기사가 많이 있으니…

    그리고 기종별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1차 대전의 Bf109, Fw190이랄 수 있는 알바트로스/포커 시리즈가 가장 대중적일 듯…
    알바트로스라면 로덴 1/72, 1/32, 에듀어드 1/48
    포커라면 로덴 1/72, 1/48, 에듀어드 1/48 추천이요~!
    (얼른 로덴에서 1/32 포커 D VII를 내주길 바라고 있지만…
    떼놈 식 마케팅-가격은 올리고 패키지는 나누는-으로 가는 게 영…ㅡㅡ;;)

    전투기를 기준으로 현용 제트기야 덩치가 커서 1/72로도 충분하지만
    1/48 사이즈 1차 대전기는 똥똥한 1/72 2차 대전기 같은 느낌이라 말이죠…
    게다가 적어도 1/32는 돼야 뭔가(AMS?)를 해도 한다는…^^;
    그 옛날 구닥다리 레벨 1/28 시리즈의 존재 이유랄까…

    그나저나 자꾸 이런 거 알려주면 마나님 싫어하실 텐데…^^;;

    (추가)
    오복이..??
    오호~태명인가요? ^^

    임신 기간 중에는 가끔 아가를 위해서도 뭘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줘야
    마나님이 진노하지 않습니당…얼른 조치를…^^

    원래 둘째 아이 모빌 만들어 주려고 복엽기를 구입했는데
    재질도 약하고 크기도 애매한 데다가 도색 시인성도 떨어져서
    그냥 예쁜 봉제 인형이 달린 흑백 모빌을 달아주는 걸로 패스~
    생각해보면 1/72 이하 사이즈로 단색 도색이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색은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원색으로…^^;

    중요한 건…
    원래 계획을 진행 중이었다는 걸 강조하삼~!! *^^*

    1. 주말에 아크릴 사서 한번 작업해보려구요 ^^; 집사람 취미가 과슈로 그림그리기라서 쓸만한 색이 있나 봤는데 화사한 색 위주여서 원목느낌 나는 색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1:72로는 디오라마를 만들어보고 싶은데…(요새 수상기 – Floatplane – 에 끌리는 중) 사서 쌓아놓기만 하느라 말씀대로 스케일다변화로 흐르지 않을지 조금 걱정은 되네요 -_-; 5월중에 한번 연락드릴까 해요~ 😀

  3. 옙~그때 남긴 연락처로 문자 주세용…^^

    밑칠은 그냥 에어브러슁해도 될 것 같고
    붓자국을 남기기 위해서는 좀 뻣뻣하다 싶은 붓이 좋은 것 같더군요.
    그리고 동체 합판 무늬와 프로펠러의 무늬도 느낌이 다르니 그것도 포인트인 듯…
    정 안되면 무늬목 데칼도 있다는…ㅎㅎ

    그런데…저 구판 메치박스 소드피쉬 좀 엄하지 않나?? ^^;;
    저건 타미야가 아니란 사실…ㅎㅎㅎ

    소드피쉬가 꽂힌다면야…
    이번에 나팔수가 뒷걸음에 쥐를 잡을지 아님 그냥 똥만 밟을진 몰라도…^^;;

    지나간 시쳇말로 하자면…”남자라면 32~!!”

뽀~* 에 응답 남기기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