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 ESCI / 제작기간 : 2004. 11. 5 ~ 2005. 9. 25

이스라엘의 크피르 전투기는 미국에 어그레서기로 임대되어 나간 것 외에도 중남미국가 몇 곳에 수출되기도 했는데 에콰도르와 콜롬비아가 대표적이다.

월드컵 축구할 때나 들어볼 정도로 낯선 나라다. 한국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외국인들이 많다면 선뜻 이해가 가질 않지만 에콰도르가 어디 붙어있는지 아는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바나나 공화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세계 10대 무역국이지…^^)
여기서 잠깐, 에콰도르에 대해 알아보자…^^ 에콰도르는 남미에 있는, 한반도의 1.3배 크기의 작은 나라다. 인구는 1200만 정도. 소위 ‘바나나 공화국’ 중 하나로 세계 제1의 바나나 생산국이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다윈이 진화론을 구상한 갈라파고스 군도 역시 에콰도르 영토란다. (!!!) 북쪽으로는 콜롬비아, 남쪽으로는 페루와 접해있다. (콜롬비아 역시 크피르 사용국이며, 페루는 에콰도르 크피르가 실전경험을 치룬 상대국이다) 스페인어로 ‘적도’란 뜻을 가진 나라 이름처럼 적도가 국토 한 가운데를 관통하지만 ‘남미의 티벳’이라는 별명처럼 고산지대(중고등학교 때 배운 안데스 산맥!!)에 위치해있어 기후는 선선한 편이라고 한다.

아들놈이 정신없이 비행기 만들 때는 공부 좀 하라고 타박하시던 어머니도 비행기가 완성되면 항상 갖고 와 보라며 감상하시곤 하는데 이번 비행기는 에콰도르 공군기라니까 참 엉뚱한 나라 비행기 만든다는 표정으로 아버지랑 같이 웃으신다. 그래도 이렇게 제3세계 비행기 만들면서 지리공부도 하고… 좋지 않은가? ^^

제작기간은 2004. 11월부터 2005. 9월까지로 장장 1년이나 걸린 걸로 되어있지만 주말모델러인데다 타향살이까지 겹쳐 그랬을 뿐이다. 실제로 제작기간은 열흘 정도 되는 것 같다.

전설의 ESCI 크피르 C2 키트로 제작을 했다. ESCI 크피르는 많은 분들이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시는 키트이긴 하지만 실제로 만들면서 보니 ‘그렇게 애써 구하려 노력할 것까진 없다’라는 느낌이다. 품목의 희귀성, 절판제품의 환상 등이 겹쳐 불필요한 프리미엄이 붙은 ‘거품 낀 키트’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베이에서 4만원이나 주고 사고 이제 만들기도 다 만들었다 이거냐? 흥…)

완구에 불과한 린드버그 키트보다는 훨씬 모형쪽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해도 (예전) 레벨(Revell) 수준은 못 되는, (여기에 비하면 모노그람은 오늘날의 하세가와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 그런 수준이다. 물론, 섬세한 (-)몰드의 패널라인이 돋보이는 ESCI 후기의 명품키트들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원래는 생긴대로(?) 그냥 편하게, 편하게 만들자던 취지였는데 만들면서 이것저것 더하고 고치고 하다보니 처음 취지에서는 조금 벗어난 거 같기도 하다.
사출좌석은 네오메가제 마틴 배커 Mk.VI. 엘레르 개조 크피르를 만들면서 사출좌석을 자작하다시피 했는데 만들고 나서 어느 상자 속에서 이게 튀어나와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사재기가 극에 달하면 자기가 뭘 샀는지도 모르는 이런 사태가 오곤 한다) Mk.VI는 알파 제트나 미라지 2000, 크피르 C2 등 제한적으로만 쓰이는지라 이걸 발견하고 크피르 C2를 또 한 대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던 거다. (별매품 사출좌석을 써버리겠다고 키트 하나를 잡는 이 무모함…!)
사피르 2 미사일은 이글디자인즈 레진제품이 있긴 한데 사출상태가 엉망이라 자작해줬다. 이글디자인즈 제품에 1:48 도면이 있어 쉽게 제작할 수 있다. (에콰도르 공군은 크피르를 수입하면서 사피르 2도 같이 썼다)
엔진노즐은 이글디자인즈 크피르 C7 개조키트에 든 것이 의외로 상태가 좋아 그걸 썼다. 나중에 크피르 C7 만들 때는 예전에 쓰고 하나 남은 Aires 노즐을 써야지…

그래도 처음에는 정말 별로 안 고치고 쉽게 쉽게 만들려고 했다. 콕피트도 다 데칼처리하고 후다닥 동체까지 만들어붙였다.

그래도 혹시 또 모르니까 (= easy-going하자던 마음이 언제 바뀔지 모르니까) 증설된 그릴들(좌우 각 3개씩, 총 6개)을 플라스틱판으로 만들어줬다. 크피르를 제대로 만들고자 한다면 동체 접착 전에 콕피트와 더불어 이 그릴들을 만들어줘야 한다.

헛… 그런데, 만들어놓고 보니 기수가 더 길다. 사진으로 봐도 그렇고, 아웃라인이 좋은 엘레르 개조 크피르와 비교해봐도 그렇다. 자꾸 쉽게 만들자는 처음 취지를 벗어나는 것 같아 무척 고민했는데…

… 결국 뜯어냈다… ㅡㅡ;; 기수를 잘라낸 뒤 에폭시 퍼티를 발라 모양을 잡아주었는데 이런 쪽에는 도통 내가 소질이 없어 또 조소과 출신인 동생 손을 빌렸다. 나처럼 본격적으로 플라스틱 모형을 즐긴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컬피나 에폭시 퍼티로 뭘 빚고 모양을 잡고 하는 ‘기본기’에 관해서는 나와는 차원이 다르다.

미술전공자인 동생의 손놀림이나 작품활동을 보면 내 플라스틱 모형기술이라는 게 잡기(雜技)나 꼼수 수준에 불과하구나 싶어 부끄러울 뿐인데 동생은 또 내 비행기들을 보고 부러워하고 있으니 재미있다고 할 수밖에. 조소과 출신이라 칼라링(색칠)에는 약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블렌딩이나 필터링 같은 ‘꼼수’에 밝지 못할 뿐이다. 적절한 색을 골라내고 포토샵에서 색을 보정하고 하는 데는 역시 형과는 다른, 깊은 안목을 보여준다. (더구나 동생의 취미는 대포 같은 렌즈 달린 사진기로 사진찍기다. 빛과 색깔에 대한 감각이 없으면 절대 손댈 수 없는 취미다) toymac 조두영님께서 현직 검사시고, 그 동생분이 프로 화가시라는데 어떻게 보면 (검사나 프로 화가는 못 되었지만) 나란히 법대와 미대를 나온 우리 형제가 그분들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언제 기회 되면 두 형제분을 뵙고 싶기도 하다. ^^;)
어쨌거나 결론 – 형제는 용감했다. (???)

기수 밑의 페어링을 밀어내고 플라스틱판으로 자작해줬다. 이런 경우에는 초등학교 때 배운 ‘도형의 전개도’ 지식이 유용하게 쓰인다. 그래도 이렇게 치수 재서 플라스틱판으로 뭘 만들고 하는 건 조금 자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는 용접포탑 제작방식, 동생은 주조포탑 제조방식인가??)

어쨌거나 확! 줄여버린 기수. 선이 중간에 살짝 꺾이는 아웃라인을 재현한다고 하긴 했는데 날카롭게 되지 못하고 어설픈 것 같아 좀 아쉽다. 기수 아래도 지표면과 좀더 평행이 되도록 낮아야 한다. 너무 코를 쳐든 느낌이다.

좀 유치하긴 하지만 실기사진을 보니 정말 기수에 저렇게 Kfir C2라고 써있더라. 그것도 저렇게 휘황찬란한 초서체로… 무릇, 무기(武器)란, 자신의 이름을 드러냄 없이 ‘살벌해’ 보여야 멋있는 거 아닌가?
그 위에 박쥐 같은 엠블렘도 이 기체가 격추시킨 페루공군의 A-37 킬마크다. (원 안에 위로부터 A-37 실루엣, 격추파일럿 이름, 페루국기의 순이다) 2차대전 프롭기나 미해군/해병대 제트기의 ‘자비심 없는’ 킬마크에 비하면 좀 문화충격이다. 아무리 현대전에서 킬마크 그려넣는게 드물어졌다 하더라도 저렇게 예쁘장하게(?) 그려놓았다가 나중에 20대쯤 격추하면 어떡하려고??
에콰도르 공군형에서만 보이는 페어링과 노즈기어 사이의 큰 안테나를 달아준 것에도 주의.

사출좌석은 엘레르 개조 크피르보다 더 화사하게 칠해줬다. (고증 무시하고 ‘예쁘게’ 칠한 건데 나중에 실기사진을 보니 대충 비슷해서 놀랐다) 네오메가 사출좌석의 벨트 몰드가 아주 확실하게 잘 나와서 칠하기 쉽다.
측면콘솔은 데칼처리를 했는데 오른쪽데칼이 최후에 수퍼클리어 뿌리면서 녹아서 두르르~ 말리는 바람에 고생 좀 했다. 이번에는 좀 쉽게 만든다 싶더니 역시… 고비가 없을 수 없구만…

이건 정말 안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가장 중요한 전면계기판이 저 모양이다. 콕피트 만들 때만 해도 키트 그대로 쉽게 쉽게 만들자는 주의여서 계기판을 데칼처리 했는데 키트가 얼마나 무성의한지 데칼과 계기판부품의 크기나 모양이 모두 다르다. 전면계기판이 저 모양이니 사출좌석이 아무리 별매품이라도 소용이 없다. 으흐흑…

이 키트의 제작에 들어간 데에는 엘레르 개조 크피르를 만들면서 남은 이스라데칼 IAF-14의 스페인어 스텐실을 써버리려는 의도도 강했다.
여기에 언급된 에콰도르 공군기의 위장무늬는, FS24257(밝은녹색), FS34083(짙은녹색), FS26622(바닥)이다. 바닥이야 군제락카 H311이 FS36622이므로 그대로 쓰면 되지만 (FS의 다섯자리 코드 중 맨 앞자리는 유광(1xxxx), 반광(2xxxx), 무광(3xxxx)이므로 무시해도 된다) 상면의 투톤 위장무늬는 어느 메이커에서도 나온 색이 없더라. 인터넷의 모든 페인트 비교표들을 다 뒤져서 대충 비슷한 색으로 나온 게 밝은녹색 H122, 짙은녹색 H123 이었다. (둘다 2차대전 독일군 RLM색이다) 밝은녹색의 H122가 너무 어두워보이긴 하지만 딱히 대안도 없고 해서 그냥 칠했다.
여담이지만… 조색해서 칠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 부럽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나도 그러고는 싶지만 색칠 도중에 페인트가 다 떨어지면 어떡하나 싶기도 하고 믿을만한 참고자료(FS번호 같은 것)가 있으면 그걸 또 믿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항상 시중에 출시된 색을 구입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FS번호 비교해보면서 무슨 색을 ‘사서’ 쓸 것인지 고민하는 게 안 좋아보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가볍게 ‘얽매이는 것’은 모형을 즐기는 또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많은 모델러들이 집착하는 ‘고증’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얽매인다’라는 개념 아니던가.

주익의 거대한 ㄴ자 스텝라인은 이스라데칼의 것을 그대로 썼지만 동체 곳곳에 산재한 볼트빠짐 정비용 흰 선(?)과 주익 앞전, 정체불명의 흰 띠는 이번부터 새로 도입한 모델링 신무기(??) 라인테이프(0.5mm)를 이용했다. 라인테이프에 흰색 락카를 뿌려서 조곤조곤 잘라 붙인 거다. 좀 두꺼운 느낌이 없진 않지만, 마스킹테이프를 썰어 쓰는 것보다 간편하다. 왜 많은 분들이 라인테이프 라인테이프 하시는지 알 것 같더라.
화방에 가서 마스킹지형 고정용으로 쓸 ‘껌딱’이라는 것도 샀는데 (임시고정용 고무찰흙 같은 건데 어느 분 블로그에서 봤던 것 같다) 여기서는 모든 위장을 프리핸드로 그려버려서 쓰진 않았다. 안치홍 선생님이 말씀하셨던가? 모형을 예술에 가깝게 만드는 사람일수록 모형점보다는 화방에 더 자주 간다고. 맞는 말 같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화방에 가면 쓸만한 재료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자작한 사피르 2 미사일은 군제락카 라이트블루로 칠했다. (H323이던가?) 색띠는 또 라인테이프로 붙여보았는데 의외로 두꺼워서 미사일런처에 붙이기가 좀 곤란하더라. 앞으로는 가급적 예전에 하던대로 색 데칼을 써야겠다.



만들고 나서 좀 아쉬운 부분이 수직미익의 보조공기흡입구다. 펑퍼짐한 키트 그대로의 상태로 남겨두었는데, 원래 모양은 단면이 날카로운 삼각형이 되어야한다. 구멍 중간을 가로지르는 얇은 구분판(?)도 있어야 하고… 플라스틱판으로 못 만들 것도 없는 비교적 쉬운 작업이지만 그냥 내버려둔 것은 키트 그대로 만들려던 처음 의도가 남긴 ‘흔적’과도 같은 것이다. 기수 뜯어고치고 카나드 고정기부 만들고 하던 마음가짐이었다면 분명 뜯어고쳤을 거다.

FAE는 에콰도르 공군(Fuerza Aerea Ecuatoriana)이라는 뜻이다. 에콰도르는 1982년에 이스라엘로부터 크피르를 수입하여 2113부대를 창설했다고 한다. 이중에서도 특히 905 기체는 적기 격추기록을 가진 유일한 비(非)이스라엘 크피르로서 유명하다. (아즈텍데칼 #48004 Ecuadorian Air Force I에도 재현되어 있다) 1995년 2월 10일, 소위 세네파전쟁(Cenepa War)에서 이 905 기체는 30mm DEFA 캐논을 이용, 페루의 세스나 A-37을 격추시켰던 것이다. 에콰도르와 페루는 양국국경지대인 세네파 지역(페루에서는 콘도르 지역이라고 한단다)을 놓고 1995년 수차례의 무력충돌을 겪은 바 있다. 빈국인 두 나라로서는 이 지역의 막대한 천연자원을 탐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당시 페루의 대통령이 그 유명한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였다…^^)

에콰도르 공군형에만 달려있는 수직미익의 작은 안정익을 만들어준 것에도 주의.

어쨌거나 최근 이 905 기체는 밝은회색 단색으로 재도색되었다고 한다. 아즈텍데칼에는 이 905 기체의 녹색 2색위장과 회색 단색도장 등 2개가 모두 제시되어 있다.

이글디자인즈제 크피르 C7 개조세트에 든 J79 엔진노즐. 이글디자인즈 레진은 대체로 복제상태가 엉망인데 이 녀석은 좀 의외다. Aires제보다 두껍긴 하지만 디테일은 뒤떨어지지 않는다. (ESCI 키트에 든 노즐은 대략 난감한 수준이므로 논외로 하자)



바닥면은 사피르 2 미사일 2발과 미라지 타입 소형 연료탱크 2개, 중앙 연료탱크 1개의 단촐한 구성. 공기흡입구 아래의 하드포인트에 폭장을 한다는 자료도 있고 하지 않는다는 자료도 있는데 사진상으로는 그 하드포인트에 폭장을 한 에콰도르 공군기의 사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날렵한 요격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폭장을 배제했다.

박력있는 모습의 주역, DEFA 30mm 기관포. 그러나 ESCI 키트에 무엇을 바라랴~ 원형도 아니고 납작하게 재현돼있는 기관포 봤수? ㅡㅡ;; 그냥 색칠만 대충 해주자.
보시면 알겠지만 카나드와 주익의 바닥에도 상면의 투톤 위장이 일부 칠해져있다. 이를 위해 하면을 칠한 뒤, 마스킹을 하고 상면 위장색을 덮어주었다.
그러나 나는 마스킹테이프만 붙였다 떼면 색칠피막이 우두둑- 뜯겨나오는 징크스가 있다. 오죽 이 징크스와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이번에 이 마스킹하기 바로 전날 꿈에서 마스킹테이프 떼내면서 표면의 80%가 우두둑- 뜯겨나오는 악몽을 꿨을까. (거의 가위눌림이었다) 하지만 꿈은 현실과 반대라던가? 희한하게 그런 꿈을 꾸고 난 뒤 행한 마스킹에서 난생처음 ‘우두둑 뜯김’ 없이 성공했다. 예전에는 항상 뜯긴 부분 덧칠하고 그랬는데…^^

미라지 시리즈 기체의 특징인 델타익 위의 에어브레이크. 대개 이곳은 데칼로 재현되어 있는데, 그 크기가 패널라인과 딱 일치하지 않으므로 패널라인을 아예 없애주고 데칼만 ‘잘’ 붙이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겠다.

중앙연료탱크는 단차가 심하다. 원래 접합선 수정에 잘 신경 안 쓰는 ‘기본기 안된 모델러’인 나지만 저 정도로 단차수정이 안 된 걸 보면 스스로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제발 밑면은 보지 말아주세여~~~

크피르의 특징인 대형화된 후부 페어링에는 어떠한 디테일도 없다. (크기와 모양도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여기도 단차수정을 제대로 안했다. 쪽팔린다. ㅡㅡ;; 나는 죽어도 잡지 필진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기본기가 안 되어 있어서야 어디…

먹선은 XF-63 저먼그레이(밑면)와 XF-1 무광검정(상면)을 썼다. 먹선을 넣으며 가볍게 표면을 쓸어준 것 외에 별다른 웨더링은 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도 없었고…

여기서부터는 서비스컷. 예전에 만든 엘레르 개조 크피르와 함께 사진을 찍어보았다.

아참, 예전에는 ESCI 크피르가 키가 더 높다고 했았는데 만들어놓고 나니까 두 놈이 별 차이가 없더라. 아무래도 제작 중 사진일 때는 왜인지는 모르지만 약간 기수가 들렸던 것 같다. 다행히 ESCI 크피르의 키가 껑충해지는 건 막을 수 있었다.


이스라엘 오리지널 크피르의 베이지색, 갈색, 녹색의 이미지가 와디(wadi, 우기 때만 흐르는 사막의 물 없는 강)와 덤불이 있는 사막을 연상시킨다면 에콰도르 크피르의 도마뱀 같은 투톤 위장무늬는 안데스산맥과 아마존의 울창한 남미 밀림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같은 기체라도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스킴을 달리 해서 같은 기체를 몇 대씩 만들고 그러는 거겠지. (그러니까 키트 하나를 몇대씩 사재기하는 사람들을 이해해주자니까요?)

그러고보니 2005년도 벌써 10월에 접어드는구나. 모형 다시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되었다는 게 신기하네. 그래봤자 중간에 손 놓은 적이 많아서 실제로 만든 작품이야 몇 개 안되지만 말야.
이번에 집에 가서 이놈을 장식장에 집어넣으면서 진열 중인 작품들을 정리해봤다. 원래 부모님 파카글라스 놓던 장식장이라 비행기 공간이 얼마 되지 않아 팬톰 위에 Bf 109 올려놓고 아무튼 꼼수를 써서 쌓아올렸다. 장식장에 자리가 좁다보니 어서빨리 내 개인 갤러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꿈은, 나이 50 초반에 은퇴하면 경기도 북부나 충청도쪽에 개인 갤러리를 만드는 거다. 서울 평창동이나 경기도 양평에 가면 예술인들의 개인 사설 갤러리가 많다는데 나도 그런 곳 만들어서 내 작품들도 전시해놓고(비록 접합선 수정 같은 건 허접하지만…) 꾸준히 작업도 하고, 채식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뭐 그런 삶을 사는 것이다. 잘 개발하면 거제도 옆 외도처럼 관광명소로도 유명해지지 않을까. (외도도 젊은 부부가 평생에 걸쳐 꾸민 곳이라던데…)
이번에 장식장의 비행기들을 재배치하면서 보니까 비행기 놓을 자리가 좁아서 50살 될 때까지 못 기다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집도 없는 놈이 사설 갤러리 세울 생각부터 하고 있으니 우스울 따름이지만 변덕 심한 나라는 녀석이 5년 동안 잊지 않고 꿔온 꿈이라면 언젠가는 이루지 못할 꿈도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멋진 크피르 잘 보았습니다. 최근에 저두 남미나 중남미쪽 기체에 관심이 많아서 데칼도 사모으고 자료도 찾아보구 하는데 실제 작례는 많치 않아서 어려운 차에 현중님의 멋진 작품을 보게 되어서 정말 기쁘네요…..기회가 된다면 제 집으로 초대해서 이야기 한번 나누었으면 합니다. 주말만 작업 하시지만 멋진 작품 자주 부탁 드립니다.
정말 멋진 작품이네요……^^ 만드시는 동안 참 고생하셨습니다.
근데 작품도 작품이지만 글이 정말 재밌네용~
나중에 사설 갤러리 여시게 되면 연락주세요……제 작품들도 같이 진열하는 영광을 누렸으면 합니다. ^^
(진열할 곳이 모자라서 대충 묻어가려고 하는 이 뻔뻔함……ㅡㅡ;;;)
나중에 그 갤러리에 제 모형들도 같이 전시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
와~ 정말 너무 멋집니다 ^^ 전 언제 저렇게 만들수 있을지…ㅠ_ㅠ
다음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
기영님 홈피서 보고 왔습니다. 참…제작기를 보는 내내 흐믓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흥미롭고 볼만한 제작기 였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작품, 멋진 제작기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에궁…항상 “동X이의 모형관련 사이트”를 타고 넘어오니 홈피 주소 바뀐지도 모르고…^^;;
간만에 작품 구경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