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칠할 상황은 못 되지만 내 머리 속에서는 여전히 여러 개의 프로젝트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가변익 아래 윙 파일런에 ALARM 미사일 4발을 장착하고, 하면(배면(背面)이 아니다!)에 브림스톤 미사일을 가득 탑재한 회색 위장의 토네이도 GR.4다.

무장 자체는 여러 곳에서 발매된 제품이 많아서 큰 문제가 아니지만… 윙 파일런에 달린 ALARM 전용 스터브 파일런(stub pylon; 윙 파일런에서 좌우로 뻗어나온 공대공 미사일용 파일런)과 레일이다. 실물사진이 많지 않고, (그 위치상) 모양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서 자작하기가 마땅치 않다. 1/72로 나온 게 없는지 여기저기 알아본 것도 벌써 몇 년이 흘렀는데…
Facebook에서 비공개로 운영되는 IPMS Panavia Tornado SIG(Special Interest Group; 특정 주제로 운영되는 동호회)에 가입도 된 겸, 질문을 올려봤다. 그랬더니…

어떤 동호인이 자신이 설계한 3D 프린팅 제품을 알려주더라. Cults3D.com이라는 사이트에서 파일을 내려받아 스스로 출력하여 사용하는 방식. 예전에 이용해본 Shapeways와 같은 방식이다. (Shapeways는 2024년 파산해서 마켓플레이스는 사라졌으며, 현재는 도메인만 남아 주문제작 서비스만 운영 중이라고 한다)
1. ALARM Missile with Rails for Tornado GR.4 (by J2Hooper)

- ALARM Missile with Rails for Tornado GR.4 (Cults3D.com)
모델링 파일의 가격은 4,500원 수준. 사진에서 보듯 좌우 무관하게 1쌍만 모델링 되어있다. Stub Pylon의 경우, 이용자가 직접 원본을 반전(mirroring)시켜 반대쪽 파일런을 만들어 사용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파일을 내려 받은 후, 다른 분의 소개를 받아 쵸류빈님께 의뢰를 맡겼다. 파일런 반전작업 때문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잘 마무리 되었고 출력물도 준수했다. 가격도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 쵸류빈님의 Naver 블로그: https://blog.naver.com/cholubin
- 쵸류빈님의 Facebook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cholubin
- 쵸류빈님의 Instagram 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cholubin

3D 프린팅 제품들은 서포터를 제거하는 일이 참 귀찮다.

파일런은 잘 보이지 않는 아랫면의 결속(結束)기구까지 재현돼있다. 가격을 생각하면 놀라운 디테일이다. 쵸류빈님께 의뢰한 출력물의 품질 역시 우수하다. 3D 프린팅 제품 특유의 적층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 그런데, 모델링 파일을 내려받아 출력까지 다 하고 부품을 다듬고 있는데, 모델링 파일이 업데이트 되었다고 알림메일이 온다. Stub Pylon의 형상이 수정됐단다. (다행히 기존 구매자는 수정부품을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 새로 출력해야지 별 수 없다.
새로 다운 받는 김에, Cults3D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관심 있는 다른 1/72 제품들을 몇 가지 더 구매했다. 출력은 역시 쵸류빈님께 의뢰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받았다. 테스트 출력분까지 같이 보내주셔서 여분(餘分)까지 챙길 수 있었다.
- Tornado 1/72 Air Brake (Cults3D.com)
- F/A-18 Main Landing Gear (Cults3D.com)

윗줄은 수정전 부품, 아랫줄이 수정된 부품. (지금 Cults3D의 해당 페이지에서 판매중인 제품은 수정된 부품이므로 큰 고민 없이 구매하여 내려받으면 된다) 미사일 레일의 위치(dimension)가 수정됐다.

위가 수정전 부품, 아래가 수정된 부품. 내외측 ALARM 레일이 좀더 튀어나게 수정된 것이 보인다. 수정된 부품이 실물과 좀더 가까운 것 같다.

정면각도는 조금 의아하다. 사진을 보면 내측 레일과 외측 레일의 높이가 조금 다른 듯 한데… 1/72 스케일에서는 무시할만한 차이일 수도 있지만, 조금 아쉽다.

다음으로는 추가로 구입하여 출력한 제품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2. Tornado 1/72 Air Brake (by davidamek)

토네이도 에어브레이크. Revell 1/72 키트에서 간략하게 재현해놓은 부분을 디테일업 하는 제품이다. 좌우 부품이 모두 포함돼있으며, 내려받는 가격은 9,000원선. 쵸류빈님이 내측의 배선과 골조 등 섬세한 디테일들을 잘 살려 출력해주셨다.
3. F/A-18 Main Landing Gear (by nicolasd520)
이 제품을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카데미 1/72 재래식 호넷(Legacy Hornet)의 오류인, 수직각도의 메인 랜딩기어를 올바른 각도로 수정해주는 부품. 그동안 어딘가에서 수정부품을 내겠지 싶었는데 이상하게 안 나오더라. 3D 프린팅의 대중화를 등에 업고 디지털 파일로 발매. 9,000원 가량의 가격을 지불하고 내려 받아 셀프(외주)로 출력.

랜딩기어 부품이 통째로 한 덩어리다. 출력을 검토하신 쵸류빈님도 초반에 만만치 않겠다고 걱정하셨을만큼 출력 난이도가 높은 듯. 섬세한 디테일들을 살리기 위해서 서포터들이 복잡하게 붙어있다.

낑낑거리며 큰 서포터를 제거한 모습. 서포터 자국을 다듬는 작업은 디자인 나이프와 줄(file), 사포를 쓸 수밖에 없다. 작은 디테일 사이사이에 실(絲)처럼 이어진, 아직 제거하지 못한 필라멘트(?)들을 제거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타이어 부품은 별도로 분리돼있다. 작은 부품이지만, 무게에 눌린 표현도 되어있고 타이어 스레드도 재현돼있다. 굳이 별매품 휠을 구입할 필요가 없겠다.

랜딩기어와 휠 허브가 하나의 부품이고, 여기에 타이어를 끼운 뒤 별도부품인 휠캡을 덧붙이는, ‘샌드위치’ 방식으로 설계돼있다. 조립과 색칠을 편리하게 해주는 좋은 방식이긴 한데… 너무 정밀하게 설계를 했는지 구멍이 너무 ‘빡빡’하다! 페인트 피막이나 순간접착제 두께를 고려하여 좀더 여유있게 설계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전동공구로 타이어 부품의 내경을 좀 넓혀줘야 한다.

완성된 1세트의 모습.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별도부품으로 돼있는 링크(가장 오른쪽)를 이어붙이기 위하여 랜딩기어 연결부를 얇게 갈아내줬다. 400번 사포와 디자인 나이프를 사용.

서포터 제거하고 사포로 표면정리하고 세척작업까지 마친 상태의 3D 프린팅 부품들. 쵸류빈님께 의뢰했던 출력물을 받은지는 한참 됐는데 일상이 바쁘다보니 근 한 달 가량을 소포 상태로 작업대 위에 방치해뒀다. 봄기운 완연한 3월의 네 번째 주말, 이렇게 싹 정리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서포터를 제거하니 부피가 확 줄어들었다. 지퍼백에 담아 보관해둔다.
- 디테일이 섬세해서 출력하기 까다로운 제품인데, 같이 고민해주시고 깔끔히 출력해주신 쵸류빈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너무나 정성스런 리뷰네요. 제 소개까지 ㅠ 전체 완성된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의뢰 감사드립니다~ – 쵸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