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CA 덕트는 공기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공기를 흡입하는 디자인의 덕트를 말한다. (공학적 지식이 없어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가운데가 잘록한 삼각형 모양이며, 동체표면에 매립된 형태다. 경주용 자동차, 수퍼카 등에도 자주 보이지만, 아무래도 우리 모델러들에게는 F-14A 후기형부터 채용된 기관포 패널이 제일 유명할 것이다.
모형화 할 때도 실물의 기능을 고려해서 조금 신경써 재현해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모형에서는 얕은 음각몰드로 파놓는 정도에서 그친다. 1/72 스케일, 더구나 키트 품질을 담보하기 어려운 컨버전 키트에서 그 이상의 디테일을 기대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난감하게도, 내가 만들고 있는 CAC Sabre에는 이 NACA 덕트가 곳곳에 보인다. 특히 동체 위 아래에 집중돼있어서, 컨버전 키트에서도 대부분 생략해버렸다. 그나마 재현된 (동체 측면의) NACA 덕트 디테일은 그대로 쓰기 암담한 수준이다. 결국, 추석 연휴라는 “시간적 어드밴티지”를 믿고 자작에 도전해보았다.
공통작업인 몰드 파내기(1) 이후, 실물의 기능/디자인을 따라한 [정공법](2a)과, 제작편의를 고려한 [간단히 만드는 방법](2b)의 순서로 소개해보고자 한다.
1. 몰드 파내기 (공통작업)
위에서 썼듯, NACA 덕트는 가운데가 잘록한, 길쭉한 삼각형 모양이다. 하지만 1/72에서는 스케일이나 가공의 한계상, 특징적인 곡선만 살리고 가급적 삼각형 모양으로 단순화하여 작업하게 된다.

세 꼭지점을 철필로 찍어주고 핸드피스에 마이크로 드릴 비트를 물려 구멍을 낸다. 맨 위의 꼭지점은 곡률이 크므로 지름이 큰 비트를 쓴다.

모양에 맞춰 세 점 사이를 열심히 파낸다. 드릴 비트, 버(Burr), 줄(File), 디자인 나이프 등등, 도구는 무엇이든 좋다. 좀더 솜씨 있는 사람이라면 오리지널 NACA 덕트의 모양(길쭉하고 잘록한 삼각형)을 재현해낼 수도 있을 것이다.
2a. 정공법 (실물의 기능을 살리는 방법)

전동공구(핸드피스)로 내측을 매우 얇게 갈아낸다.

NACA 덕트의 깊이와 맞는 두께의 플라스틱 판을 준비한다. 이게 ‘덕트의 깊이 겸 격벽’이 되는 셈이다. 이 플라스틱 판 위에 (이미 뚫은) 몰드를 대고 몰드를 그대로 본뜬다. 단, 흡입구쪽은 격벽이 세워지면 안되므로 본을 뜨지 않는다. 즉, 완성된 모양은 말발굽(편자) 모양이 된다.

말발굽 모양보다 더 바깥쪽으로 도형을 잘라낸다.

몰드 내측에 붙인다. ‘덕트의 깊이 겸 격벽이 된다’는 의미가 이것이다.

이 위를 다른 플라스틱 판으로 덮어준다.

완성된 모습. 흡입구만 비어있고, 덕트의 깊이와 격벽이 그대로 재현된다.
2b. 간단히 만드는 방법


동체 상면은 컨버전 키트의 두께도 두껍고, 에폭시 퍼티도 두텁게 발라 정공법처럼 몰드를 얇게 갈아내는 것이 비효율적이다. 뭔가 다른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NACA 덕트에 연장부를 합친 모양의 템플릿을 준비한다. 연장부가 시작되는 부분은 살짝 꺾어준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NACA 덕트의 흡입구는 어떻게든 얇게 깎아내야 한다. (실물도 얇은 철판이므로…) 그리고 내측에서 템플릿을 붙인다. 즉, [정공법]과는 다르게, 키트 단면을 ‘덕트의 깊이 겸 격벽’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덕트 초입은 얕게 붙이고, 흡입구로 갈수록 기울여 붙이는 것이 나름 포인트. 흡입구는 얇은 틈이 보여야 한다.

완성된 모습. 가공성 꽝인 Jays 컨버전 키트에 구멍 내고 가공하고 하느라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고생한만큼, 최종 완성했을 때 보람이 느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