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J 프로젝트 진행 상황

현재 진행중인 F-4J 두 마리. 위의 것은 VF-84 Jolly Rogers, 아래 것은 VMFA-232 Red Devils. 모두 하세가와 1:48 스케일로 작업 중이며, 내 생애 최초의 해군형 팬톰이다.

우선 VF-84. 기본 컨셉은 ‘디테일의 극한을 간다’…까지는 아니고 (-_-;;) 콕피트 주변을 나름대로 신경써서 만드는 거다. 주로 포토에치 별매품을 이용하는데, 사용된 제품들은 다음과 같다.

  • 캐노피 레일 등 – F-4 Phantom Canopy set : #48-5051 by KMC
  • 사출좌석 – US Nave MB Mk.7 Ejection Seats : #48-5050 by KMC
  • 계기판, 콘솔 – F-4J/S Color Photo Echted Set (ZOOM) : #FE319by Eduard
  • 캐노피 페인팅마스크 – F-4 Phantom II : Eduard Mask #EX004 by Eduard

KMC는 Kendall Model Company라고… 몇 년 전에 망해서 지금은 True Details사에 합병된 회사다. 2002~2003년도에 캐나다에 어학연수 갔을 때 이 회사의 몇가지 제품을 구입해둔 적이 있어 사용한 것인데, 아래에서 보겠지만 Eduard 포토에치 부품보다 훨씬 더 정밀하여 마음에 들었다.

다음은 VMFA-232. 사용된 제품은 아래와 같다.

  • 콕피트 디테일업 – F-4J/S Phantom II : #48-118 by Eduard
  • 캐노피 페인팅마스크 – F-4 Phantom II : Eduard Mask #EX004 by Eduard
  • 인형

사용된 제품은 많지만 이 녀석의 제작컨셉은 특이한 포즈의 인형을 올려 관람자의 시선을 잡아끌어보자는 거다. Eduard 포토에치는 역시 캐나다에서 사온, 생산된지 10년도 더 된 골동품이었는데 재고처분하려는 성격이 강했다. (요새 나오는 스테인리스 재질이 아니라 1994년도에 최초로 제작된 황동 재질이다)

같이 사용한 KMC제 캐노피 세트보다 디테일이 떨어지는데다 후방 캐노피 프레임에 후사경이 안 달려있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부분까지 발견되어 정이 뚝- 떨어졌다. (이러한 문제는 요즘 제품에도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신판은 황동이었던 구판을 스테인리스로 바꾼 것에 불과하니까)

개조를 해서라도 색다른 인형을 올려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즈음, 들춰본 F-4 Phantom II 자료집에서 썩 괜찮은 사진을 발견했다. 출격 전에 후방 화기관제사가 상태점검을 하는 장면인데, 복좌형 기체로서 팬톰이라는 기체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이 장면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후방석 화기관제사 인형은 앞서 말한대로 PJ Production의 #48-1114 가 기본이지만, 비교적 통상적인 자세로 앉아있는 전방석 조종사는 기존 플라스틱제 조종사 인형에 코리모형의 US Modern Pilot 인형 중 바이저를 올린 머리를 갖다 썼다.

이 제품은 지금 봐도 정말 잘 나온 수작이다. 나는 예전에 구입한 코리모형 제품을 사용했지만, 코리모형이 문을 닫은 지금도 금형을 인수한 레전드프로덕션에서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니, 미 해군기 팬이라면 반드시 구입하기를 추천한다.

어쨌거나 전방 조종사는 머리, 몸통, 팔다리를 적당히 조합하고, 후방 화기관제사는 PJ Production 인형 반신(半身)에 에폭시 퍼티를 덕지덕지 붙여 인형을 만들었다. 에폭시 퍼티로 인형을 자작하는 것은 난생 처음해보는 것이라 많이 걱정했는데 여태동안 이론으로 배운대로 철사로 뼈대를 잡고 그 위에 조금씩 살을 붙여가는 식으로 천천히 제작했더니 그럭저럭 ‘사람 모양을 한 것’을 생산해낼 수 있었다.

원래 자료집에서 봤던 사진과는 포즈가 다소 달라졌다. 나의 인형제작실력이 부족해서였겠지만, 자료집에 있는 것처럼 화기관제사가 캐노피 밖으로 전신을 모두 내놓고 전방을 점검하는 포즈를 잡기가 곤란했기 때문이다. 결국 캐노피 프레임에 손을 얹고 관람자쪽을 주시하는 일반적인 자세로 바꿔주었다.

(조소를 전공한 동생이 뒤틀린 오른팔, 잘못된 손과 발의 비례, 어색한 옷주름 등을 지적해주었다. 제작하면서 충분히 느끼고 있던 바였다. 다음번 제작시에는 좀더 나아지길 내 스스로에게 기대해본다)

보이지는 않지만 기체와 접촉되는 모든 면에 철심을 박아넣었다. 공기흡입구 위에 올려놓은 왼발, 사출좌석 위에 올라설 오른발, 캐노피 프레임 위에 올려놓은 오른손 등 총 3군데에 철심을 박아 접착강도를 확보해주었다. 헬멧 위에 달린 돌출부(뿔은 아닌 듯… -_-;; )는 핀바이스로 구멍을 뚫고 플라스틱 런너를 심어 재현해준 것이다. 코리모형제 인형의 머리에는 이 부분이 재현돼있는데 PJ Production 제품의 머리(헬멧)은 이게 없이 밋밋해서 가만히 두고볼 수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긴 하지만, 전방 조종사도 왼팔을 캐노피 프레임에 터억- 올려놓을 수 있도록 팔 아래쪽을 과감히 갈아내주는 등 약간의 개조를 가했다.

VF-84 Jolly Rogers 기체의 캐노피가 완성된 모습. KMC제 별매 포토에치 파트를 이용한 정밀한 캐노피 프레임도 모두 접착 완료된 상황.

VMFA-232 Red Devils의 캐노피와 인형. 헬멧 색칠을 위해 인형에는 유광흰색을 뿌려놓은 상태.

캐노피 프레임 색칠을 위해 Eduard 페인트마스크를 사용했다. 키트의 캐노피 부품과 사이즈가 미묘하게 차이가 나서 속을 썩이긴 했는데, 기본적인 곡률이나 모양 같은 것은 동일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마스킹에 따른 시간소요를 많이 줄여준다.

둘 다 포토에치 파트를 이용한 내측 캐노피 프레임도 접착완료시킨 상태다. 그냥 포토에치 부품만 덩그러니 붙이면 납작하니 영 볼품이 없는지라 투명부품과의 접착면에 플라스틱 각재로 적당히 볼륨을 주었다. 검은색 라카 색칠 위에 적당히 드라이브러싱을 하고 수퍼클리어 코팅까지 완료한 다음, 투명부품에 접착해야 하는데 워낙 작고 예민한 부품이라 시간 좀 많이 걸렸다.

어쨌거나 이번 F-4J 프로젝트에서 가장 까탈스럽던 캐노피의 제작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상대적으로 쉬운 동체색칠에 돌입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구입한 장식장을 공개하고자 한다. 오른쪽에 있는 것이 이번에 MDF로 주문제작한 장식장인데, 40만원선의 제작비가 들었다.

그전까지는 왼쪽의 고급장식장을 이용했는데(분가할 때 어머니가 얹어주신 혼수품) 가구 자체는 고급이지만 항상 전용 진열장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전용 진열장을 갖고 싶다는 10년간의 꿈이 이렇게 실현되고 나니 이제는 정말 ‘열심히 만들 일’밖에 안 남은 것 같아 투지가 샘솟는다. ^^

8 comments

  1. 항상 멋진 디테일업 작업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저는 귀찮은 부분은 거의 생략하는 스타일이라 현중님의 작업과 비교하면 항상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아직 저는 장식장이 없는데 멋진 장식장 부럽습니다. ^^

    1. 저도 요새 귀차니즘이 강해져서 디테일업파트는 더이상 구입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예전에 사둔 게 하도 많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재고를 처분하고 있는 거죠…ㅠㅠ 장식장은 꼭 하나 마련해두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모형생활에 투지(?)가 생긴다고나 할까요. ^^;;;

  2. 얏호~ 오랜만에 왔더니 이런 엄청난 작업을 하고 계셨네요!!!

    1. 엄청나긴요… 2~3주에 한번씩 찔끔찔끔 만드느라 진도가 영 느리네요~

  3. 엄청 바쁠텐데 이런 작업들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1. 누구게님 부서에서도 많이 바쁘신 줄 압니다. ^^;; 같이 모형의 세계에 빠져보시죠!!

  4. 왼쪽의 장식장을 보니 예쁜 것이 많이 들어있네요. 그것은 누구의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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