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몇주 전 주말부터 작업을 개시하기는 했는데, 제작기 포스팅은 오늘이 처음이다. 1/72로 전향하는 데 아무런 망설임도 없던 가장 큰 이유는, 1/72 스케일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F/A-18 호넷의 결정판적인 키트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국산인 아카데미 제품으로!) 따라서, 1/72로 전향하고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이 아카데미 1/72 F/A-18C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2대를 동시에 잡았다. 울프팩디자인의 #72004 F/A-18A/B/C/D Folding Wing set를 사용하여 꺾인 날개를 재현해주기로 한다.
1/72의 매력 중 하나인 ‘작은 크기’ 덕분에 만들고 싶은 마킹을 모두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이 크다. 호넷과 같은 함재기의 경우에는 가급적 윙폴딩으로 제작해서 같은 기종을 부대별로 ‘도열’시켜보려고 한다. (그래서, 미국, 홍콩, 일본 웹스토어를 탈탈 털어 울프팩디자인 #72004을 5개나 확보해둔 상태다)

비행기 모형의 꽃이기도 하지만, 첫 단계부터 진을 빼놓는 주범인 콕피트는 이제 웬만하면 데칼 등으로 쉽게쉽게 가려 한다. 그렇지만 아카데미 1/72 키트는 계기판 데칼이 없어 1/48 스케일에서 항상 그래왔듯, 세필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 모니터 디스플레이 화면이 데칼로 재현되어 있어 정밀해보이긴 하지만, 나 같은 Light modeler를 위하여 전체 계기판도 데칼로 제공되었으면 한다.

2대 모두 기수 부분에 그림이 들어가기 때문에(뭘 만들고 있는지 눈치채실 분들이 많으실 듯…) 기수 부분의 모든 ECM안테나를 제거해주었다. 커터칼이나 끌로 조심스레 ‘포’를 떠주면 된다. 잘라낸 ECM 안테나 부품은 잘 보관해두었다가 나중에 데칼작업이 끝나면 붙여줄 것이다.
이처럼 ‘튀어나온 부분을 떼어내는 것’ 외에도, ‘들어간 부분을 메워주는 것’도 해야한다. 패널라인, 기관포 가스 벤트 그릴 등은 향후 퍼티작업시 모두 메워줄 생각이다.

다른 ECM 안테나와 달리, AOA베인은 하비데칼에서 나온 #72001M1 제품을 사용한다. 극단적으로 작기 때문에 핀셋으로 집을 때 튀어나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키트 기수에는 구멍만 내주고, 나중에 데칼작업이 다 끝나면 그 구멍에 꽂아줄 예정.

수평미익의 경우, 회전축의 지름이 작기 때문에 1/48 스케일에서 쓰던 ‘폴리캡 이식’ 방법은 크게 쓸모가 없다. 그래서 생각한 방식이 이렇게 황동봉을 끼워 횡축을 만들어주는 방법.

아카데미 1/72 F/A-18 키트의 경우, 노즐뭉치가 얕기 때문에 양쪽의 수평미익 회전축을 가로로 이어붙이는 것이 가능하다. 하세가와 1/48 키트는, 노즐뭉치가 깊어 수평미익 회전축과 간섭이 생긴다.

울프팩디자인 #72004 제품은 조립편의성이 좋고 키트와의 fit도 좋지만 그대로 붙일 경우 접착면이 작아 ‘덜렁’거릴 수 있다. 플라스틱 부품끼리의 접합이 아니라 플라스틱과 레진 같은 이질적인 부품끼리의 접합이라면 접착면을 넓혀주는 등의 방식으로 접합강도를 확보해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키트의 LERX(Leading Edge Root Extension) 부분 아랫쪽을 에폭시 퍼티로 메워주고 플라스틱판을 갖다대어 레진으로 된 윙폴딩 부품과의 접착면을 극대화해주었다.

자, 이제부터는 현재 작업중인 2대와는 별개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해본 작업이다. 바로 예전에 만들어본 VFA-192 World Famous Golden Dragons를 1/72로 리메이크!
이글스트라이크 프로덕션즈 데칼 #72019 F/A-18C Hornets of the Fleet Pt. II를 기본으로, 예전과 동일하게 수직미익을 스텐실하고 데칼의 해당 영역을 곱게 따와 붙이는 작업을 했다.
참고로, 이글스트라이크 #72019는 하세가와 키트를 기준으로 도안이 되어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작업이 귀찮아진다. 최근에 나온 (하지만,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Platz #USD-1 데칼을 구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수직미익을 확대한 모습이다. 항법등 부품을 떼어내고, 데칼작업이 모두 끝난 후 용의 눈 부분에 재접착한 모습이 보인다. 그밖에 스텐실과 데칼작업은 기존의 1/48 스케일 작업과 거의 같지만, 다음과 같은 추가작업이 이루어졌다.
- 표면의 저명도편대등 몰드는 갈아내고, 보조공기흡입구(?)는 퍼티로 메움.
- 몰드가 시원시원한 ECM 안테나 부분은 따로 흰색을 칠하고 그 위에 노란색(GSI 래커 4번)을 칠하여 데칼 작업시 데칼이 실수로 찢어지거나 고의로 칼금을 내더라도 노란색이 유지될 수 있게 함.
- (데칼이 하세가와 키트 기준이기 때문에) 하세가와 키트보다 더 긴 저명도편대등 데칼을 사용하기 위하여 용 꼬리 부분은 미리 데칼의 원래 위치보다도 1~2mm 더 아래로 내려 붙임. (남색으로 된 밑색도 이에 맞춰 스텐실해야 함)

이제부터는 그간 모은 1/72 콜렉션 중에서 자랑(?)하고 싶은 것들. 우선 야금야금 모든 하세가와 1/72 무장세트 콜렉션이 완성된 게 첫번째 자랑이고…

두번째는 바로 R. V. Aircraft의 MiG-23M/MF를 구했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1/72가 인기가 없어 그런지 도통 수입이 안 되던데, 그 와중에 이미 해외에서는 MiG-23MF를 구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어렵사리 구해놓고서 무슨 바람이 들어서인지 같은 기종의 소련 오리지널판인 MiG-23M 키트를 한 대 더 구했다.
내 경우, MiG-23이라는 기체 자체를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삼각형의 수직미익이 특징인 후기형보다는 더블델타형 수직미익을 가진 전기형, 특히 M/MF형을 좋아한다. R. V. Aircraft에서 결정판 키트가 나온 것을 알고 편안한 마음으로 1/72로 건너왔는데, 트럼페터에서 6~7월에 1/48로 MiG-23을 발매한다니 그 품질이 어떨지 궁금하다. 예전에 고생고생하며 만들었던 MiG-23보다야 모든 면에서 낫겠지만, 이 1/72 키트보다 못하다면 영 체면 서지 않는 일일 것 같다. 올 여름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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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좋은 정보입니다~~
일주일간 출장 갔다왔다가 이제서야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10월 중순쯤에 영국출장이 예정돼있는데, 그때 영국모형점을 털 생각에 흥분되네요 ^^
어우 영국파운드가 장난이 아니라 마음편한 쇼핑은 힘드실 것 같고 레어, 유니크 아이템 중심으로 찾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영국의 에어픽스는 무려 한국이 전세계최저가라는 놀라운 사실이- -;
요새 날씨 더워서 작업실에 앉을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사재기도 조금 심드렁해져서리…ㅡㅡ;; 조만간 회사에서 영국출장을 갈 것 같은데, 그때 에어픽스 키트를 쓸어오려 했거든요. gmmk11님 말씀대로 가격을 비교해보고 살지말지를 결정해야겠습니다.
대단한 작업 중이시네요. ^^ 저도 울프팩 세트 써서 만들고 싶은 게 있는데 좋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 ‘금룡이’ 골든 드래곤스는 저는 그냥 데칼로 만족하고 있어야 할 듯… ㅡㅡ;;
저도 맹구 23 참 좋아하는데 언젠가 트럼페터나 하비보스에서 1/72로도 나오겠죠? ㅋㅋ 어디선가 시리아 조종사(MiG-23)의 베카 계곡 공중전 이야기를 봤던 것 같은데… 이건 뭐 그야말로 이스라엘 F-15의 학살에 가까웠더라구요. 놀라운 건 이 조종사는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방어장비가 거의 제대로 작동을 안하다보니 이스라엘 F-15가 20km 밖에서 쏜 스패로를 연기꼬리를 보고 간신히 피했다고 합니다. 초인적인 시력인 셈인데 믿기가 힘드네요. ㅡㅡ;; 동료들은 당연히 어디서 뭐가 날아왔는지도 모르고 공중분해…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이래서 인기가 없는가 싶은데 당연히 살 분들은 다 구해놓으시더라구요. ^^
에어픽스가 우리가 전세계 최저가라는 사실은 굉장히 놀랍네요. ㅋㅋ
요새 시리아 이야기가 뉴스에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베카계곡의 공중전 생각이 나더군요. 대충 짐작은 했지만 뭐 그 정도로 완봉패였답니까…ㅡㅡ;; 시리아군 MiG-23MF에 AAM을 주렁주렁 달아도 별로 흥이 안 나겠네요.
빨리 습한 게 사라져야 작업실에 앉을텐데 세월아 네월아만 하고 있네요. 오복이랑 노는 게 제일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