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23MLD #10 – 경계층 배출구 만들기, 패널라인 파기

포스팅을 올리지 않은 한달 사이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뒤덮어버렸다! 자가격리(lockdown) 명령이 내려진 초기만 해도 유럽과 미국의 모델러들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모형을 만들 수 있겠군!”하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그러한 유쾌한 모습도 잦아드는 것 같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전세계가 연결된 시대에 우리만 나아지고 있다고 안도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부디 이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모든 것이 평소와 같이 되돌아갔으면 한다.


1. 경계층 배출구 만들기

MiG-23의 에어인테이크 위 아래에는 경계층 배출구(Boundary Layer Outlet)라는 것이 있다. (항공역학에 지식이 없으므로 정확한 설명은 패스…) ㄷ자 형태로 된 공기흡입구 부품의 위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에 1/72 키트에서는 디테일이 뭉개지거나 대충 넘어가기 십상이다. 이 R. V. Aircraft 키트도 마찬가지였다.

형태적으로야… 3개의 슬릿 안쪽으로 메쉬(그릴?)이 보이는 단순한 형태지만, 모형을 위에서 바라봤을 때 바로 시선이 닿는 곳이라 그냥 넘어가기가 매우 아쉽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디테일업 하기로 결심했고, 한번의 실패를 겪고 마침내 돈을 들여(…) 해결했다.

가장 편한 해결은 시중에 파는 별매 에치부품을 사서 쓰는 것이다. 1/72 MiG-23 키트용 에치는 Eduard의 #72238 MiG-23ML (for Italeri)와 Armory의 #peA7207 MiG-23UB (for Art Model)이 있다. 형식이나 베이스 키트나, 둘 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단 Eduard의 #72238을 구입했다.

아… 사자마자 좌절… 구입 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디테일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슬릿과 메쉬가 한 덩어리로 붙어있는데다가 메쉬가 +자라니… 이건 너무 바보 같아 보인다. +자로 된 메쉬 몰드를 디자인나이프로 모두 잘라냈다.

메쉬 몰드를 아무리 잘 잘라내더라도 절단면은 울퉁불퉁하게 남기 마련이다. 전동공구에 가장 가느다란 연마팁을 물려 최대한 다듬어주었다.

테두리만 남은 에치에 메쉬를 붙여주기로 했다. 초미세 방충망도 사봤지만, 생각보다 그물코(?)가 넓어 1/72 스케일에는 어울리지 않더라. KA Models에서 나온 금속에치(#KA-00004 Mesh Diamond Pattern 02, 0.25mm x 0.4mm)가 적당한 것 같은데, 가공이 어려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어쨌건, 이렇게 금속을 써서 오리고 붙이고… 하다보니 갑자기 짜증이 확- 밀려왔다. 막상 붙여놔도 생각보다 정밀해보이지도 않고. 결국,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Plan B로 넘어가기로 했다.

Plan B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돈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손으로 설계도를 스케치한 뒤, 프리랜서 또는 전문가 마켓에 올려 프리랜서/전문가들의 입찰을 받으면 된다.

크몽에서 연결된 전문가에게 손 스케치를 보내면, 전문가가 도면을 만들어 결과물까지 제작해준다. 포토에치에 준하는 얇은 두께의 판재(板材)를 만들어야 하므로, 3D프린팅보다는 종이(복사지)에 레이저 커팅하는 방식을 썼다.

어정쩡했던 에치 접착물과의 비교. 역시 돈을 들여서 그런지(…) 훨씬 낫다. 이제 고민은 끝났다.

KA Models의 #KA-00004(0.25mm x 0.4mm)는 두께가 0.2mm 정도 된다. 종이부품의 두께가 0.1mm 정도 되므로, 종이부품 B(테두리만 있는 것)는 2장을 쓰고, 종이부품 A(맨 위에 덮이는 것)은 1장을 쓰기로 한다.

종이부품과 금속부품을 쉽게 적층시키고 최종적으로 플라스틱 부품에 붙일 것을 고려하여, 가장 아랫면에는 얇은 스티렌(PS)판을 대준다. 이 위에 종이부품 B를 올려주고, 그 안에 금속(메쉬)를 넣어준다. 다시한번 종이부품 B로 테두리를 덧대준 뒤, 가장 위에 종이부품 A를 덮어주면 된다.

주로 종이를 사용하긴 하지만, 모든 작업은 순간접착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심지어 가장 위에 얹히는 종이부품 A에도 순간접착제를 살짝 코팅해준 뒤 2000번 사포로 살살 표면을 정리해주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종이부품’을 완벽히 ‘플라스틱化’ 시킬 수 있다. 완성된 덩어리를 디자인나이프로 잘라내면 끝.

완성된 경계층 배출구 덩어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공기흡입구의 해당 위치를 파내준다. 완성된 경계층 배출구 덩어리의 최종 두께는 0.5mm 정도가 될텐데, 최종적으로 밖으로 노출되는 두께는 0.1mm 정도에 그쳐야 한다. 즉, 0.4mm 정도를 파내야 한다.

완성된 모습. 어설픈 기성품보다 훨씬 낫다. 돈도, 시간도, 공도 많이 들었지만 결과물이 좋아서 아주 기분 좋다.


2. GSh-23 기관포의 디테일업

제작기 #6에서 이미 낑낑대며 만들긴 했지만, 포토에치를 쓴 김에 조금 더 손을 봐주기로 했다. MiG-23에 달린 GSh-23 기관포는 양 옆으로 “귀”가 달려있는데, 실제로는 얇은 철판이다. Eduard #72238에 마침 이 부분이 들어있어서 기존의 부품을 뜯어내고 바꿔 달았다. 기존의 플라스틱 부품도 열심히 손을 봐준 것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에치의 날카로운 맛과는 비교하기 어려워서…


3. 패널라인 되파기와 리베팅

사실 한달동안 늦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인데… 패널라인과 리벳 작업 때문이다. 조립과정 중에 패널라인과 리벳이 많이 지워졌는데, 이걸 어떤 기준으로 복원(?)해야 할지 결심이 서지 않았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 패널라인은 모두 다 다시 판다.
  • 리벳은 철필을 이용하여 (잘 보이는) 상면과 기수만 찍어준다.

사실, 리벳팅에 관해서는 철필보다 깔끔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0.2mm 드릴을 사용하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기에는 리벳의 양이 너무 많다. 가뜩이나 패널라인이 많아 힘든데, 리벳까지 그렇게 힘을 들일 자신이 없었다.

(사실, 0.2mm 드릴링을 하기 위해 전동공구에 물릴 PCB 마이크로 드릴 비트를 해외(eBay)에서 구매하기도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발 배송이 모두 중단되는 바람에 0.2mm PCB 드릴 비트를 갖고 작업하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3~4일쯤 시간을 들여 동체와 기수의 패널라인 되파기와 리베팅을 마친 상태다. 주익, 수평미익, 벤트럴 핀 등 기타 장착물들이 남긴 했는데, 동체+기수 작업이 끝났기 때문에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다. 조금만 더 힘을 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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